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댄 스캔론
더빙 : 빌리 크리스탈, 존 굿맨, 헬렌 미렌
개봉 : 2013년 9월 12일
관람 : 2013년 9월 20일
등급 : 전체 관람가
기나긴 추석 연휴는 극장에서...
무려 5일간의 추석 연휴을 하루 앞둔 지난 화요일. 제 머릿 속은 이 기나긴 추석 연휴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 머릿 속이 분주했습니다.
일단 극장에서 웅이와 [몬스터 대학교]와 [슈퍼 배드 2]를 보고, 구피와는 [섀도우 헌터스 : 뼈의 도시]를 본 후, 토요일 밤에는 케이블에서 해주는 [익스펜더블 2]를 보는 것으로 영화보기 계획을 먼저 잡았습니다.
수요일에는 오랜만에 보는 사촌 동생들과 간단하게 맥주 한잔하고, 한동안 관계가 소원해진 친구들과도 오랜만에 만나 회포도 풀고, 강원도에서 일을 하고 있는 처남과도 오랜만에 치맥을 즐기는 것으로 술 계획도 나름 세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간이 되면 웅이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를 관람하는 것으로 화룡점정을 찍으면 그야말로 완벽한 추석 연휴가 완성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추석 연휴가 지나고나니 연휴 시작 전에 세웠던 계획 중에서 웅이와 극장에서 [몬스터 대학교], [슈퍼 배드 2]를 본 것과 술마시기 계획만 제대로 지켜졌네요.
결국 [섀도우 헌터스 : 뼈의 도시]의 영화 관람을 또다시 미뤄졌고, 저하고는 지지리도 인연이 없는 [익스펜더블 2]는 또다시 놓쳤으며, 웅이와의 약속이었던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의 관람도 피곤하다는 핑계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모든 계획을 미처 이루지도 못했는데 5일이라는 기나긴 연휴가 후다닥 지나가 버렸네요.
하지만 5일 간의 황금같은 연휴는 지나가 버렸지만 아직 제게 남은 즐거움이 있습니다. 바로 영화 이야기 쓰기입니다. 우선 지난 금요일에 웅이와 본 [몬스터 대학교]를 먼저 쓰고나면 곧바로 [슈퍼 배드 2]의 영화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제게 있어서 영화 이야기 쓰기가 즐거움인 이유는 글을 쓰는 동안 영화를 볼 당시의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 새록 되살아나기 때문이죠.
추석 연휴 기간동안 컴퓨터를 할 시간이 없어서 글을 쓰지 못해 손가락이 간질거렸는데, 오늘 그 한을 모두 풀어보렵니다. 추석 연휴의 즐거웠던 추억과 함께한 [몬스터 대학교]의 영화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마이크와 설리는 어떻게 명콤비가 되었는가?
[몬스터 대학교]는 2001년에 개봉했던 [몬스터 주식회사]의 프리퀼입니다.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겁주기 팀의 최우수 콤비인 마이크(빌리 크리스탈)와 설리(존 굿맨)의 대학 시절로 돌아가 그들의 어떻게 명콤비가 되었는지 보여주는 영화인 셈이죠.
그렇기 때문에 [몬스터 대학교]를 보기 이전에 [몬스터 주식회사]에 대한 기억을 먼저 끄집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몬스터 주식회사]를 본 것이 12년전의 일이었던 만큼 [몬스터 주식회사]에 대한 복습이 필요했습니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설정은 이러합니다. 온갖 몬스터들이 모여 사는 몬스터 세계. 하지만 겉보기에는 무시무시한 모습을 하고 있는 몬스터이지만 사실 그들의 생활은 인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 중에서 몬스터 세상을 지탱해주는 에너지를 모으는 것이 주요 업무인 '몬스터 주식회사'가 영화의 주요 배경입니다.
몬스터 세상의 에너지는 바로 인간의 비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어린 인간 아이들을 놀래켜 비명을 지르게 하는 겁주기 팀은 몬스터 세상에서 영웅 대접을 받죠. 하지만 그 만큼 겁주기 팀의 업무는 위험천만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독성은 몬스터에게 치명적인 감염을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마이크와 설리는 인간 아기인 부를 몬스터 세상에 데려오는 엄청난 실수를 하고 맙니다.
[몬스터 주식회사]는 무시무시한 몬스터들이 귀여운 인간 아기인 부를 다시 인간 세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좌충우돌 소동을 벌이는 영화입니다.
밤에 혼자 잠자기 두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한 힐링 영화임과 동시에 몬스터와 인간 아기인 부의 진한 우정을 통해 마지막 감동까지 마련해둔 영화이기도 합니다. 물론 [몬스터 주식회사]의 최고 재미는 몬스터들이 펼쳐는 귀여운 소동극입니다. 특히 외눈박이 몬스터 마이크와 털이 복실한 설리의 캐릭터는 2001년 당시에도 인기 만점이었죠.
[몬스터 대학교]는 몬스터 세상의 최고 영웅인 마이크와 설리가 아직은 뜨내기 대학생이던 시절로 돌아갑니다. 왜소한 체격의 어린 마이크.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인 그는 '몬스터 주식회사'의 겁주기팀의 활약을 견학한 이후 최고의 겁주기 대원이 되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정합니다.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몬스터 대학교'에 입학한 마이크. 그는 자신의 꿈에 더 다가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마이크가 최고의 겁주기 대원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몬스터 대학교'의 학장인 하드스크래블(헬렌 미렌)까지도... 게다가 명문집안의 자제이자 게으른 천재인 설리가 사사건건 마이크를 방해하고 나섭니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최고 명콤비이기 이전에 '몬스터 대학교'의 최악의 라이벌이 된 마이크와 설리. 이제 그들이 어쩔수없이 팀을 이루고 함께 힘을 합쳐 명예를 회복하고, 꿈을 이루기 위한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의 이야기가 바로 [몬스터 대학교]의 주요 내용입니다.
넌 하나도 특별하지 않아.
[몬스터 대학교]는 명백히 마이크를 위한 영화입니다.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마이크와 설리가 투톱 주인공이라면 [몬스터 대학교]는 마이크를 원톱으로 내세웁니다. 그렇다면 왜 설리가 아닌 마이크일까요?
사실 마이크는 무시무시한 몬스터라고 하기엔 너무 왜소하고 오히려 귀엽기까지 합니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몬스터 주식회사'를 견학하는 어린 마이크는 다른 아이들에게 '넌 이곳에 어울리지 않아!'라는 핀잔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학을 들어오고 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이크는 열심히 노력합니다. 하지만 겁주기 능력은 책을 줄줄 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마이크는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우등생이긴 하지만 겁주기 대원이 되기엔 전혀 무섭지 않은 선천적인 열등생이기도 합니다. 마이크를 겁주기 전공에서 퇴출시키는 하드스크래블 학장의 결정은 그렇기에 어쩌면 올바른 판단일지도 모릅니다. 마이크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그는 어쩔수없이 전혀 무섭지 않은 몬스터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헛된 꿈을 꾸는 것보다는 일찌감치 그의 다른 적성을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와는 반대로 설리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습니다. 명문 집안 출생에 커다란 몸집과 호탕한 성격. 그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무서운 몬스터입니다. '몬스터 대학교'의 최고 엘레트 동아리인 으르렁이 그를 스카웃할 정도로 말이죠. 분명 마이크 입장에서는 이 모든 것이 불합리하게 생각되었을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 설리보다 못한 대우를 받으니...
[몬스터 대학교]가 설리의 이야기가 아닌 마이크의 이야기인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설리가 최고의 겁주기 대원이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가 자만심을 버리고 조금만 더 노력을 한다면 그는 자연스럽게 최고의 겁주기 대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가 최고의 겁주기 대원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합니다. 그의 왜소한 겉모습이 겁주기 대원이 되기엔 부적격이라 생각하는 모든 이들의 편견을 뒤집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이크가 그러한 편견을 뒤집기 위해서 선택한 것은 바로 '몬스터 대학교'의 겁주기 콘테스트입니다.
'몬스터 대학교'의 루저들이 모인 울지마 까꿍팀과 한 팀이 된 마이크는 팀원수를 맞추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설리를 울지마 까꿍팀에 합류시킵니다. 마이크가 자신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것만큼이나 루저의 모임인 울지마 까꿍팀이 겁주기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설리는 점차 마이크의 열정에 감복하게 됩니다.
[몬스터 대학교]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바로 그것입니다. 어린 시절 우리는 꿈을 꿉니다. 너무나도 이루고 싶은 꿈을...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꿈을 포기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큰 장벽이 있었기에 결국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죠.
마이크 역시 꿈을 꿨습니다. 최고의 겁주기 대원이 되겠다는 꿈을... 하지만 그는 전혀 무섭지 않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힙니다. 하지만 마이크는 결코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이크의 열정에 포기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던 울지마 까꿍팀의 팀원들과 게으른 천재인 설리를 감복시키는 것이죠.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쩌면 이쯤에서 관객들은 '에이 뻔하잖아.'라고 푸념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울지마 까꿍팀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겁주기 콘테스트에 우승을 하고... 하드스크래블 학장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마이크와 설리를 복학시키고... 마이크와 설리는 이대로 '몬스터 주식회사'의 최고 겁주기 대원이 되고...
당연히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갈 것이라 예상했다면 [몬스터 대학교]는 "우린 그렇게 뻔하지 않아!"라고 선언에 깜짝 놀라실 것입니다. 사실 겁주기 콘테스트가 끝이 나도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상황이 더욱 악화될 뿐입니다.
하지만 마이크는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게으른 천재 설리 역시 마이크와 함께 열정을 다합니다. 그것으로 된 것입니다. 마이크와 설리가 '몬스터 주식회사'의 최고 겁주기 대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특별하기 때문이 아니라,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영화가 끝이 나고 마이크와 설리가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밑바닥을 거쳐 최고의 겁주기 대원이 되는 히스토리가 관객 앞에 펼쳐집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결코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이 어렵게 이루어낸 꿈이기에 특별함으로 이뤄낸 것보다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제 곁에서 영화를 재미있게 관람한 웅이의 모습을 봤습니다. 고생물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웅이. 하지만 공부하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웅이는 그 꿈을 이루는데 수 많은 난관에 부딪힐 것입니다. 만약 먼훗날 웅이가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좌절을 겪으면 그때 다시 [몬스터 대학교]를 보여주며 이렇게 위로해야할 것 같습니다.
"맞아! 넌 마이크처럼 특별하지 않아. 하지만 네가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다해서 노력을 한다면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단다. 너의 열정이, 너의 노력이 네 꿈을 이루줄테니까. 그러니 좌절하지 말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렴."
애니메이션만큼 대놓고 교훈적이어도 촌스럽지 않은 영화 장르도 드물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웅이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즐겁다.
어쩌면 내가 웅이에게 해줄 충고의 말을 애니메이션에서 배울 수 있으니...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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