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카밀 틀라마레
주연 : 폴 워커, 데이빗 벨, RZA, 카탈리나 데니스
개봉 : 2014년 8월 27일
관람 : 2015년 4월 29일
등급 : 15세 관람가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이 흥행 대박을 기록한 이유
지난 4월 7일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이 국내에 개봉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사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국내에서 그다지 인지도가 높은 시리즈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개봉하기 전까지 무려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비수기 극장가를 장악했습니다. 지금 현재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의 누적관객 313만명. 시리즈중 기존 최고 흥행작인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의 179만명을 일찌감치 넘어섰습니다.
북미에서의 흥행은 더욱 엄청납니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개봉이 5월 1일인 북미에서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은 4주연속 1위를 차지하며 시리즈 처음으로 흥행수입이 3억달러를 훌쩍 넘겼으며(기존 최고 흥행작은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의 2억3천8백만 달러입니다.) 월드와이드 성적은 무려 13억4천8백만 달러입니다.
이렇게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이 흥행 대박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제임스 완 감독의 연출력과 새롭게 투입된 악당, 데카드 쇼를 연기한 제이슨 스타뎀의 액션, 그리고 7개의 시리즈가 만들어지면서 그동안 쌓아올린 시리즈 영화의 명성등 여러 요인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2013년 11월 30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폴 워커에 대한 관객의 그리움이 아니었을까요?
파쿠르의 창시자 데이빗 벨을 위한 영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 'See You Again'이라는 곡이 흘러나오며 폴 워커를 추모하는 장면에서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폴 워커는 제게 그다지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분노의 질주 : 더 세븐]을 보면서는 폴 워커의 죽음이 너무나도 아쉬워 그의 다른 영화들도 찾아서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이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입니다. [테이큰], [더 건맨]의 피에르 모렐 감독이 2004년 연출했던 프랑스 액션 영화 [13구역]을 리메이크한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은 경찰도, 군대도 접근할 수 없는 범죄구역 '브릭 맨션'에 설치된 사상 최악의 핵폭탄을 해체하기 위한 특수요원 데미안(폴 워커)과 '브릭 맨션' 출신의 범죄자 리노(데이빗 벨)의 통제불능 액션 쾌감을 담은 영화입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데이빗 벨은 [13구역]과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에서 똑같은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입니다. 데이빗 벨은 몸 하나로 도심 곳곳을 넘나들며 인간의 몸이 표현할 수 있는 역동성의 한계를 뛰어넘은 프리러닝, 파쿠르의 창시자로 놀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다시말해 [13구역]도,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도, 결국은 데이빗 벨의 파쿠르를 액션영화에 접목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폴 워커는 돋보여야 한다.
분명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은 데이빗 벨의 파쿠르 액션의 묘미를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오프닝 액션에서부터 그는 '브릭 맨션'의 건물들을 날렵하게 뛰어넘으며 이 영화의 주인공이 폴 워커가 아닌 자신임을 과시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의 진정한 재미는 데이빗 벨의 파쿠르 액션이 아닌 폴 워커가 연기한 데미만 콜리어라는 캐릭터에서 나옵니다.
데미안 콜리어는 '브릭 맨션'의 지배자 트레민 알렉산더(RZA)에게 강직한 경찰이었던 아버지가 살해되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트레민 알렉산더에 대한 복수를 위해 특수요원이 된 그는 '브릭 맨션'과 관련이 있는 범죄자들을 하나씩 처단합니다. 그런 그에게 디트로이트의 시장은 한가지 중요한 임무를 부여합니다. 트레민이 훔쳐간 핵폭탄을 해체하는 것. 제시간에 해체하지 못하면 핵폭탄은 폭발하게 되고, '브릭 맨션'의 사람들은 모두 몰살당합니다.
바로 이러한 설정이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의 진정한 재미입니다.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브릭 맨션'의 범죄자들을 극도로 증오하는 데미안. 그런데 그는 '브릭 맨션'의 범죄자인 리노(데이빗 벨)와 손을 잡고 '브릭 맨션'을 구하기 위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영화 내내 애인 룰라(카탈리나 데니스)를 구하겠다는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앞만 보고 뛰어가는 리노와는 달리 데미안은 상당히 복합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나쁜 놈과 더 나쁜 놈 (결말 포함)
하지만 아쉽게도 폴 워커의 연기는 복잡한 데미안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폭탄의 해체 암호를 가지고 리노와 한판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도 폴 워커의 연기는 혼란에 빠진 데미안이 되지 못했습니다. 폴 워커가 [분노의 질주 시리즈]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 이상은 되지 못한 것은 이러한 연기력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은 데미안의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며 그저 평범한 액션영화로 머물고 말았습니다. 그러한 와중에도 이 영화가 흥미로웠던 것은 나쁜 놈과 더 나쁜 놈이 대치하는 후반부 대결구도입니다. 분명 '브릭 맨션'에서 마약을 팔며 부를 축적인 트레민은 악당입니다. 그가 자신의 부하를 아무런 죄책감없이 쏴죽이는 장면은 악당으로써의 면모를 여과없이 보여줍니다. 하지만 드트로이트의 시장은 더 큰 악당입니다.
'브릭 맨션' 구역을 재개발하기 위해 일부러 '브릭 맨션'에 핵폭탄을 보내고 데미안에게 폭탄의 해체 암호라며 폭발 암호를 알려주는 드트로이트 시장. 그는 '브릭 맨션'의 주민들을 대량학살하려한 트레민보다 더 나쁜 놈인 셈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디트로이트 시장의 음모를 저지하는데 한 몫을 한 트레민이 시장으로 출마하는 장면은 그래서 씁쓸합니다. 어차피 더러운 세상, 덜 나쁜 놈에게 박수를 쳐주라는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 아무리 영화라고는 하지만 트레민과 같은 '브릭 맨션'의 범죄자들이 영웅이 되는 모습이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했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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