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데이빗 맥킨지
주연 : 크리스 파인, 벤 포스터, 제프 브리지스
개봉 : 2016년 11월 3일
관람 : 2017년 2월 9일
등급 : 15세 관람가
미국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개봉하는 요즘...
1. 현재 저는 오는 2월 26일 미국의 LA에서 개최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비록 미국내 영화제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에서 미국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저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팬들에도 수상결과를 궁금해합니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애한 국내외 영화팬들의 관심을 반영하듯이 2월에는 미국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대거 개봉하는데 2월 2일에는 [컨택트]와 [라이언]이 개봉했고, 2월 15일에는 [맨체스터 바이 씨], 2월 22일에는 [문라이트], [핵소 고지]가 개봉 대기중에 있습니다.
2. 이렇게 아카데미 시즌에 맞춰 개봉하는 영화들이 대부분이지만 이미 개봉을 마친 영화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작년 12월 7일에 개봉한 [라라랜드]입니다. 하지만 [라라랜드]의 경우는 흥행에 성공하며 이미 장기 상영에 들어간만큼 그 인기는 아카데미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작년 11월 3일에 개봉한 [로스트 인 더스트]입니다. 이 영화는 [라라랜드]처럼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고, 그렇기에 일찌감치 관객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중입니다.
3. [퍼펙트 센스]를 연출했던 데이빗 맥킨지 감독과 크리스 파인, 벤 포스터, 제프 브리지스가 주연을 맡은 [로스트 인 더스트]는 이번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남우조연상(제프 브리지스), 각본상, 편집상 후보에 오른 영화입니다. 사실 수상 가능성은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아홉편의 작품상 후보에 제목을 올린 것만으로도 2016년 최고의 미국 영화중 한편임을 증명해보인 것입니다.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은행강도가 된 형제
1. 빚더미에 시달리는 두 형제, 태너(벤 포스터)와 토비(크리스 파인). 가족의 유일한 재산이자 어머니의 유산인 농장의 소유권마저 은행 차압위기에 놓이게 되자 형제는 은행 강도 계획을 꾸밉니다. 치밀하고 차분한 성격의 동생 토비가 계획을 짜고,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10년간 감옥에서 복역한 형 태너가 행동에 옮기면서 형제의 은행강도 행각은 성공을 거듭합니다. 연달아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하자 은퇴를 앞둔 베테랑 형사 해밀턴(제프 브리지스)의 추적이 시작합니다.
2. 해밀턴의 수사망이 점점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태너와 토비는 토비의 밀린 양육비와 은행 차입금을 갚기 위해 점점 대담한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국 은행을 터는 중 태너가 사람을 죽이게 됩니다. 이제 형제의 범죄는 단순 은행 강도에서 살인으로 번지게 되고, 태너는 자신이 희생해야만 토비를 살릴 수 있음을 직감하게 됩니다.
3. 조부모에게서 부모로, 그리고 자신에게 대물림된 가난을 자신의 자식에게 만큼은 물려 주고 싶지 않았던 토비. 그는 은행강도로 번 돈을 카지노에서 돈세탁을 한 후 은행에 가서 차입금을 갚아버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줍니다. 하지만 태너에게 파트너를 잃은 해밀턴은 은퇴 후에도 형제의 강도사건을 잊지 못하고 토비를 찾아옵니다. 이제 토비와 해밀턴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됩니다.
먼지가 풀풀 날리는 미국 소시민의 비극
1. 확실한 것은 [로스트 인 더스트]가 흥행에 성공할 영화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형제 은행강도라는 범죄 액션의 소재를 선택했지만, 태너와 토비의 은행강도 행각은 마지막 범죄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들의 범죄는 사람이 드문 텅빈 마을의 은행을 털고, 추적이 가능한 지폐 뭉치는 내버려두고 지폐 낱장만을 가져간 탓에 피해액도 수천 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태너와 토비를 뒤쫓는 것은 FBI가 아닌 은퇴를 앞둔 늙은 레인저와 그의 인디언 파트너 뿐입니다.
2. 이렇게 [로스트 인 더스트]는 조용하게 영화를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영화 후반에는 태너와 토비가 조금 규모가 큰 은행을 털기로 하면서 갑자기 긴장감을 높입니다. 그리고 결국 살인이 벌어집니다. 이전까지만해도 비록 은행강도이지만 태너와 토비를 응원할 수 밖에 없었던 제로써는 살인이 벌어짐과 동시에 누구를 응원해야할지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태너의 희생으로 그러한 혼란은 말끔히 해소됩니다.
3. 결국 [로스트 인 더스트]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토비를 찾은 해밀턴은 묻습니다. '도대체 왜?'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범죄 영화에서 범죄자들은 목숨을 걸고 한탕을 노립니다. 그리고 그렇게해서 얻은 돈을 흥청망청씁니다. 하지만 토비는 다릅니다. 그의 범죄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오로지 자식들을 위한 것입니다. 그렇다고해서 자식들에게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그저 그들이 자신처럼 가난에 허덕이며 살지 않기만을 원할 뿐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이룬 토비. 그렇기에 해밀턴과 함께 집을 나서는 모습이 마치 더이상 자신이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한 마지막 발걸음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여운이 [로스트 인 더스트]를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린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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