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저희 회사의 2015년 마지막 일정인 재고조사를 마쳤습니다. 재고조사까지 끝내고나니 이제 정말 2015년이 지나가고 있음이 실감됩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영화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중입니다.
자꾸 봐야할 영화를 개봉 주에 못보고 다음주로 넘기는 것을 반복하다보니 결국 놓치는 영화들도 많네요. 그래도 이번주엔 꼭 [내부자들]과 [헝거게임 : 더 파이널]만큼은 챙겨보려고 굳게 다짐중입니다. 이렇게 지난주 기대작들이 밀리다보니 이번주 개봉작 중에서는 기대작을 다양하게 설정하는 것이 부담스럽네요. 그래서 단 한편의 기대작만 선정했습니다.
으시시한 영화의 분위기만 이겨낸다면... [크림슨 피크]
제가 심사숙고해서 고른 이번주 기대작은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공포, 판타지 [크림슨 피크]입니다. 제가 워낙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고, [크림슨 피크]의 경우는 오랫동안 개봉을 기다려온 영화이기 때문에 이번주 기대작으로 선정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영화입니다.
문제는 이 영화의 분위기가 공포스럽다는 점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유령을 볼 수 있는 소설 지망생 이디스가 어느날 신비로운 매력을 가진 영국 귀족 토마스와 사랑에 빠지고 그의 청혼을 받아들여 그와 함께 영국으로 향합니다.
아름답지만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저택 '크림슨 피크'와 토마스의 누나 루실과 함께 살게된 이디스. 그런데 '크림슨 피크'에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기이한 존재들이 그녀를 괴롭힌다고 합니다.
미아 와시코브스카, 톰 히들스턴, 제시카 차스테인의 주연진이 믿음직스럽고, 이미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라는 으시시한 공포, 판타지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이기에 [크림슨 피크] 역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아름답고 무서운 판타지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문제는 과연 이 영화를 스산한 가을에 혼자 볼 용기가 제게 있느냐라는 것인데... 구피가 함께 봐주면 정말 좋을텐데... 구피도 무서운 영화는 질색하는지라...
영화 슬럼프만 극복된다면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들...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도리화가], [괴물의 아이]
만약 제가 예전처럼 활발하게 영화를 봤다면 이번주 기대작은 [크림슨 피크] 단 한편이 아닌 네 편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극장에서 보기엔 애매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가 이번주에는 많이 개봉하네요.
그 중에서 제 눈에 확 띄이는 영화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입니다. 제목부터가 마음에 확 와닿고, 내용도 수습사원의 직장 적응기를 코믹하게 엮고 있기에 영화에 공감하며 편안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일 것으로 보입니다. 정재영과 박보영이 주연을 맡았으며, 감독은 [애자]와 [반창꼬]를 연출했던 정기훈입니다.
조선시대 최초의 여성 소리꾼인 진채선의 실화를 다룬 [도리화가]는 출연하는 영화마다 강한 개성으로 영화의 흥행을 이끄는 류승룡과 [건축학 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의 반열에 올랐으며, [도리화가]로 아이돌 가수가 아닌 배우로써의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배수지의 연기변신이 기대가 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판소리 영화가 얼마나 관객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가 있을런지는 미지수입니다. [전국노래자랑]의 이종필 감독의 영화입니다.
[괴물의 아이]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입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 워즈], [늑대아이]를 통해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영화이며, 괴물의 손에 길러진 인간 소년과 인간을 제자로 삼은 괴물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늑대아이]와 비슷한 감성의 영화로 보이는데, 어쩌면 이번주말 웅이와 함께 볼지도 모르겠네요.
기타 등등 1... [맹글혼], [트립 투 잉글랜드], [설지], [아일랜드 : 시간을 훔치는 섬], [위선자들]
[맹글혼]은 알 파치노, 홀리 헌터 주연의 영화입니다. 오래 전 사랑하던 여인 클라라를 잃은 후 슬픔 속에서 평생 외롭게 혼자 살아가는 열쇠 수리공 '맹글혼'이 은행직원 던과의 새로운 만남으로 용기를 얻고, 서로에게 소홀했던 아들 가족들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지만 실수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오랜만에 알 파치노와 홀리 헌터의 명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일듯.
[트립 투 잉글랜드]는 영국의 거장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코미디 영화입니다. 중년에 접어든 두 남자 스티브 쿠건과 롭 브라이든이 어느 매거진의 제안으로 영국 북부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여행을 떠나며 벌어니는 유쾌한 이야기라고 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지난 6월 4일 개봉작으로 소개되었던 영화인데, 당시 개봉관을 잡지 못하고 개봉일자가 뒤로 밀렸나봅니다.
이번주는 우리나라의 저예산 영화 세 편이 동시에 개봉합니다. 그 중 [설지]는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홍대 주변에 벽화를 그리는 일명 '홍대 벽화녀'를 퇴출 위기에 처한 방송PD 신웅이 찾아오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아일랜드 : 시간을 훔치는 섬]은 오지호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입니다. 불의의 사고로 가족을 잃고 실의에 빠진 K. 그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마지막 유산을 물려 받기 위해 고향집을 찾지만 그곳에서 수상한 기운의 사람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위선자들]은 권민중, 김정균 주연의 영화입니다. 대기업 취업을 조건으로 성상납을 강요받은 어느 평범한 여대생이 모든 책임과 원인은 국가에 있다고 판단, 대한민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된다는 내용입니다.
스산한 가을에 개봉하는 섹시코드 영화들과 기타 등등... [배트맨 v 슈퍼맨 : 섹시히어로즈의 탄생], [피트니스 스캔들], [공즉시색], [사모안 웨딩], [어떤이의 꿈], [극장판 파워레인저 트레인포스 VS 다이노포스 THE MOVIE]
이번주 개봉작으로 정리하다보니 이상하게 이번주는 섹시코드 영화가 무려 세 편이나 개봉하더군요.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배트맨 v 슈퍼맨 : 섹시히어로즈의 탄생]입니다. 얼핏 2016년 개봉 예정인 잭 스나이더 감독의 [배트맨 대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의 패러디 영화같습니다만, 제목에서 '섹시히어로즈'를 언급한 이상 액션보다는 섹시 코드가 주를 이룰 패러디 영화인것 같습니다. 내용은 배트맨과 슈퍼맨이 원더우먼을 사이에 두고 사소한 오해로 인한 다툼을 시작하자 조커는 원더우먼을 차지하기 위한 계략을 세운다고 합니다.
[피트니스 스캔들]은 피트니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트레버와 트레이너 캣의 이야기입니다. 1년째 섹스 파트너로 지내는 두 사람의 사이에 돈 많은 돌싱난 대니가 등장하면서 세 사람은 예기치 못한 관계로 발전한다는 내용입니다. 가이 피어스와 [어벤져스]의 마리아 힐로 익숙한 코비 스멀더스 주연의 영화입니다.
[공즉시색]은 2002년 흥행에 성공한 [색즉시공]을 연상하게하는 풍기문란 캠퍼스 영화라고 합니다. 청순한 얼굴, 섹시한 바디를 가진 명문 미대 미녀 삼총사가 남친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습니다.
[사모안 웨딩]은 결혼식 파티마다 돌아다니며 사고를 치는 사모아 마을의 골칫덩어리 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함께 온다면 결혼식에 올 수 있다는 목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친한 친구 동생의 결혼식 참가를 위해 참한 여자친구 찾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는 내용의 뉴질랜드 영화입니다. [어떤이의 꿈]은 락 페스티벌을 무대로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담아낸 우리나라 영화로 김동완, 최필립, 후지이 미나가 주연을 맡았으며, [극장판 파워레인저 트레인포스 VS 다이노포스 THE MOVIE]는 일본의 어린이 애니메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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