아주짧은영화평/2017년 아짧평

[머니 몬스터] - 개미 투자자들은 어떻게 거대자본에 이용당하는가?

쭈니-1 2017. 4. 6. 11:44

 

 

감독 : 조디 포스터

주연 : 조지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 잭 오코넬, 케이트리오나 발피, 도미닉 웨스트

개봉 : 2016년 8월 31일

관람 : 2017년 4월 5일

등급 : 15세 관람가

 

 

이 호화 캐스팅의 영화를 어찌 거부할 수 있겠는가?

 

[머니 몬스터]는 [피고인]과 [양들의 침묵]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조디 포스터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그녀는 [꼬마 천재 테이트]로 감독에 데뷔한 이후 [홈 포 더 할리데이], [비버]를 연출했고, [머니 몬스터]는 그녀의 세번째 연출작입니다. 여기에 믿고 보는 배우 조지 클루니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절친으로 알려진 두 배우는 [오션스 일레븐]에서 인연을 시작한 이후 조지 클루니의 감독 데뷔작인 [컨페션]도 함께 했었습니다. 조디 포스터, 조지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 이 세명의 이름만으로도 [머니 몬스터]는 기대작이 되기에 충분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머니 몬스터]는 국내 관객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했습니다. 2016년 8월 31일 조용히 개봉했다가 누적관객 4만7천명을 동원하는데 그쳤으니까요. 솔직히 저 역시 이 영화를 외면했는데, 개봉소식을 듣자마자 처음부터 나중에 다운로드로 볼 영화로 분류해버렸고, 이렇게 영화가 개봉한지 7개월만에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머니 몬스터]의 재미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습니다. TV쇼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는 비슷한 소재의 영화 [컨페션]이 지루했기에 [머니 몬스터]도 [컨페션]처럼 호화로운 캐스팅을 갖춘 지루한 스릴러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기 시작하니 지루함보다는 거대자본에 농락당하는 소시민의 반란에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TV쇼 '머니 몬스터'에 테러범이 난입한 이유는?

 

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TV 경제쇼 '머니 몬스터'의 생방송 도중 괴한이 침입하여 진행자 리 게이츠(조지 클루니)를 인질로 잡습니다. 괴한의 정체는 카일 버드웰(잭 오코넬)이라는 이름의 평범한 남자인데, 그는 '머니 몬스터'에서 추천해준 IBIS 주식에 자신의 전재산을 투자했다가 주가폭락으로 전재산을 잃었고, 이에 리 게이츠에게 IBIS 주가폭락의 진실을 밝혀내라고 협박합니다.

생방송 도중 일어난 초유의 사건에 미국은 충격에 빠집니다. 하지만 '머니 몬스터'의 PD 패티 펜(줄리아 로버츠)의 침착한 대응으로 리 게이츠는 카일 버드웰의 요구대로 IBIS 주가 폭락의 진실을 밝혀나가기 시작합니다. IBIS의 CEO 월트 캠비(도미닉 웨스트)는 IBIS 주가 폭락은 단순한 전산 오류라고 밝히지만, IBIS의 홍보책임자 다이앤 레스터(케이트리오나 발피)의 도움으로 패티 펜과 리 게이츠는 또다른 음모가 있음을 직감합니다.

이에 리 게이츠는 카일 버드웰과 함께 직접 월트 캠비를 만나 진실을 알아내려합니다. 폭탄 조끼를 입은 리 게이츠와 총을 든 테러범 카일 버드웰이 방송국을 떠나 월트 캠비를 만나기 위해 거리에 나서며 뉴욕은 아수라장이 되지만, 리 게이츠와 카일 버드웰은 결국 월트 캠비를 만나고, IBIS 주가폭락의 진실을 밝혀냅니다.

 

 

 

개미 투자자들은 어떻게 거대자본에 이용당하는가?

 

저는 주식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주식투자를 할만큼 돈이 많지도 않고, 돈에 대한 욕심도 그다지 없습니다. 그저 열심히 일하고, 일한 만큼의 댓가를 받고, 제가 가진 테두리 안에서 가족과 함께 행복을 찾고 싶을 뿐입니다. 하지만 제 주위에는 주식투자로 가진 것을 모두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심심치않게 들려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식투자 전문가의 추천으로 투자했다가 주가 폭락으로 뒷통수를 맞았다고합니다. 마치 [머니 몬스터]의 카일 버드웰처럼 말입니다.

[머니 몬스터]는 개미 투자자들이 어떻게 거대자본에 이용당하는지 풍자한 스릴러 영화입니다. 거대자본은 언론을 이용해서 위험률 제로인 안전한 투자로 포장해서 개미 투자자들을 현혹합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안전한 일확천금은 없습니다. 수익이 높으면 그만큼 위험성도 높은 것이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런데 소위 말하는 전문가의 세치혀에 현혹되어 그러한 위험성을 무시하며 거대자본에 농락당하는 것이죠.

물론 카일 버드웰은 억울합니다. 왜냐하면 IBIS의 주가 폭락은 투자의 자연스러운 위험성에 의한 것이 아닌, IBIS CEO 월트 캠비의 조작에 의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져도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월트 캠비는 당국의 조사를 받겠지만 가벼운 형량이 구형될 것이고, 개미 투자자들의 손실금은 당국에서도 어쩌지 못할 것이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총을 든 카일 버드웰만이 테러범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너무 낙관적인 진실 캐내기

 

일단 [머니 몬스터]는 재미있습니다. [컨페션]은 지루했었는데, [머니 몬스터]는 자본주의 풍자와 스릴러의 경계를 잘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주연 배우들도 역시 이름값 그대로 믿음직한 연기를 펼쳤습니다. 특히 조지 클루니의 연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가볍고, 경망스럽지만, 나중에는 카일 버드웰의 처지에 동질감을 느끼고 진심으로 그를 도와 진실을 캐내는 리 게이츠의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하지만 영화 자체가 너무 낙관적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현실에서 카일 보드웰이 총을 들고 방송국에 난입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연 테러범 사실과 IBIS 주가 폭락의 진실 중 경찰은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까요? 과연 방송국 PD와 진행자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테러범에 협력하려할까요? 특히 IBIS의 홍보책임자 다이앤 레스터와 같은 내부고발자가 현실에서는 가능할까요?

물론 영화의 결말은 전혀 낙관적이지 않지만, IBIS 주가 폭락의 진실에 접근하는 영화의 방식이 너무 낙관적이어서 영화에 대한 긴장감을 떨어뜨렸습니다. [머니 몬스터]는 그러한 낙관적인 진실 캐내기를 제외하고는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특히 주식 투자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개미 투자자라면 더욱 이 영화를 본 후, 전문가 의견에 무조건 따르는 게으른 투자자가 아닌, 스스로 공부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부지런한 투자가가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