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마이클 호프만
주연 : 제임스 마스던, 미셸 모나한, 루크 브레이시, 라이아나 리버라토
개봉 : 2015년 6월 18일
관람 : 2015년 8월 15일
등급 : 15세 관람가
[베스트 오브 미]를 기대하게 만드는 모든 것
제게 [베스트 오브 미]는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영화였습니다. 우선 감독이 기대됩니다. 마이클 호프만은 제가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 중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어느 멋진 날]을 연출한 감독입니다. 물론 최근작인 [갬빗]으로 저를 실망시켰지만, [베스트 오브 미]가 로맨스 장르의 영화임을 감안한다면 [어느 멋진 날]의 연출력이 다시 발휘될 것이라 저는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게다가 주연은 미셸 모나한입니다. [미션 임파서블 3]를 통해 제 눈을 사로 잡은 그녀는 [이글 아이], [소스 코드], [픽셀] 등에서 그녀만의 매력을 맘껏 발휘했습니다. 물론 [타임 투 러브]라는 망작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미셸 모나한은 분명 앞으로의 출연작이 더욱 기대되는 배우임에 분명합니다.
[베스트 오브 미]는 로맨스 소설의 대가인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소설은 할리우드 제작자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1999년 제작된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병 속에 담긴 편지]를 시작으로 [워크 투 리멤버], [노트북], [디어 존], [세이프 헤이븐]등이 모두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한 영화들입니다. 그 중 저는 보수적인 마을 목사의 딸인 제이미와 반항적인 소년 랜든의 사랑을 담은 [워크 투 리멤버]를 상당히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의 모든 것
제가 가장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중의 한편인 [어느 멋진 날]의 감독, 요즘 제가 눈여겨보고 있는 할리우드 여배우의 주연, 13년전 감동깊게 봤던 [워크 투 리멤버] 원작자의 원작까지... [베스트 오브 미]는 제가 기대할 수 밖에 없는 모든 것을 갖춘 영화입니다. 물론 영화 개봉 당시 커플들이 득실대는 극장에서 혼자 멜로 영화를 볼 자신이 없어서 이렇게 개봉된지 2개월이 지난 후에야 다운로드로 보게 되었지만...
사실 [베스트 오브 미]는 기본적인 스토리 전개만 놓고본다면 특별한 것이 없는 영화입니다. 부잣집 외동딸인 아만다(라이아나 리버라토)와 마을의 문제 패거리 두목인 마약상의 아들 도슨(루크 브레이시)은 사랑에 빠집니다. 사실 자라난 환경이 다른 두 남녀의 사랑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뒤의 전개는 뻔합니다.
아만다의 아버지는 도슨에게 대학 학비를 지원해줄테니 아만다와 헤어지라고 회유하고, 도슨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범죄자로 자라길 원하는 도슨의 아버지는 자꾸 바르게 살려는 도슨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협박합니다.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도슨은 아만다를 위해 이별을 결심하고, 그로인해 두 사람은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됩니다. [베스트 오브 미]를 보면서 제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도슨과 아만다의 엇갈린 사랑이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졌습니다.
20년만의 재회, 그리고 중년의 떨림
[베스트 오브 미]는 20년전 젊은 도슨과 아만다가 결국 원치 않는 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과 20년후 다시 재회한 도슨(제임스 마스던)과 아만다(미셸 모나한)이 20년전 못다이룬 사랑을 조심스럽게 다시 시작하는 장면으로 나뉩니다. 20년전 과거 장면은 조금 진부한 편이지만, 20년후의 중년이 된 도슨과 아만다의 떨림은 제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 우리는 사랑만이 전부라고 느끼고는 합니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사랑을 위해 내 목숨도 바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나이를 먹다보면 남녀간의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아들, 딸이 생기고, 직장을 잃게 될까봐 두려워지고 주변의 시선도 의식해야합니다.
중년이 된 도슨과 아만다의 사랑은 그렇기에 조심스러웠습니다. 도슨은 아만다의 사랑을 잊지 못하고 20년이 지난 후에도 혼자 지내고 있지만, 아만다에게는 이미 가정이 있고 대학 입학을 앞둔 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슨과의 애틋한 사랑만큼 아만다에겐 가정을 지키는 것이 소중했을 것입니다. [베스트 오브 미]는 도슨과의 다시 시작하는 사랑에 대한 아만다의 조심스러움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잡아냅니다.
10대의 사랑과 40대의 사랑
[베스트 오브 미]의 묘미는 바로 이것입니다. 도슨과 아만다의 10대의 사랑과 40대의 사랑을 지켜 보는 것. 10대의 사랑은 다른 것은 상관없다는 듯이 사랑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립니다. 가족의 반대와 방해도, 불확실한 미래도, 그들의 사랑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40대의 사랑을 다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내 눈앞에 있지만 섣부르게 다가가지 못합니다. 20년동안 쌓인 원망과 사랑을 선택할 경우 상처받을 가족들을 생각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루크 브레이시와 라이아나 리버라토가 펼치는 10대의 열정적인 사랑과 제임스 마스던과 미셸 모나한이 보여주는 40대의 조심스러운 사랑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베스트 오브 미]의 낭만스러움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아마도 이러한 낭만을 느끼기 위해서 멜로영화를 보는 것은 아닐까요? 조금은 진부한 사랑이 펼쳐져도 가슴아파하며 멜로영화에 빠져드는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잊어버린 열정적인 사랑의 떨림을 간접체험하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베스트 오브 미]는 멜로영화로써의 기능에 충실했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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