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생각에 꼬리를 무는 영화

독살의혹 브리트니 머피... 나는 아직 그녀의 미소를 기억한다.

쭈니-1 2013. 11. 22. 17:45

천국으로 숨어버린 브리트니 머피를 회상하며...

 

 

2009년 12월 21일... 저는 충격적인 기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할리우드 여배우 브리트니 머피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기사였습니다.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녀의 나이는 이제 겨우 32살. 한참 배우로서 꽃을 피워야할 나이에 맞이한 갑작스러운 죽음이라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2013년 11월 21일... 저는 또다시 브리트니 머피에 대한 충격적인 기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사망 원인이 독살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입니다. 그녀의 모발에서 엄청난 수치의 중금속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발견된 중금속은 쥐약이나 농약 살충제에서 발견되는 것이라고 하네요.

물론 아직 의혹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고인의 사인이 정확하게 밝혀졌으면 좋겠네요. 하늘나라에서 그녀가 억울하지 않도록... 그리고 오랜만에 그녀의 영화들을 추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에 그녀가 출연했었어? [클루리스], [처음 만나는 자유], [라이딩 위드 보이즈]

 

 

처음 그녀의 영화들을 회상해보기 위해 브리트니 머피의 필모그래피를 검색했던 저는 깜짝 놀랬습니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가 주조연작 모두 합쳐 무려 40편이 넘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저는 그 중에서 제가 본 영화들 위주로 소개하려 합니다.

사실 제가 본 영화들 위주로 소개한다고 해도 '이 영화에 브리트니 머피가 출연했어?'라는 의문이 드는 영화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녀 역시 무명 시절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 [클루리스]가 가장 눈에 띕니다. [클루리스]는 90년대 청춘 스타였던 알리시아 실버스톤의 매력이 잘 발휘된 코미디 영화입니다. 부유층 자녀들이 다니는 비버리 힐즈 고등학교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세어(알리시아 실버스톤). 그녀는 자신의 재능을 위해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일념으로 갓 전학온 촌스러운 여학생 타이(브리트니 머피)를 멋진 인기녀로 변신시키려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타이가 자신의 양오빠인 조시(폴 러드)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 역시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결국 세어는 외모를 꾸미기보다 내면을 꾸미는데 치중함으로서 조시와의 사랑을 이룹니다.

[클리리스]에서 브리트니 머피는 촌스러운 전학생으로 출연한 만큼 충격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통통한 그녀의 외모가 정말 브리트니 머피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래도 그녀는 [클루리스]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하네요.

 

 

 

지금의 안젤리나 졸리를 있게 해준 영화 [처음 만나는 자유]의 출연 배우 명단에서도 브리트니 머피의 이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자유]는 17세의 소녀 수잔나(위노라 라이더)가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한 이후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결국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수잔나는 그곳에서 'Daddy's Girl'이라고 불리는 데이지(브리트니 머피), 얼굴에 화상으로 흉한 외모를 갖게된 폴리(엘리자베스 모스), 그리고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며 끝내 정신병원을 떠나지 못하는 리사(안젤리나 졸리)등과 만나고 친분을 쌓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수잔나는 리사와 함께 정신병원을 탈출하기로 하는데...

[처음 만나는 자유]에서 브리트니 머피는 꽤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하지만 워낙에 안젤리나 졸리의 존재감이 커서 다른 배우들은 가려지고 말았습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 영화를 통해 72회 아카데미 여주조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코미디 [라이딩 위드 보이즈]에서도 브리트니 머피가 출연합니다. 이 영화는 15세에 미혼모가 된 비벌리(드류 베리모어). 천신만고끝에 첫 소설 출판을 눈앞에 둔 비벌리는 아들 제이슨과 함께 오래 전 헤어진 남편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입니다. 이 영화에서 브리트니 머피는... 흠... 어떤 캐릭터에 출연했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죄송~ ^^

 

 

 

그녀... 드디어 존재감을 드러내다. [돈 세이 워드], [8마일]

 

 

제가 브리트니 머피의 존재감을 처음 확인한 영화는 스릴러 [돈 세이 워드]입니다. [돈 세이 워드]는 뉴욕의 정신과 의사 네이선(마이클 더글라스)과 십년간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었던 엘리자베스(브리트니 머피)의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엘리자베스가 남자 간호사를 난자하는 일이 생기자, 그녀를 진단하기 위해 네이선이 호출된 것. 하지만 첫 만남에서 엘리자베스는 의문의 말을 남긴다. "당신도 그들이 원하는 것을 찾으러 왔지? 난 절대 말하지 않아. 단 한 마디도..."

그리고 다음날 네이선의 딸이 유괴됩니다. 유괴범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엘리자베스에게서 의문의 숫자를 알아내는 것입니다. 딸을 살리기 위해 엘리자베스를 통해 의문의 퍼즐을 맞춰야 하는 네이선. 과연 그는 이 잔혹한 게임을 완수할 수 있을까요?

[돈 세이 워드]는 마이클 더글라스와 숀 빈이라는 묵직한 배우들이 카리스마 대결을 펼치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비밀을 알아야만 했던 엘리자베스를 연기한 브리트니 머피의 연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영화입니다.

 

 

 

[돈 세이 워드]를 보고 브리트니 머피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저는 1년 후 [8마일]이라는 영화에서 또다시 그녀의 묵직한 존재감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8마일]은 유명 랩퍼 에미넴의 반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음악 영화입니다. 소외받은 계층의 유일한 탈출구이자 삶의 에너지인 힙합. 결손 가정에서 살고 있는 지미 스미스 주니어(에미넴)는 친구들과 밤이면 디트로이트의 힙합 클럽에 모여 디트로이트 최고의 래퍼들과 랩 배틀에 참가합니다. 

[8마일]에서 브리트니 머피는 지미가 사랑한 여인이며, 모델로 성공하기위해 지미의 친구와 섹스를 해서 지미에게 절망과 그로인한 희망의 불씨를 안겨줬던 알렉스역으로 출연합니다. 당시 [8마일]의 브리트니 머피를 본 저는 '브리트니 머피는 파격적이며 위험해보이는 그러나 결코 거부할 수도 없는 강한 느낌의 에미넴의 랩과도 같습니다.' 라고 그녀의 매력을 설명했었습니다.

 

 

 

 

그녀의 미소... 스크린을 환하게 비추다.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업타운 걸스], [러브 & 트러블]

 

 

하지만 역시 누가 뭐래도 브리트니 머피의 진정한 매력은 그녀의 환한 미소가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브리트니 머피 최고의 영화로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업타운 걸], [러브 & 트러블]을 추천합니다.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는 브리트니 머피의 극강의 귀여움을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평범한 가정에서 성장한 톰(애쉬튼 커처)과 엄청난 부잣집에서 공주처럼 자란 새라(브리트니 머피)가 첫눈에 반해서 새라 부모님의 결사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급히 결혼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신혼여행을 이탈리아로 떠난 두 사람은 예기치 못한 온갖 사건 사고들을 겪게 되고 결국 사소한 실수와 오해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어느새 원수보다 더한 사이가 됩니다. 특히 허니문의 종착지인 베니스에서 그들의 결혼을 깨뜨리라는 특명을 받고 급파한 피터(크리스천 케인)마저 등장하는데...

저는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를 결혼 며칠 앞두고 봤답니다. 그래서 더욱 이 영화가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 덕분에 제 기억 속의 브리트니 머피는 웃음이 매력적인 그런 밝은 여배우로 남았습니다. 

 

 

 

[업타운 걸스]는 뉴욕 사교계의 인기인 몰리(브리트니 머피)가 자신의 재산을 회계사에 의해 도둑맞으면서 파산하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직업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녀가 선택한 직업은 고위층의 딸을 돌보는 것. 그녀가 돌보게된 레이(다코타 패닝)은 8살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조숙한 아이입니다.

[업타운 걸스]는 나이에 비해 미숙한 어른인 몰리가 나이에 비해 조숙한 레이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천재 아역 배우 다코타 패닝의 연기와 브리트니 머피의 환한 미소가 한데 어우러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영화입니다.

 

 

 

제가 브리트니 머피의 영화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러브 & 트러블]입니다. 이 영화는 런던 보그지의 패션 에디터 에밀리 잭스(브리트니 머피)가 패션 화보 촬영 중 유명 포토그래퍼 루이기의 새로운 어시스턴트 파울로(샌티에고 카브레라)에게 필 꽂히며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핸섬한 외모, 뛰어난 패션감각과 매너까지 겸비한 완벽한 남자 파울로. 하지만 루이기는 게이들만 고용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런던의 잘나가는 남자라면 죄다 게이이기에 파울로 역시 게이라고 생각한 잭스는 눈물을 머금고 게이 룸메이트 피터에게 파울로를 소개시켜줍니다. 그런데... 과연 파울로가 게이가 맞긴 한걸까요?

[러브 & 트러블]에서 게이에게 사랑을 느낀다며 무슨 절망적인 사랑의 주인공처럼 행동하던 잭스가 귀여워 혼자 극장에서 마구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브리트니 머피는 제게 환한 미소로 기억되었던 배우입니다.

 

 

 

 

그녀의 매력을 볼 수 있는 기타 영화들... [씬 시티], [해피피트], [데드라인]

 

 

프랭크 밀러의 영상 쾌감 [씬 시티]에서도 브리트니 머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그녀는 이 영화에서 부패한 형사 반장에게 살해당하는 아름다운 창녀 셜리로 출연합니다. 비록 출연 분량은 많지 않지만 브리트니 머피가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에서도 그녀의 매력 만큼은 결코 어둡지 않음을 드러내는 영화입니다.

[해피피트]에서는 브리트니 머피의 목소리와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펭귄 왕국의 최고 음치인 멈블(일라이저 우드)이 화려한 탭댄스 실력으로 머나먼 여행 끝에 동료들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브리트니 머피가 연기한 글로리아는 펭귄 왕국의 최고 퀸카입니다. 특히 [해피 피트]는 그녀의 아름다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포스터에서도 나왔듯이 브리트니 머피의 유작인 [데드라인]. 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보지 못했습니다. 브리트니 머피의 마지막 모습을 환한 미소로 기억하고 싶었기에 공포 장르의 영화인 [데드라인]으로 그녀를 떠나보낼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데드라인]의 내용은... 시나리오 작가 앨리스(브리트니 머피)가 조용한 곳에서 각본의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영화제작자가 빌려준 외곽의 저택에서 혼자 지냅니다. 하지만 집으로 들어온 첫 날부터 수상한 일들이 일어나게 되고 집 안에 자신 외에 무언가가 더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이 집에 살던 부부 루시(도라 버치)와 데이빗(마크 블루카스)이 찍어놓은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하게 됩니다. 과연 이 비디오에는 어떤 섬뜩한 비밀이 남겨져 있을까요? 

 

 

 

 

사실 저는 브리트니 머피를 상당히 밝은 영화에 많이 출연한 배우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막상 그녀의 출연작들을 정리하다보니 의외로 밝은 영화보다 어두운 영화가 많네요. 특히 [데드라인]의 경우는 장국영의 유작 [이도공간]이 떠올라 섬뜩했습니다. (브리트니 머피와 같은 이유로 저는 아직 [이도공간]을 보지 못했습니다.)

어찌되었건 그녀는 이제 우리가 갈 수 없는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아직 그녀를 잊지 못하는 가족들은 그녀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브리트니 머피의 팬으로서 조금 안타깝지만 이 세상의 일은 이 세상 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브리트니 머피는 그곳에서 편하게 잠들기를 기원합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