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주성치
주연 : 덩차오, 임윤, 나지상, 장우기
개봉 : 2017년 2월 22일
관람 : 2017년 4월 3일
등급 : 12세 관람가
주성치 코미디는 아직 건재하더라.
지난 2월 22일 국내 개봉한 [미인어]라는 제목의 중국영화에서 제가 가장 눈여겨본 것은 감독인 주성치입니다. 중국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주성치를 잘 아실 것입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인 주성치는 1991년 [도학위룡]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이후 [서유기 : 월광보합], [서유기 : 선리기연], [소림축구], [쿵푸허슬], [CJ7 : 장강7호]를 통해 국내에도 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주성치식 코미디 영화는 꽤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소림축구], [쿵푸허슬]과 같은 중국식 무술과 서민의 애환이 적절하게 섞인 영화들을 보며 재미와 감동을 느끼곤 했습니다.
2008년 8월 30일 [CJ7 : 장강7호]를 본 이후 거의 9년 가까이 제 기억 속에서 이젠 추억의 영화스타로 자리매김하던 주성치가 [미인어]로 돌아왔습니다. 아쉽게도 [미인어]에서는 배우로써의 주성치를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감독으로써의 주성치는 여전함을 과시합니다.
비록 [미인어]를 극장에서 놓치고 말았지만, 뒤늦게 [미인어]를 보며 저는 저혼자 키득거리며 오랜만에 만나는 주성치식 코미디를 만끽했습니다. 어찌보면 유치하기도 하고, 어찌보면 말도 안되게 과장된 코미디이지만, 그래도 키득거리며 웃다보면 은근한 감동까지 느낄 수 있는... [미인어]는 바로 그런 영화입니다.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처한 인어가 복수를 준비하다.
[미인어]는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청정지역 청라만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청라만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던 인어들. 그런데 어느날 돈 밖에 모르는 젊은 부동산 재벌 류헌(덩차오)이 청라만 개바렝 눈독을 들입니다. 그는 청라만 개발에 방해가 되는 돌고래를 쫓아내기 위해 바다에 강력한 초음파를 발생시키는 소나를 설치하고, 그로인하여 인어들도 생존에 위협을 느낍니다.
이에 인어들은 문어오빠(나지상)을 중심으로 류헌을 없애기 위한 음모를 꾸밉니다. 그들의 계획은 인어중에서 가장 예쁜 산산(임윤)을 류헌에게 접근시킨후 쥐도 새도 모르게 류헌을 죽이는 것. 그런데 문어오빠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류헌과 산산이 사랑에 빠지고만것입니다. 결국 문어오빠가 작접 류헌을 죽이기 위해 나서지만 산산의 방해로 류헌에게 인어의 존재만 들키고 죽으는 것은 실패합니다.
류헌은 자신의 욕심 때문에 인어들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소나의 작동을 중지시킵니다. 하지만 류헌에 의해 인어의 존재가 알게된 약란(장우기)은 병력을 이끌고 인어를 잡으려합니다. 약란 일당에 의해 죽을 위기에 처한 산산. 이에 류헌은 목숨을 걸고 산산 지키기에 나섭니다.
유치하지만 재미있다.
솔직히 제가 [미인어]를 극장에서 보지 않은 이유는 예고편이 워낙 유치했기 때문입니다. 주성치의 코미디가 유치함 속의 코믹함으로 완성됨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감안한다고해도 [미인어]의 예고편은 극장에서 보는 것이 꺼려질 정도로 너무 유치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미인어]를 보니 그러한 유치함이 이 영화의 장점입니다. 결코 예쁘다고 할 수 없는 인어 산산과 과장된 자신감을 드러내는 류헌의 러브 스토리는 적당한 코믹하면서 적당히 로맨틱합니다.
여기에 씬스틸러라 할만한 인어오빠가 맹활약합니다. 특히 그가 자신의 문어다리로 요리를 하는 장면은 너무 웃겨서 영화를 보다가 뒤로 자빠질뻔했습니다. 문어오빠를 연기한 나지상은 미남배우로 중국에서 인기가 많다고 들었는데, 어디서 저런 천연덕스러운 코믹끼를 나온 것인지... 문어오빠가 나오는 거의 모든 장면이 이 영화의 코믹함을 살려냈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섹시한 악녀를 연기한 장우기의 매력도 좋았고, 약란의 아버지로 영화 초반 깜짝 출연한 서극감독도 반가웠습니다.
주성치 감독은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라는 복합적인 장르 안에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숨겨 놓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깨끗한 물과 공기가 없다면 아무리 도닝 많아도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라는 류헌의 깨달음은 우리나라 미세먼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이 귀담아 들어야할 교훈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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