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4년 아짧평

[오드 토머스] - 국내외 흥행 실패 이유가 궁금한 재미있는 오락영화

쭈니-1 2014. 9. 22. 15:00

 

 

감독 : 스티븐 소머즈

주연 : 안톤 옐친, 에디슨 팀린, 윌렘 데포

 

 

가끔 국내외 박스오피스의 외면이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있다.

 

[오드 토머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미이라], [미아라 2], [반 헬싱], [지.아이.조 : 전쟁의 서막]등 할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를 만들어왔던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신작이며, [스타 트렉 : 더 비기닝],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스타트렉 다크니스],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에 출연했던 할리우드의 신성 안톤 옐친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대표적인 미스터리 작가 딘 쿤츠의 베스트샐러 장편소설 <살인예언자>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니 이 정도면 [오드 토머스]는 개봉하자마자 주목을 받았어야 마땅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2013년에 제작된 이 영화는 현재까지 북미에서 개봉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 8월 27일 국내에 개봉했지만 주말 박스오피스 TOP10에 진입하지도 못한채 곧장 다운로드 시장에 직행하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요?

[오드 토머스]의 개봉 소식을 듣고, [닌자 터틀]에 이어 [인투 더 스톰], [브릭 맨션 : 통제불능범죄구역]과 함께 기대작으로 손꼽았던 저는 국내외 박스오피스의 이러한 철저한 외면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흥행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주목받을만한 소재의 영화인데... 개봉 전부터 관객의 외면을 받을 만큼 [오드 토머스]는 그렇게 엉망인 것일까요?

 

 

 

이 영화가 액션, 스릴러의 재미를 지니는 이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저는 [오드 토머스]가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사실 이 영화의 소재는 그렇게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주인공의 능력은 [식스센스]이후 수 많은 미스터리, 공포 영화의 단골 소재였으니까요. 하지만 [오드 토머스]가 흥미로울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인 오드 토머스(안톤 옐친)의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능력이 그저 미스터리, 공포 장르의 영화적 기능에 멈추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드 토머스]를 보고 있으면 마치 슈퍼 히어로 영화를 보는 것만 같습니다. 슈퍼 히어로들은 각각의 초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드 역시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오드는 자신의 그러한 능력을 이용해서 범죄자를 처단하고, 자신의 고향에서 벌어질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듭니다.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오드는 비슷한 소재를 지닌 다른 영화들의 주인공과는 달리 자신의 능력을 두려워하지도 않습니다. 비록 남에겐 숨기지만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영웅적인 활약을 합니다. 그런 그를 경찰 서장인 와이어트(윌렘 데포)와 연인 스토미(애디슨 팀린)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합니다. 이 정도면 소재 자체는 신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영화의 전개 자체에서는 충분히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죽음의 마물 바다흐

 

오드 토머스의 활약에서 슈퍼 히어로 영화의 재미를 느끼려면 그에 걸맞는 악당 캐릭터가 마련되어 있어야 겠죠? 처음엔 그러한 악당 캐릭터가 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낯선 남자 로버트 로버트슨이 영화 초반의 악당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로버트 로버트슨은 오드와 스토미가 이름대신 곰팡이맨이라 부를 정도로 악당으로써의 카리스마는 전혀 없습니다.

물론 곰팡이맨에겐 동업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그다지 임팩트있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오드 토머스]는 곰팡이맨의 동업자를 영화의 후반부에 반전이라고 꺼내들지만, 솔직히 그러한 반전 카드는 실패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스릴러 영화를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곰팡이맨 동업자의 정체를 쉽게 알아챌 수 있었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비록 곰팡이맨과 그의 동업자들은 영화의 긴장감을 불어 놓기엔 한 없이 부족한 존재들이지만, 그 대신 바다흐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다흐는 처참한 살인의 냄새를 쫓아다니는 죽음의 마물입니다.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오드는 바다흐를 볼 수 있지만, 자신이 바다흐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바다흐에게 들키면 안됩니다. 그랬다가는 바다흐에 의한 죽음을 면치 못할테니까요.

처음 저는 바다흐가 그저 마을에 불어닥칠 대형 참사를 예고하기 위해 끼워넣은 캐릭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오드를 위협하는 진정한 악당이 바다흐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러한 바다흐로 인하여 오드가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는 장면을 보며 긴장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들켜서도 안된다. 죽일 수도 없다.

 

바다흐가 오드에게 최악의 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오드가 바다흐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들켜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바다흐를 영원히 없앨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수는 또 얼마나 압도적으로 많은지... 그러한 바다흐의 존재는 오드에겐 최악의 적이며, 대형 참사를 예고해주는 조력자이기도 합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영화의 후반, 오드가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나서는 그 순간 바다흐가 오드를 방해하는 장면은 제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게다가 바다흐는 오드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오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술수까지 썼으니... 이 정도면 완벽한 악당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오드 토머스]를 스릴러, 액션 영화의 걸작 반열에 넣을 수는 없습니다.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영화가 항상 그랬듯이 [오드 토머스] 역시 적당이 긴장감 넘치고, 적당히 재미있는 오락 영화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본다면 1시간 30분 동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점입니다.

특히 너무 가벼워 보였던 오드에게 마지막 고뇌를 안겨주며 끝나는 영화의 후반부를 보며 만약 2편이 만들어진다면 오드의 캐릭터가 더욱 복잡미묘해질 것이며, 오드를 향한 바다흐의 공격 또한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2편은 안만들어지겠죠? 1편이 이렇게 흥행에 처절하게 실패했으니... 그것이 저는 굉장히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