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13년 영화이야기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 - 이 세상엔 이런 꿈도 있고, 저런 꿈도 있다.

쭈니-1 2013. 11. 11. 15:06

 

 

감독 : 유야마 쿠니히코

더빙 : 코야마 마미(김현지)

개봉 : 2013년 11월 14일

관람 : 2013년 11월 9일

등급 : 전체 관람가

 

 

추억의 그 이름 밍키

 

<제15회 부천국제학생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상영된 '부천필하모니 오케스트라 + 요술공주 밍키'는 오는 14일에 개봉한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였습니다.

사실 제가 어렸을 적에 TV에서 보았던 <요술공주 밍키>의 에피소드 하나가 짧게 상영될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러닝타임 80분의 극장판이 상영되어 조금 당혹스러웠던...

일단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 정보를 살짝 들춰 보자면... 이 영화는 1985년작이라고 합니다. <요술공주 밍키>가 국내에서 TV로 방영된 것이 1982년부터 1983년까지라고 하니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는 TV 애니메이션이 성공한 이후에 곧바로 제작된 극장판인 셈입니다.

지금이야 일본의 TV 애니메이션을 확장시킨 극장판 애니메이션 개봉이 활발하지만 1985년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개념이 그다지 명확하지 않았던 시절입니다. 물론 [로보트 태권 V]와 같은 성공한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분명 존재하긴 하지만 그것은 몇 안되는 매우 제한적인 경우였습니다.

결국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는 1985년에 만들어졌지만 우리나라 극장에 개봉하기까지는 30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것입니다. 그나마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가 30년이 지난 지금에와서 개봉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불고 있는 우리 문화의 복고풍 바람의 덕이라고 할수있습니다. 지난 1월에 개봉한 [빨간머리 앤 : 그린게이블로 가는 길]과 비슷한 경우이죠.(물론 [빨간머리 앤 : 그린게이블로 가는 길]의 경우는 2010년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사람들의 꿈을 되찾아주기 위해 온 밍키

 

<요술공주 밍키>의 기본 설정은 이러합니다. 하늘위 별나라의 공주인 밍키(김현지)는 지구의 사람들이 꿈을 잃고 살아가자 사람들의 잃어버린 꿈을 되찾아주기 위해 동물 병원을 하는 평범한 부부의 딸이 되어 지구로 옵니다. 그녀는 사람들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마법의 힘으로 성인이 되어 위기를 헤쳐나갑니다. 

이번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에서는 밍키의 지구에서의 부모님이 이벤트에 당첨되어 남극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남극행 비행기가 어느 섬에서 발산되는 비밀스러운 에너지로 인하여 행방불명되고, 행방불명된 부모님을 찾기 위해  밍키가 나서면서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됩니다.

일단 1985년에 만들어진 영화라서 그런지 요즘 애니메이션과 같은 최첨담 기술력에 의한 화려한 화면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마치 어린 시절에 봣던 TV 애니메이션을 극장에 틀어 놓은 분위기입니다. 화면비율도 TV 애니메이션과 같은 4:3 비율이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이 오히려 어린 시절 <요술공주 밍키>를 추억하는 제게 더욱 정겹게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를 보는 동안은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중년의 내가 아닌, 초등학교 저학년의 어린 내가 되어 숙제하는 것을 잊고 TV 앞에 앉아 밍키의 모험을 응원하는 마음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TV 그만보고 빨리 숙제하라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애써 못들은척 하는 말썽쟁이 쭈니로 잠시 돌아간 것이죠. 

물론 그러기엔 8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살짝 길게 느껴진 것이 한가지 흠입니다. TV판의 러닝타임이 기껏해봐야 30분이었음을 감안한다면 러닝타임 80분의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는 조금 길게 느껴진 것입니다.

 

 

당신은 어른이 되는 꿈을 꾸나요? 아이가 되는 꿈을 꾸나요?

 

행방불명이된 부모님을 찾아 나선 밍키의 모험. 그곳에서 밍키가 만난 것은 바로 피터팬입니다. 언제나 어린아이의 몸인 피터팬. 그는 아이들만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어른들을 아이로 탈바꿈시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피터는 말합니다. 어른들이 이 세상을 망쳐 놓았다고... 실제 영화에서 어른들은 정체불명의 무한 에너지원에 대해서 알아내기 위해 치열한 첩보 작전을 펼치다가 무한 에너지의 정체를 알아내자 그것을 얻기 위해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합니다.

그러한 어른들의 공격에 피터는 장난감 비행기에 의한 공격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반격을 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도 서슴치않고 저지르는 어른들 이기적인 세계에 대한 비판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영화 속의 다른 어른들은 아이가 되는 꿈을 꾸지만, 아이의 몸을 하고 있는 밍키는 어른이 되는 꿈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피터는 그러한 밍키에게 '이 세상에는 이런 꿈도 있고, 저런 꿈도 있다.'라며 밍키를 인정합니다. 아이들의 세상을 꿈꾸는 피터이지만 어른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밍키를 적대시하지 않는 것이죠.

결국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가 가지고 있는 주제 역시 그러합니다. 어른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행동하고, 자신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타인을 적대시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닙니다. 자신과 다른 것은 다른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어울려 놉니다.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는 아이들의 세상을 이야기하면서 어른들이 아이들과 같은 그런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추억은 그렇게 저물어간다.

 

저는 요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웅이가 더 크면 저는 누구와 애니메이션을 보러 다녀야 할까요? 어른이된 저는 아직도 어린이 애니메이션이 좋은데, 11살인 웅이는 벌써부터 애니메이션보다는 어른들이 보는 판타지 영화를 더 좋아합니다.

어쩌면 저는 아이가 되는 꿈을 꾸는 어른이고, 웅이는 어른이 되는 꿈을 꾸는 아이일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우린 서로 다른 꿈을 꾸지만 그래도 저와 웅이는 서로 사랑하는 가족입니다.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에서 각국의 첩보원, 혹은 에너지원을 노리는 악당이지만 피터에 의해 아이가 된 이후에는 서로 어울려 놀던 그들의 순진한 모습을 보며 저는 미소를 짓습니다. '맞아, 나도 어렸을 적에는 저렇게 아무하고나 재미있게 놀 수 있었지."

하지만 웅이는 마법의 힘으로 어른으로 변해 사건을 척척 해결해내는 밍키의 능력이 부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웅이에게 "너도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니?"라고 물었습니다. 웅이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영화를 보고나니 밤 9시입니다. 영화를 보느나 먹지 못한 저녁식사를 뒤늦게 해결하고, 집에 돌아오니 거의 11시입니다. 영화 속의 어린 아이들처럼 그날만큼은 밤 새워 웅이와 놀고 싶었지만 "안돼, 빨리 웅이 재워야해."라고 도끼눈을 뜨는 구피. 이렇게 어른인 저도, 아이인 웅이도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세상이고, 그렇기에 우리의 삶이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요?

30년만에 만난 오랜 친구 '밍키'를 생각하며, 나도 어떨땐 어린 아이로, 또 어떨땐 어른으로 변신하는 마법의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 꿈속의 윤무]와 보낸 즐거운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갔습니다. 

 

 

아직도 어린 시절 재미있게 본 만화 영화들이 내 기억 속에는 생생하다.

<짱가>, <마장가 Z>, <그레이트 마징가>, <그랜다이저>,

<들장미 소녀 캔디>, <미래 소년 코난> 등등 

이런 추억의 만화 영화들을 좀 더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