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데이비드 비스바노
더빙 : 남도형, 박지윤, 김옥경
두번째 북한산 등반을 마친 날 저녁
지난 8월 30일, 가족들과 함께 처음으로 북한산 정상까지 등반한 저는 9월 13일에는 회사 동료들과 두번째 북한산 등반에 나섰습니다. 이미 북한산 정상을 등반한 경험도 있는 저는 두번째 북한산 등반을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배낭 안에 족발과 얼린 막걸리 2통, 생수 2통과 도시락, 각종 간식 등 잔뜩 싸들고 북한산 등반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다른 회사 동료들보다 훨씬 뒤쳐지고 말았습니다. 처음엔 배낭이 그다지 무겁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북한산에 오르면 오를수록 제 어깨에 짊어진 배낭의 무게는 천근, 만근 무거워지더니 저를 바닥에 털썩 주저 앉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다른 회사 동료들은 정상을 정복했지만, 저는 정상을 코앞에 두고 현기증이 나서 포기를 해야 했던...
그렇게 북한산 등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는 지칠대로 지쳤습니다. 그러나 구피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다며 집을 비운 상태. 몸은 힘들지만 웅이와 놀아줄 사람이 저 밖에 없는 셈입니다. 저는 집에서 영화를 보며 어떻게든 시간을 떼울 계획을 세웠습니다. 때마침 제 핸드폰 안에는 hoppin에서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 기간에 받아둔 [로덴시아 : 마법왕국의 전설]이 있었습니다.
웅이가 보기에도 너무 저학년용 애니메이션
비록 제 몸이 너무 힘들어서 급한 김에 웅이에게 [로덴시아 : 마법왕국의 전설]을 보여줬지만, 솔직히 이 영화는 웅이가 보기엔 너무 초등학교 저학년용 애니메이션입니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웅이를 데리고 극장에서 이런 류의 애니메이션을 보긴 했지만 작년부터는 웅이도 슈퍼 히어로 영화나 판타지 영화들을 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제 몸이 너무 힘드니 웅이에게 그런 것까지 배려할 마음의 여유가 없더군요.
암튼 웅이와 함께 쇼파에 널부러져 [로덴시아 : 마법왕국의 전설]을 봤습니다. 이 영화는 숲속 생쥐들의 마법왕국 로덴시아에서 위대한 마법사 블루의 제자인 아담의 모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담은 실수투성이 마법사인데다가 평민 출신입니다. 하지만 우연히 사악한 어둠의 마술사 로텍스가 들쥐들을 이끌고 로덴시아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엿듣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아담의 여정에 동참하는 이는 아담의 친구이자 홍일점 브리, 식탐 뚱보 그루와 겉보기엔 용감한 용사이지만 사실은 마마보이인 로케입니다. 그들은 인간 세상을 찾아가 엄청난 마법의 힘을 지닌 인간 아이의 치아를 가져와야 합니다.
명확한 선과 악, 그리고 교훈
천민 출신에 덩치도 작은 아담은 그루와 로케의 무시를 당하지만 결국엔 용감한 행동으로 그들에게도 동료로 인정 받습니다. 게다가 엄청난 비밀을 지니고 있는 브리와의 우정까지지... [로덴시아 : 마법왕국의 전설]은 어린 아이들이 즐기기에 적합한 영화입니다.
로텍스라는 절대악의 존재 덕분에 선과 악의 구분이 명확하고, 아담이 점점 영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교훈 또한 지니고 있습니다. 웅이가 몇 살만 어렸더라면 함께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임에는 분명했습니다.
어쩌면 [로덴시아 : 마법왕국의 전설]은 제게도, 그리고 웅이에게도 마지막 어린이 애니메이션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저는 웅이 덕분에 맘껏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는데 이제 웅이가 커가면서 이러한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도 쉽지 않아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로덴시아 : 마법왕국의 전설]을 보고나니 그냥 짠해졌습니다. 어느덧 훌쩍 커버린 웅이의 모습과 이 영화가 제겐 마지막 어린이 애니메이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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