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마지막은 소니 픽쳐스입니다. 사실 소니 픽쳐스는 일루미네이션, 디즈니와는 달리 아직까지 확실한 히트작이 없는 상황입니다. 북미 흥행 수입이 2억달러가 넘는 영화도 없고, 평균 흥행 수입도 1억달러가 채되지 않을 정도로 아직은 미약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2006년 [부그와 엘리엇]을 시작으로 어느새 아홉편의 영화를 꾸준히 제작하며 서서히 영향력을 키워 나가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소니 픽쳐스의 애니메이션은 어떤 영화들이 있을까요? 아마 '아! 이 영화들이 소니 픽쳐스의 애니메이션이었어?'라고 생각할만한 우리에게 익숙한 애니메이션들을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안전한 데뷔작... [부그와 엘리엇]
디즈니와 픽사, 그리고 드림웍스가 거의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는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시장에 소니 픽쳐스가 처음 뛰어 들면서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바로 안전함이었습니다. 사실 그것은 소니 픽쳐스를 탓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애니메이션의 제작비가 거의 1억달러가 넘는 블록버스터의 시대이기에 섣부르게 모험을 시도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 결과 [부그와 엘리엇]은 소니 픽쳐스만의 특징이 전혀 보이지 않은, 그러나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캐릭터와 유쾌한 스토리 라인으로 2006년 북미 박스오피스에 뛰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부그와 엘리엇]의 안전한 선택만큼이나 흥행 수익도 딱 손해보지 않을 만큼에서 멈춰버렸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산악관리인의 손에서 키워져 야생성을 잃어버린 야생곰 부그(마틴 로렌스)가 어느날 우연히 포악한 사냥꾼에게 잡혀 사경을 헤매던 사슴 엘리엇(애쉬튼 커처)을 구해주면서 야생으로 돌아가기 위한 짜릿한 모험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얼핏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히트작 [마다가스카]를 연상시키는 내용입니다.
안전한 선택은 더이상 허용되지 않았다... [서핑업]
[마다가스카]를 연상시키는 안전한 선택으로 기존의 막강한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도전장을 내민 소니 픽쳐스는 두번째 선택 역시 안전함을 최우선으로 내세웁니다. 2007년에 개봉한 [서핑업]은 남극의 촌동네 꽁막골에서 서핑 스타가 되기를 희망하는 펭귄 코디(샤이아 라보프)의 모험을 다룬 영화입니다.
[서핑 업]은 주인공으로 펭귄을 내세움으로서 [마다가스카]로 인기를 얻은 펭귄 특공대와 북미 초히트작 [해피 피트]의 인기에 살짝 기대려는 욕심이 보이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북미 관객은 [서핑 업]의 이러한 안전한 선택에 등을 돌렸습니다. [서핑 업]의 북미 흥행 성적은 5천8백만 달러. 이후 소니 픽쳐스는 더이상 안전함이라는 안일한 선택에 머물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소니 픽쳐스 만의 애니메이션을 완성하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서핑 업]의 흥행 실패를 통해 소니 픽쳐스는 기존 애니메이션의 인기 캐릭터를 복제하다시피한 안전한 선택만으로는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소니 픽쳐스의 세번째 선택은 쥬디 바레트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입니다.
먹을 것이라고는 정어리밖에 없는 작은 도시 '꿀꺽퐁당섬'에서 허당 과학자 플린트(빌 헤이더)가 물을 음식으로 바꾸는 슈퍼 음식 복제기를 발명합니다. 하지만 실험 도중 슈퍼 음식 복제기는 하늘로 날아가고, 플린트가 낙담하는 순간 하늘로 올라간 슈퍼음식복제기가 비를 음식으로 바꿔 버립니다. 햄버거, 와플, 치킨, 아이스크림 등. 하지만 행복도 잠시. 슈퍼음식복제기가 점차 멋대로 작동하기 시작하고, 플린트는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기상캐스터 샘(안나 패리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슈퍼음식복제기를 파괴하기 위해 하늘로 향합니다.
그 동안 닥터 수스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들은 최소한 1억 달러 이상의 북미 흥행 수입을 올렸었습니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비록 닥터 수스의 동화는 아니지만 동화와 애니메이션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 효과를 다시한번 확인해준 영화입니다.
추억은 방울방울... [개구쟁이 스머프]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 북미에서 1억2천4백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리며 소니 픽쳐스는 애니메이션 시장이 뛰어든지 3번째 영화만에 흥행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80년대 TV에서 방영되어 큰 인기를 얻었던 [개구쟁이 스머프]를 영화화하기로 결정합니다.
추억의 캐릭터인 '스머프'를 3D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재탄생시킨 [개구쟁이 스머프]는 평화로운 스머프 마을에 마법 문이 열리고 파파스머프를 비롯한 몇몇 스머프들이 인간세상인 뉴욕에 떨어지며 모험을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개구쟁이 스머프]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북미 흥행수입을 뛰어넘는 1억4천2백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북미 외의 지역에서 4억2천1백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초대박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다시 몰아친 실패의 그림자... [아더 크리스마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과 [개구쟁이 스머프]의 흥행 성공에 너무 도취되었기 때문일까요? 이후 소니 픽쳐스는 두 편의 흥행 실패작을 내놓게 되는데 그 첫번째 영화가 바로 [아더 크리스마스]입니다.
광활한 북극, 거대한 빙산 아래 1,0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산타 왕국.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산타의 임무는 바로 크리스마스 이브 단 하루 동안 전세계로 20억 개의 선물을 배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수로 한 아이의 선물이 배달되지 못하는 사고가 벌어지고, 산타 가족의 막내 아더(제임스 맥어보이)가 이 사실을 알게 됩니다. '크리스마스 아침이 오기 전 마지막 선물을 배달하라!'는 미션아래, 눈과 사슴 알러지, 고소공포증까지 가진 허당 산타 아더와 은퇴한 지 오래지만 여전히 팔팔한 왕산타 할배(빌 나이), 그리고 160만 요정군단 중 최정예 포장의 달인 브라이오니(애슐리 젠슨)까지 가세한 선물 배달 미션 임파서블이 시작 됩니다.
사실 산타 마을을 소재로한 애니메이션은 [폴라 익스프레스] 등에서 이미 시도되었고, 따라서 상당히 안전한 소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핑 업]에서 드러났듯이 안전한 선택은 그만큼 식상함 때문에 관객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아더 크리스마스]는 북미 흥행수입 4천6백만 달러로 [서핑 업]보다 부진했습니다.
너무 큰 모험은 또 다른 위험이다... [허당 해적단]
너무 안전적인 선택이 소니 픽쳐스의 애니메이션에 오히려 흥행 부진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과연 과격한 모험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을까요? 바로 [허당 해적단]을 보면 그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드림웍스가 아드만 스튜디오와 손을 잡고 내놓은 애니메이션 [치킨 런], [월레스와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 [플러쉬]처럼 클레이 애니메이션인 [허당 해적단]은 소니 픽쳐스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모험이었었습니다. 왜냐하면 [플러쉬]의 흥행 실패로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할리우드에서 자취를 감추었는데, 소니 픽쳐스가 그러한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다시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모험의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허당 해적단]은 북미 흥행 3천1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쳤고, 이는 소니 픽쳐스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사상 최처 흥행 수입입니다. 물론 5천5백만 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와 북미를 제외한 국가에서 9천2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긴 했지만, 소니 픽쳐스 입장에게는 다시는 클레이 애니메이션과 같은 모험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끔 만들었습니다.
부진은 괴물들과 함께 탈출하다... [몬스터 호텔]
[아더 크리스마스]와 [허당 해적단]의 흥행 부진. 하지만 소니 픽쳐스의 부진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바로 [허당 해적단] 다음에 발표한 것이 소니 픽쳐스의 애니메이션 중에서 북미 흥행수입 TOP을 기록한 [몬스터 호텔]이기 때문입니다.
[몬스터 호텔]은 인간을 무서워하는 몬스터들의 천국 '몬스터 호텔'을 배경으로 '몬스터 호텔'에 인간 소년인 소니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소동을 담은 영화입니다. 물론 [몬스터 호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픽사의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일 것입니다. 그만큼 [몬스터 호텔]도 익숙한 애니메이션이라는 뜻이죠.
하지만,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소니 픽쳐스도 노하우가 쌓였습니다. 왜냐하면 [몬스터 주식회사]와 비슷한 소재를 가졌으면서 드라큐라, 미이라, 프랑켄슈타인 등 [몬스터 주식회사]와는 차별화된 몬스터들을 대거 출연시키면서 [몬스터 주식회사]와는 같은 듯, 다른 애니메이션을 만든 것입니다. 너무 익숙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낯설지도 않은... 그 어려운 중간 지점을 소니 픽쳐스가 찾아낸 것이죠.
이제부터는 속편이다... [개구쟁이 스머프 2]
어느 정도의 경력이 쌓이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이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흥행 성공작의 속편을 내놓음으로서 안정적인 흥행을 기록하려는 전략이죠. 2006년 [부그와 엘리엇]으로 애니메이션 전쟁터에 뛰어든 소니 픽쳐스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속편을 내놓는 전략에 착수합니다. 그 첫번째가 바로 [개구쟁이 스머프 2]입니다.
2011년에 개봉했던 [개구쟁이 스모프]는 북미보다는 다른 국가에서의 흥행수입이 더 높았습니다. 이는 [개구쟁이 스머프 2]에서 무대가 프랑스 파리로 옮기게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북미에서 [개구쟁이 스머프 2]는 전편보다 못한 7천1백만 달러의 흥행에 그치고 맙니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에서는? 2억7천6백만 달러로 역시 전편에 비해 부진한 흥행 성적을 올렸습니다.
[개구쟁이 스머프 2]가 전편보다 부진한 흥행 수입을 올리며 소니 픽쳐스는 속편을 제작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정적인 흥행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을 듯합니다.
이제는 속편이다 2...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
2013년에 개봉한 소니 픽쳐스의 애니메이션 두편은 모두 속편입니다. [개구쟁이 스머프 2]와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가 바로 그것이죠. [개구쟁이 스머프 2]는 전편에 비해 아쉬운 흥행 성적을 올렸지만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는 [개구쟁이 스머프 2]와 비교해서 좀 더 나은 흥행 성적을 올리게 됩니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의 북미 흥행 성적은 1억1천8백만 달러로 전편보다 부진했지만 다른 국가에서의 흥행 수입이 전편을 뛰어 넘으며 월드와이드로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보다 나은 흥행 성적을 기록한 것이죠.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는 동화를 원작으로 했던 전편과는 달리 푸드 몬스터의 세상이 된 '꿀꺽꼴깍섬'을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동화로 시작해서 캐릭터를 차용한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변화된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 그러한 변화가 어쩌면 관객에게 먹힌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2015년 이후의 소니 픽쳐스의 전략은 여전히 속편입니다. 이미 [개구쟁이 스머프 3]와 [몬스터 호텔 2]가 2015년에 개봉 대기 중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와중에도 소니 픽쳐스는 새로운 추억의 캐릭터 발굴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미 스머프를 3D 캐릭터로 탄생시킨 소니 픽쳐스의 다음 목표는 바로 '뽀빠이'입니다. 2015년에 개봉 예정인 [뽀빠이]는 과연 [개구쟁이 스머프]처럼 세월을 뛰어 넘어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요? 어쩌면 2015년은 소니 픽쳐스에게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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