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6년 아짧평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 - 3D로 만들어졌지만 고전미가 느껴진다.

쭈니-1 2016. 3. 4. 14:02



감독 : 스티브 마티노

더빙 : 빌 멜렌데즈, 노아 스납

개봉 : 2015년 12월 24일

관람 : 2016년 2월 28일

등급 : 전체 관람가



나의 크리스마스 영화가 되지는 못했다.


2015년 크리스마스에는 어린이 관객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풍성하게 개봉했었습니다.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몬스터 호텔 2]와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 그리고 프랑스 애니메이션 [어린왕자]까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저는 웅이와 함께 볼 애니메이션을 고르느라 행복한 고민에 빠졌었습니다. 결국 저는 2013년 1월에 개봉해서 저와 웅이에게 큰 재미를 안겨줬던 [몬스터 호텔]의 속편 [몬스터 호텔 2]를 1순위로 선택했고, 북미에서 2015년 11월에 개봉해서 1억3천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한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가 2순위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크리스 마스 연휴에 본 영화는 [몬스터 호텔 2]도,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도 아닌 [어린왕자]였습니다. 뜻밖에도 구피가 [어린왕자]가 보고 싶다고 콕 찝어 이야기하는 바람에 3순위에 불과했던 [어린왕자]가 1순위로 급부상한 것입니다.

결국 1순위였던 [몬스터 호텔 2]는 2016년이 1월이 되어서야 보게 되었고, 2순위였던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는 다운로드 서비스가 오프될때까지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2월의 마지막 일요일... 드디어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를 웅이와 함께 봤답니다. 이 영화의 관람을 2개월이나 늦춘 장본인인 구피는 영화 중반에 "재미없어!"라며 안방으로 들어가버렸지만...




너무나 유명한, 하지만 본 적은 없는...


찰리 브라운과 그의 애완견 '스누피'는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캐릭터입니다. 1950년 미국의 만화가 찰스 먼로 슐츠에 의해 창작되었다고하니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의 나이가 벌써 66세가 되었네요.영화의 부제이기도한 '피너츠(Peanuts)'는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를 내세운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의 원제라고 합니다. 

저 역시 찰리 브라운을 알고 있으며, '스누피'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가 북미에서 개봉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놀라운 사실 하나를 깨달았습니다. 저는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제겐 너무나도 친숙한 캐릭터이기에 어린 시절 '스누피'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봤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제 기억을 아무리 헤집어봐도 본 기억이 전혀 없네요.

제가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를 기대했던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마치 어린시절부터 오랜 친구처럼 느껴졌던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가 영화 속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는 그러한 제 기대감을 완벽하게 채워줬습니다.


    

 

3D로 만들어졌지만 고전미가 느껴진다.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는 요즘 애니메이션의 추세에 맞게 3D로 만들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제 입장에서는 이런 고전 애니매이션 캐릭터까지 굳이 3D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는 3D로 만들어졌을 뿐, 영화 자체는 고전미가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제가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에 고전미가 느껴진다고 표현한 이유는 이 영화가 전혀 최근 영화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화려한 색체와 세련된 스토리, 그리고 어른인 저도 가슴에 와닿는 교훈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는 그러한 최근 애니메이션들과는 달리 아주 옛날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전해줍니다.

66년전 원작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은 엉성한 그림체와 과장된 옛날 몸개그로 무장을 했고, 스토리 전개도 투박하기만 합니다. 영화의 내용도 실수 투성이인 찰리 브라운(노아 스납)이 학교에 전학온 빨간 머리 소녀에게 고백하기 위해 겪는 해프닝이 전부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아주 오래된 추억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기분으로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를 봤습니다.

 

 

 

'스누피'의 재미는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는 최근 애니메이션의 추세를 반영한 완벽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동물을 의인화한 아기자기한 재미와 화려한 색체, 그리고 버디무비와 스릴러를 접목시킨 영화적 재미와 편견과 평등이라는 착한 메시지까지... 그와 반대로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는 최근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는 3D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가 흥미로웠고 재미있었습니다. 비록 최근에 봐왔던 애니메이션처럼 매끈한 영화적 재미는 느낄 수 없었지만 투박하지만 정감있고, 고전적이지만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가 제겐 '스누피'와의 첫 만남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첫 만남을 통해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한번도 본 적은 없는 '스누피'의 진정한 매력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제게 [스누피 : 더 피너츠 무비]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