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연말이 되니 슬슬 2013년 최고, 최악의 영화 리스트가 이곳 저곳에서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미국의 타임지가 지난 4일 2013년 올해를 빛낸 최고의 영화 10편과 최악의 영화 10편을 선정해 공개했습니다.
최고의 영화 10편 중에서는 제가 본 영화들도 있고, 제목조차 생소한 영화들도 있네요. 그래서 일단 최고의 영화 10편이 어떤 영화들인지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위 [그래비티], 2위 [더 그레이트 뷰티]
1위부터 낯익은 영화 [그래비티]가 떡 하니 등장하니 반갑네요. 알폰소 쿠아론 감독, 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주연의 [그래비티]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가 폭파된 인공위성의 잔해와 부딪히며 재난을 겪게 되는 과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1억달러의 제작비로 북미 2억5천만 달러, 월드와이드 6억1천5백만 달러를 기록한 흥행 성공적입니다. 이로서 [그래비티]는 흥행 뿐만 아니라 비평 면에서도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영국 영화전문지 엠파이어 역시 올해의 영화 1위로 [그래비티]를 선정했었다고 하니, 내년 초에 열리는 아카데미도 기대해봄직합니다.
[그래비티]에 이은 최고의 영화 2위는 우리에겐 낯선 이탈리아 영화인 [더 그레이트 뷰티]입니다. 국내 미개봉작이라 줄거리는 상세하게는 모르겠지만 65세 상류층 작가인 젭의 공허한 일상을 담은 영화인 듯합니다. 제66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입니다.
3위 [아메리칸 허슬], 4위 [허]
3위와 4위를 차지한 [아메리칸 허슬]과 [허]는 아직 국내에 개봉하지는 않았지만 캐스팅이 빵빵한 영화들입니다. 이들 캐스팅 멤버라면 국내 개봉해도 기본적인 흥행을 기록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메리칸 허슬]은 [파이터],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은 연출하며 평론가들의 환호와 같은 반응을 얻었던 데이빗 O. 러셀 감독의 영화입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제니퍼 로렌스와 브래들리 쿠퍼는 물론, 크리스찬 베일, 제레미 레너, 에이미 애덤스 등 최고의 스타들이 출연합니다.
[아메리칸 허슬]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유명 사기꾼이 정치계의 비리를 수사하는 FBI의 함정수사에 협력한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이야기입니다. 유명 사기꾼 어빙 로젠필드(크리스찬 베일)와 그의 연인이자 파트너인 시드니 프로저(에이미 아담스)는 자신들의 정체를 알게 된 FBI 요원 리치 디마소(브래들리 쿠퍼)의 협박에 못이겨 어쩔 수 없이 수사에 협조하게 됩니다. 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될 것 같던 작전이 어빙의 아내이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로젤린(제니퍼 로렌스)의 예상치 못한 등장으로 위기를 맞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12월 13일에 개봉한다고합니다.
[허]는 [어댑테이션],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연출했던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신작입니다. 이 영화 역시 캐스팅이 꽤 화려합니다. 호아퀸 피닉스, 에이미 애덤스, 라니 마라, 스칼렛 요한슨, 올리비아 와일드 등이 주연을 맡았으며, 내용은 한 외로운 작가가 새로 구입한 컴퓨터의 운영체제 OS와 사랑에 빠지는 SF 로맨스 영화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OS 목소리역에 스칼렛 요한슨이 맡았다고 합니다. 컴퓨터 운영체제와의 로맨틱 코미디라니... 정말 기발합니다.
5위 [일대종사], 6위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
2위부터 4위까지가 국내 미개봉작인데 비해 5위 [일대종사]와 6위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은 국내 개봉작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반가운 영화입니다.
세계 영화계가 사랑하는 중국 영화계의 거장 왕가위 감독의 신작 [일대종사]는 전설로 기억되는 영춘권의 그랜드마스터 엽문(양조위)과 어떤 고난에도 품위를 잃지 않았던 그의 아내 장영성(송혜교), 그리고 궁가 64수의 유일한 후계자로서 엽문과 무술로 교감했던 궁이(장쯔이) 등 격변의 시대를 살다간 중국 무술인의 삶을 그린 영화입니다. 아마 중국 무술영화의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며 극장을 찾으신 분들이라면 상당히 당황했을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실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이 최고의 영화 TOP10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최근 폴 워커의 안타까운 죽음이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을 재평가하게되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이 영화의 내용은 모두들 잘 아시겠지만 1급 수배자가 되어 고향에 돌아갈 수 없게된 도미닉(빈 디젤)과 브라이언(폴 워커)이 정부요원 홉스(드웨인 존슨)의 요청으로 전세계에 걸쳐 군 호송 차량을 습격하는 범죄팀을 소탕하는 과정을 다룬 액션 영화입니다.
7위 [겨울왕국], 8위 [액트 오브 킬링]
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2013년 최고의 영화 7위에 올랐습니다. 이 영화는 북미 흥행에서 [헝거게임 : 캣칭 파이어]와 함께 박스오피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는 2014년 1월 개봉 예정작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영원이 꽁꽁 얼어버린 왕국의 여름을 되찾기 위해 비밀을 간짇한 언니 엘사를 찾아 떠나는 동생 안나의 환상적인 모험을 그린 3D 애니메이션이라고 합니다. 한때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의 명가로 자리 잡았지만 셀 애니메이션의 몰락으로 왕좌의 자리를 픽사에게 물려줬습니다.(물론 픽사도 이젠 디즈니와 한 가족이긴 합니다.) 그런데 2010년 [라푼젤]을 시작으로 서서히 예전의 영광을 되찾고 있네요. 참고로 [겨울왕국]의 흥행은 현재 [라푼젤]보다 훨씬 좋다고 합니다. 다만,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이 아닌 셀 애니메이션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8위를 차지한 [액트 오브 킬링]은 덴마크의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도 소개가 된 영화인 만큼 부천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참가하신 분이라면 반가운 영화일듯. 내용은 백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집단 학살한 인도네시아 암살단의 리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살인 행각을 [액트 오브 킬링]은 할리우드의 고전 범죄극, 화려한 뮤지컬 등 영화적으로 재현된다고 합니다.
9위 [노예 12년], 10위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마지막 9위와 10위는 각각 [노예 12년]과 개봉을 몇일 앞둔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가 차지했습니다. [노예 12년]은 [셰임]을 연출했던 스티브 맥퀸(배우 스티브 맥퀸이 아닙니다.) 감독의 신작입니다. 미국 흑인 솔로몬 노섭의 자서전을 바탕으로한 영화이며 브래드 피트, 마이클 패스벤더, 폴 다노 등 친숙한 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마지막 10위는 제가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영화인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입니다. [호빗 : 뜻밖의 여정]에 이은 3부작의 2부로 난쟁이족과 함께 뜻밖의 여정의 길에 오른 빌보의 모험담이 이번 영화에서도 이어진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영화에는 너무나도 반가운 엘프족의 훈남 전사 레골라스가 본격적으로 합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거대한 용 스마우그의 위용도 드러난다고 하니 기대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미국 타임지가 뽑은 2013년 최고의 영화 TOP10 중에서 제가 본 영화는 고작 [그래비티], [일대종사],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뿐이네요. 물론 [호빗 : 스마우그의 페허]와 [겨울왕국]도 이변이 없으면 볼 예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쳐도 5편입니다. 제가 아무리 영화광이라고 자부해도 역시 이 세상에는 영화들이 너무 많네요. 그러한 영화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쭈니였습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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