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송민규
주연 : 하지원, 천정명, 진백림
개봉 : 2016년 12월 14일
관람 : 2017년 2월 7일
등급 : 15세 관람가
하지원의 두 얼굴
1. 대한민국의 여배우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배우를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이은주, 손예진, 하지원을 선택할 것입니다. 그 중 이은주는 [주홍글씨]를 유작으로 남긴채 2005년 2월 22일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당시 이은주의 죽음 소식을 들었을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제가 손예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기 때문입니다. 멜로, 코미디, 액션, 스릴러 등... 특히 [아내가 결혼했다]와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공범] 등 여배우로써 선택하기 힘든 캐릭터를 손예진은 무리없이 소화해냈습니다. 물론 최근 [나쁜놈은 죽는다]로 제게 제대로 실망을 안겨주긴 했지만...
2. 제가 하지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은주, 손예진과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하지원의 데뷔 초창기 시절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진실게임], [가위], [폰]을 보며 우리나라 여배우로는 드문 강한 카리스마를 느꼈고, 특히 [가위]는 아직도 제게 최고의 공포영화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데뷔 초반 너무 강한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기 때문일까요? 하지원은 이후 코미디 영화에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그러한 그녀의 선택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3. [색즉시공]은 그나마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하지원이 강한 이미지를 벗고 귀여운 이미지에 도전한 [내 사랑 싸가지]에서는 도저히 제가 좋아하는 하지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민망했습니다. 이후 하지원은 간혹 귀여운 캐릭터로 코미디 영화에 도전하고는 하는데 비교적 최근작이라 할 수 있는 [조선미녀삼총사]와 같이 거의 대부분 망작입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하지원을 좋아하면서도 [목숨 건 연애]를 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망작임을 알면서도 하지원의 영화를 놓칠 수는 없었습니다. 그 놈의 팬심이 뭔지...
이태원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은 누구?
1. 동네 사람 모두를 의심해 경찰은 물론 이웃들 사이에서도 이태원 민폐녀로 통하는 추리소설가 한제인(하지원). 어느날 우연히 그녀는 강도로 수배중인 허종구(오정세)와 마주치게 됩니다. 허종구를 피해 빈집으로 도주한 한제인은 그곳에서 이태원 연쇄살인사건의 새로운 피해자 시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태원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은 허종구? 하지만 여기에 의문을 품은 한제인은 자신의 소꼽친구이자, 동네 파출소 경찰인 설록환(천정명)의 도움을 받아 직접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도 잡고, 이를 모티브로 신작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합니다.
2. 한제인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용의자는 그녀의 윗집에 사는 정체불명의 외국인 제이슨(진백림). 그러나 그는 FBI요원임이 밝혀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이슨에 대한 의심을 멈출 수 없었던 한제인은 미인계(?)를 이용해서 제이슨에게 접근합니다. 하지만 한제인이 제이슨과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그에 대한 의심 대신 사랑이 싹터갑니다.
3. 제인을 어릴적부터 좋아했던 설록환과 매력적인 FBI요원인 제이슨 사이에서 삼각관계에 빠진 한제인에게 제이슨이 예상하지 못한 비밀을 말해줍니다. 이태원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자신이 의심하고 있었던 인물은 바로 설록환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과연 이태원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은 누굴까요? 허종구일까요? 아니면 제이슨, 그것도 아니라면 정말로 설록환일까요? 한제인은 혼란에 빠져듭니다.
귀여운 하지원은 이번에도 실패다.
1. [목숨 건 연애]는 지난 12월 14일에 개봉해서 누적관객 4만8천명을 동원하는데 그치며 최악의 흥행 성적을 남겼습니다. 톱스타 하지원과 대만스타 진백림이 출연한 영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만큼 처참한 성적입니다. 그리고 직접 제 눈으로 [목숨 건 연애]를 보니 이 영화가 왜 관객의 외면을 받았는지 잘 알겠더군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영화가 재미없기 때문입니다. [목숨 건 연애]는 멜로, 코미디, 스릴러를 접목시켰지만, 무엇하나 성공적이지 못합니다.
2. 한제인과 설록환의 로맨스는 너무 뻔하고 작위적이었고, 귀여운 하지원을 내세운 코미디는 [내사랑 싸가지]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스릴러가 가장 실망적이었는데 영화 후반 이태원 연쇄살인사건의 진범과 몸싸움 장면은 긴장감보다는 무슨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나마 진백림이 [나쁜놈은 죽는다]에서처럼 무리한 한국어 대사를 하지 않고 영어로 연기함으로써 최악만큼은 면했다는 것이 이 영화에서 그나마 좋았던 점입니다.
3. [목숨 건 연애]가 로맨틱 코미디와 공포의 만남을 완벽하게 구축해냈던 손예진 주연의 2011작 [오싹한 연애]를 조금 참고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다른 장르을 결합시킨 퓨전 장르의 영화는 각각의 장르가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목숨 건 연애]는 영화 속의 모든 장르를 귀여운 하지원이라는 코미디가 망쳐버렸습니다. 아쉽지만 귀여운 하지원은 이번에도 실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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