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6년 아짧평

[제3의 사랑] - 동화로 시작되었지만 현실로 끝난 사랑

쭈니-1 2016. 7. 4. 09:50



감독 : 이재한

주연 : 송승헌, 유역비

개봉 : 2016년 5월 19일

관람 : 2016년 7월 2일

등급 : 15세 관람가



송승헌, 유역비를 커플로 엮어준 영화


2015년 여름, 송승헌과 유역비의 열애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1996년 TV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20여년 동안 최고의 한류 스타로 우뚝 선 송승헌과 [천녀유혼]의 리메이크에서 섭소천을 연기하며 국내에도 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 최고의 여배우 유역비의 만남이니만큼 저 역시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제가 [제3의 사랑]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도 송승헌과 유역비의 열애 사실 때문입니다. [제3의 사랑]은 [내 머리 속의 지우개], [포화 속으로]의 이재한 감독이 중국 자본의 힘으로 만든 멜로 영화라는 점에서 화제가 된 영화이기도 하지만, 송승헌과 유역비가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된 계기가 된 영화이기도 합니다. 과연 [제3의 사랑]에서 송승헌과 유역비는 어떤 사랑을 보여줄까요?

토요일 아침 무더위 때문에 일찍 잠에서 깬 저는 거실에서 혼자 [제3의 사랑]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엔 뒤늦게 잠에서 깬 구피까지 합류해서 함께 영화를 봤고, 이렇게 선남 선녀의 달달하지만 슬픈 사랑으로 저희 부부는 주말 아침을 맞이했답니다.




재벌 2세와 평범한 여성의 사랑


솔직히 [제3의 사랑]의 내용은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습니다. 남자 주인공인 임계정(송승헌)은 치림 그룹의 후계자로 모든 것을 갖춘 완벽남이고, 여자 주인공인 추우(유역비)는 이혼녀에다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동생 추월(지아)도 챙겨야 하는 가난한 변호사에 불과합니다. 재벌 2세와 평범녀의 사랑, 이러한 소재는 우리나라 TV 드라마에서 지겹도록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영화의 전개도 너무 뻔합니다. 비행기 옆좌석에서 하염없이 울고 있는 추우와 그러한 추우에게 휴지를 건네주는 임계정. 두 사람의 우연한 만남은 이후에도 임계정을 짝사랑한 추월의 자살 시도와 임계정의 회사 하청업체 직원의 자살 소동까지 겹치며 우연에 우연이 계속 이어지며 두 사람을 계속 엮이게 만듭니다.

결국 추우에게 호감을 느낀 임계정이 먼저 추우에게 사귀자고 말하고, 추우는 임계정의 사랑을 애써 외면하며 거부하지만 추우도 임계정에게 빠져들고 맙니다. 하지만 재벌 2세와 평범한 변호사의 사랑은 순탄하지 않고, 자금난에 빠진 임계정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었던 추우는 임계정의 곁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이것이 [제3의 사랑]이 가진 이야기의 전부입니다.




'제3의 사랑'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우리나라 TV 드라마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뻔한 내용이 [제3의 사랑]의 전부일까요?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의 제목입니다. 영화의 첫 부분에서 추월은 사랑을 크게 세가지로 요약합니다. 첫번째 사랑은 동화 속의 사랑입니다. 겉 보기에는 아름다워 보이지만 사실은 거짓 투성이라고 단정짓습니다. 두번째 사랑은 현실 속의 사랑입니다. 아름답지 않은 구질구질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추월이 이야기하는 세번째 사랑은 과연 무엇일까요?

아마도 추우와 임계정의 사랑이 아닐까요? 만약 두 사람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면 추우와 임계정의 사랑은 아주 전형적인 동화속 신데렐라 이야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코 이어질 수가 없습니다. 두 사람 사이엔 너무 많은 장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재벌 2세와 가난한 이혼녀 변호사라는 자본주의적 신분의 차이도 그렇고, 임계정을 혼자 짝사랑한 추우의 동생 추월의 존재도 두 사람의 관계를 가로 막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장벽입니다. 결국 추우와 임계정의 사랑은 동화로 시작되었지만 현실로 끝난 세번째 사랑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그들의 사랑에 여운이 남았던 이유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제3의 사랑]에 그다지 큰 기대를 걸지 않았습니다. 단지 이 영화를 통해 사랑에 빠졌다는 송승헌과 유역비의 모습이 궁금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제 예상대로 영화의 초중반까지만해도 너무 흔한 이야기를 이야기를 쏟아낼 뿐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여전히 잘 생긴 송승헌과 [천녀유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유역비의 매력에 빠져 영화를 감상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후반이 되면 될수록 점점 두 사람의 사랑이 어긋나기 시작했고, 어느 사이에 임계정과 추우의 사랑을 응원하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추우를 위한 임계정의 마지막 선물이 가슴이 찡해지던...  뭐 이런 맛으로 멜로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닐까요?

영화가 끝나고 기왕이면 송승헌과 유역비의 사랑이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제3의 사랑]에서는 임계정과 추우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현실에서는 송승헌과 유역비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나길 바라게 되더군요. 아마도 [제3의 사랑]에 너무 감정이입을 하며 영화를 봤기 때문에 더욱더 송승헌과 유역비의 사랑을 응원하게 되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