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캡틴 아메리카'에 흠뻑 빠져 있다.
자! 드디어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까지 왔습니다. 그러고보니 요즘 며칠 동안 제 관심은 온통 '캡틴 아메리카'에 집중된 것 같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도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이고, 요즘들어서 퇴근 후에는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 얼티밋 컬렉션>과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3부작>을 읽고 또 읽는 중이니 말입니다.
특히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3부작>에 대한 리뷰를 쓰기 위해서 저는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3부작>을 여러차례 반복해서 읽고 있는 중입니다. 영웅의 장대한 죽음에 대한 좀 더 완벽한 리뷰를 쓰고 싶은 욕심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3부작>을 몇번이나 읽는다고 해도 그의 죽음을 제 미숙한 글로 완벽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시빌 워>에서 초인등록법 반대파인 '캡틴 아메리카'는 초인등록법 찬성파인 '아이언맨'과 불꽃 튀기는 전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슈퍼 히어로끼리의 전쟁이 일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캡틴 아메리카'는 스스로 '아이언맨'에게 항복을 선언하고 체포됩니다.
<시빌 워 : 캡틴 아메리카>에서 레드 스컬은 쉴드의 심리학자로 위장한 닥터 파우스투스와 함께 '시빌 워'로 슈퍼 히어로들이 혼란에 빠진 기회를 틈타 숙적 '캡틴 아메리카'를 죽일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그들의 계획의 중심에는 놀랍게도 '캡틴 아메리카'의 연인 샤론 카터가 있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VOL 1 : 꿈의 죽음>은 바로 이 시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체포된 '캡틴 아메리카'는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수 많은 인파들 가운데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편 닉 퓨리는 샤론 카터, 윈터 솔져와 함께 '캡틴 아메리카'를 구출하기 위한 비밀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그들이 손을 쓰기 전에 레드 스컬의 부하인 크로스본즈의 총이 '캡틴 아메리카'의 왼쪽 어깨를 관통합니다. 그리고 이어 세발의 총성을 울리고 '캡틴 아메리카'는 결국 샤론 카터의 폼에 안겨 쓰러집니다.
이 모든 사건은 순식간에 일어납니다. 닉 퓨리조차도 어쩔 수 없는 혼란 속에서 '캡틴 아메리카'의 암살은 순식간에 벌어진 것입니다. 윈터 솔져와 팔콘의 활약으로 크로스본즈는 잡히지만, 크로스본즈가 쏜 것은 '캡틴 아메리카'의 왼쪽 어깨를 관통한 첫번째 총알일 뿐, '캡틴 아메리카'를 죽음으로 몰고간 이후 세번의 총성은 그가 쏜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과연 '캡틴 아메리카'를 죽음으로 몰고간 것은 누구일까요?
영웅의 죽음은 모든 이를 혼란에 빠뜨린다.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VOL 1 : 꿈의 죽음>은 이렇듯 '캡틴 아메리카'를 죽이면서 시작됩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에 대한 충격은 팔콘의 나래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티브... 나한테 이럴 수는 없어... 그 많은 시간들을 함께 왔는데, 그 온갖 나쁜놈들과 함께 싸워 왔는데, 지금은 예전 같지 않을지도 몰라. 우리가 전처럼 끈끈한 사이는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자넨 내 형제야. 자네도 알잖아. 그리고 난 자네가 없는 이 세상을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 그리고 그건 우리 모두 마찬가지야.
팔콘과 샤론 카터가 슬픔에 빠져 있는 동안 윈터 솔져는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난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는다. 난 스티브를 다시 살려낼 수 없다. 난 그가 원하던 그런 영웅이 될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는 할수 있다. 난 토니 스타크를 죽일 순 있다.
윈터 솔져는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벗기고 그와 관련된 복수를 계획하는 동안 팔콘과 샤론 카터는 윈터 솔져를 찾아 막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한 가운데 토니 스타크의 밑에서 일하던 블랙 위도우와 윈터 솔져의 과거가 공개되고, 레드 스컬의 미치광이 딸 SIN이 아버지 못지 않은 악행을 벌이며 새로운 쉴드의 국장이 된 토니 스타크를 궁지로 몰아 넣습니다.
끝, 그리고 시작
당연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은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 일으킵니다. 닥터 파우스투스에게 조종당한 쉴드 요원들 때문에 SIN은 유유히 쉴드에 잠입하여 크로스본즈를 탈출시킵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토니 스타크. 어쩌면 닉 퓨리였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캡틴 아메리카'를 죽음의 배후에 레드 스컬과 손을 잡은 알렉산더 루킨 장군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윈터 솔져는 한때 자신을 조종했던 알렉산더 루킨을 찾아가지만 오히려 붙잡힙니다. 자칫 잘못하면 윈터 솔져는 또다시 루킨과 레드 스컬의 꼭두각시가 될 위기에 처한 것이죠.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으로 가장 크게 망가진 캐릭터는 바로 샤론 카터입니다. 그녀는 닥터 파우스투스의 조종을 받은 자신이 '캡틴 아메리카'를 죽였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 충격과 혼란에 휩싸입니다. 게다가 자신이 '캡틴 아메리카'의 아기를 임신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며 결국 마음이 붕괴되어 닥터 파우스투스의 명령대로 팔콘과 블랙 위도우를 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실타래처럼 얽힌 혼란은 이미 자신의 죽음을 예상한 '캡틴 아메리카'가 토니 스타크에게 보낸 편지 한통으로 해결될 기미가 보입니다.
조만간 최악의 일이 벌어질 텐데, 자네한테 두가지 일을 당부하는 바이네. 버키가 다시 분노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해주게. 그는 새로운 삶을 살 기회를 얻었으니 그를 자신의 길로 잘 인도해주게. 나를 위해 그를 구해주게. 그리고 나보다 더 큰 나의 일부 캡틴 아메리카가 죽지 않게 해주게. 토니. 미국은 캡틴 아메리카가 필요하네. 어쩌면 여느때보다 더. 꿈이 죽지 않게 해주게.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으로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쉴드.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편지는 쉴드가 레드 스컬에게 반격을 할 수있는 기회가 됩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이 미국에 끼친 영향
쉴드의 반격은 이후 <캡틴 아메리카 VOL 2 : 꿈의 무게>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과연 닥터 파우스투스의 꼭두각시가된 샤론 카터는 무사히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요? 샤론 카터의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캡틴 아메리카'의 2세를 이용하려는 레드 스컬의 잔인한 계획은 어떻게 저지될까요?
토니 스타크에게 복수를 다짐한 윈터 솔져는 '캡틴 아메리카'의 바람대로 분노와 혼란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될까요? 이 모든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마블 판매 홍보부 짐 맥캔이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VOL 1 : 꿈의 죽음>의 마지막 페이지에 남긴 'IN THE TRENCHES(치밀한 현장에서)'에 드러난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에 대한 미국 사회의 반향입니다.철저하게 비밀로 부쳐졌던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 짐 맥캔은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이 담긴 <캡틴 아메리카> #25가 시중에 풀리던 날인 2007년 3월 7일이 놀라운 분위기를 독자들에게 전합니다. 어찌보면 고작 만화 캐릭터의 죽음일 뿐이지만 수 많은 미국의 매체들이 '캡틴 아메리카'의 죽음에 대해 놀라워 하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짐 맥캔은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캡틴은 죽은 지 몇 달이 지났지만 거짓 죽음이라거나, 곧 다시 돌아올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여전히 저항하고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스티브 로저스는 만화계를 떠났다. 나는 50년이 넘는 전투 끝에 우리가 캡틴 아메리카를 적절하게 떠나 보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놀랍게도 <캡틴 아메리카 VOL 1 : 꿈의 무게>을 읽으며 코끝이 찡해지는 경험을 한 저는 짐 맥캔의 확신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는 <시빌 워 : 캡틴 아메리카>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초인등록법을 반대하며 내세운 '일시적 안위를 위해 근본적인 자유를 포기하는 자는 안위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다.'라는 명언이 머릿 속을 맴돕니다. 어쩌면 그러한 '캡틴 아메리카'의 정신은 미국이 아닌 바로 우리나라에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잘 살기 위해서는 독재도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바로 대한민국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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