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권수경
주연 : 조정석, 도경수, 박신혜
개봉 : 2016년 11월 23일
관람 : 2017년 1월 26일
등급 : 12세 관람가
2016년 놓친 기대작중 박스오피스 순위가 가장 높은 영화
1. 제 영화 취향은 다분히 대중적입니다. 그렇기에 박스오피스 순위가 높은 영화를 우선적으로 극장에서 봅니다. 2016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2016년에는 워낙 적은 수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다보니 흥행 성공작 중에서도 제가 극장에서 놓친 영화가 예년에 비해 꽤 많은 편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영화가 [형]입니다.
2. 조정석과 인기 아이돌그룹 EXO 멤버인 도경수가 주연을 맡은 [형]은 11월 23일 개봉해서 개봉 첫주에는 [신비한 동물사전]에 밀려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렀지만, 개봉 2주차에는 [신비한 동물사전]을 밀어내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형]의 박스오피스 최종 성적은 297만명입니다. 아쉽게 누적관객 300만을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2016년 박스오피스 20위에 당당하게 제목을 올렸습니다.
3. [형]의 흥행성공은 조정석과 도경수의 브로맨스 힘이 컸습니다. 조정석의 경우 2016년 4월 13일에 개봉한 [시간이탈자]로 2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형] 또한 개봉 2주차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두편의 주연작을 모두 흥행에 성공시켰습니다. 도경수는 2014년 11월 23일에 개봉한 [카트]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해냈고, [형]에서 주연으로 손색이 없는 연기력을 지녔음을 입증하면서 2017년에는 더욱 활발한 연기활동을 기대하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 도경수 출연영화는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 이용승 감독의 [7호실]이 2017년에 개봉할 예정입니다.
시력을 잃은 유도 국가대표 동생과 사기꾼 형이 만났다.
1. 경기도중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은 유도 국가대표 선수 고두영(도경수). 그의 사고 소식에 남몰래 웃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고두영의 배다른 형제 고두식(조정식)입니다. 사기전과 10범으로 감옥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두식은 두영을 돌봐야한다는 핑계로 가석방을 받아냅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두식은 두영을 돌보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죽은 부모님이 두영에게 남겨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호화로운 생활을 하려는 욕심 뿐입니다.
2. 사실 두식과 두영 사이에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새어머니가 죽은 어머니의 간병인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두식은 그 충격으로 어린 시절 집을 나갔고, 두식의 가출과 부모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죽음을 열여덟 어린 나이에 홀로 겪어야했던 두영은 두식에 대한 원망을 가슴에 품으며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두식은 압니다. 새어머니가 사실은 자신을 사랑했음을... 그리고 두영 또한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두식을 오랫동안 그리워하며 기다리고 있었음을...
3. 두식은 홀로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두영을 위해 마지막 선물을 준비합니다. 그것은 바로 두영이 패럴림픽의 유도 국가대표가 되게끔 뒷바라지하는 것. 이를 위해 두식은 두영의 유도 코치였던 이수현(박신혜)를 찾아가고, 자신의 장애에 마음을 닫았던 두영은 두식과 수현의 도움으로 리오 올림픽에 출전해서 금메달을 획득합니다. 하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입국한 두영은 두식이 자신의 곁을 영영 떠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분위기 전환... 그리고 뻔한 감동
1. 제가 [형]을 지금까지 보지 않았던 이유는 이 영화가 너무 뻔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TV 영화소개프로에서 [형]의 중반부분까지 짧막하게 편집한 것을 본 것이 전부인데, 이미 [형]을 전부 본 느낌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본 영화를 다시한번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형]은 예상했던 그대로 사기꾼인 두식과 순진한 두영을 내세워 관객에게 웃음을 안겨주려고 합니다.
2. 그런데 중반 이후 갑자기 분위기가 전환됩니다. 사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전환은 서로 으르렁거리던 두식, 두영 형제에게 갑자기 형제애가 발동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조금 예견되었습니다. 아무리 서로에게 사연이 있다고는 하지만 두식과 두영은 너무 쉽게 화해하더군요. 그런데 후반부에 들어서며 두식의 신변에 감춰진 비밀이 툭하고 튀어나오며 준비된 것과 같은 슬픈 코미디가 펼쳐집니다. 슬픈 코미디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제 입장에서는 이러한 [형]의 갑작스러운 전개가 당혹스러웠습니다.
3. 전체적으로 [형]은 제 기대에 못미치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따진다면 볼거리가 많은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마치 [건축학개론]의 납득이를 보는 것만 같은 조정석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영화 중반까지 웃음을 안겼고, 도경수의 잘생김이 뚝뚝 떨어지는 외모도 영화의 재미를 더해줬습니다. 그리고 너무 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후반부는 왜 수 많은 코미디 영화들이 결국에는 슬픈 코미디로 급선회하는지 이해가 되기도 했습니다. [형]을 보고나니 300만에 육박하는 관객들이 괜히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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