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생각에 꼬리를 무는 영화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이라는 틀로는 가둘 수없는 줄리아 로버츠와 그녀의 영화들

쭈니-1 2013. 7. 4. 14:47

 

며칠 전 멕 라이언의 최근 모습에 충격을 받아 '성형중독으로 망가진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멕 라이언의 영화를 회상하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멕 라이언의 영화들을 회상하다보니 자꾸만 줄리아 로버츠가 생각나더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멕 라이언과 줄리아 로버츠는 90년대는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양대 산맥이었습니다.

DC 코믹스의 영웅들을 정리하는 김에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도 정리했듯이, 멕 라이언의 영화들을 회상한 김에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들도 회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들을 회상할 수 있도록 요청을 해주신 하늘 바라기님... 감사합니다. ^^)

 

 

 

80년대 줄리아 로버츠는 비상을 준비하는 예비 스타였다... [미스틱 피자], [철목련]

 

 

아마도 많은 분들이 줄리아 로버츠라는 배우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된 것은 1990년 전세계적인 흥행작인 [귀여운 여인]에서부터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줄리아 로버츠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져서 [귀여운 여인]의 주인공이 된 것은 아닙니다. 그녀가 [귀여운 여인]의 주인공이 된 것은 80년대 후반에 출연한 영화들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미스틱 피자]와 [철목련]입니다.

1988년작인 [미스틱 피자]는 피자집에서 일하는 20대 초반 여성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타고난 야성적 성격으로 멋부리며 남자 사귀는데에만 관심이 많은 데이지를 연기했습니다. 데이지는 부자집 귀공자 찰리(아담 스토크)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의 철부지같은 성격에 실망하고 헤어집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엔 결국 찰리와 사랑을 이루죠.

[미스틱 피자]가 젊은 여성들의 풋풋한 사랑을 담아낸 영화라면 1989년작 [철목련]은 미국 루이지아나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나이도, 개성도 각기 다른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을 담아냈습니다. 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몸이 약한 셀비를 연기했습니다. 셀비는 어머니인 마린(샐리 필드)의 도움으로 결혼을 하지만 결혼 후 힘든 투병 생활을 하다가 젊은 나이에 죽고 맙니다. 많은 분들이 딸을 잃은 마린의 오열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다고합니다.

[철목련]을 통해 줄리아 로버츠는 4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 조연상을 차지했고(멕 라이언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뮤지컬 코미디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실패했습니다.) 62회 아카데이 시상식에서도 여우 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나의 왼발]의 브랜다 프리커의 벽에 막혀 수상은 실패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 할리우드의 신데렐라가 되다... [귀여운 여인]

 

 

[철목련]으로 줄리아 로버츠는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녀가 톱스타로 장기간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신인 때부터 다져진 탄탄한 연기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연기력을 인정받은 줄리아 로버츠는 이듬해 톱스타로 발돋음합니다. 줄리아 로버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귀여운 여인]이 개봉해서 선풍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귀여운 여인]은 매력적인 독신남 에드워드(리차드 기어)와 거리의 콜걸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의 사랑을 그린 영화입니다. 사실 [귀여운 여인]은 그리 특별한 내용을 가진 영화는 아닙니다. 거리의 여인이 매력적인 백만장자를 만나 사랑을 이룬다는, 말 그대로 신데렐라 스토리의 새로운 변형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귀여운 여인]은 북미에서만 1억7천78백만 달러를 벌여들였고, 월드와이드 성적은 무려 4억6천3백만 달러였습니다. 이 영화의 제작비가 불과 1천4백만 달러임을 감안한다면 제작비 대비 무려 33배의 수익을 낸 셈입니다. 이는 줄리아 로버츠의 상큼한 매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귀여운 여인]의 OST인 로렌 우드의 <Pretty Womam>이 흐르며 비비안이 유명 의류 매장에서 에드워드가 보는 앞에서 옷을 고르는 장면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패러디될 정도로 명장면으로 손꼽힙니다.

 

 

[귀여운 여인] 이후 줄리아 로버츠의 특이한 행보... [유혹의 선], [적과의 동침], [펠리칸 브리프]

 

 

[귀여운 여인]의 전세계적인 흥행 열풍 이후 줄리아 로버츠가 선택한 영화는 무엇일까요? 아마 많은 분들이 [귀여운 여인] 이후에 줄리아 로버츠가 본격적으로 비슷비슷한 로맨틱 코미디를 통해 지금의 인기를 구축했으리라 생각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줄리아 로버츠는 결코 그러지 않았습니다.

특이하게도 줄리아 로버츠는 스타가 된 이후에 스릴러 장르의 영화에 집착을 보입니다. [귀여운 여인]과 같은 해인 1990년 개봉한 [유혹의 선], 그리고 1991년 개봉한 [적과의 동침], 1993년에 개봉한 [펠리칸 브리프] 등이 [귀여운 여인]으로 할리우드의 신데렐라가 된 줄리아 로버츠가 선택한 스릴러 영화입니다.

[유혹의 선]은 죽음과 사후의 세계에 대해서 알아내기 위한 위험한 실험을 감행한 네명의 의대생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직접 고안한 장치와 약을 통해 잠시 동안 뇌와 심장을 멈추게 하고 사후의 세계를 경험합니다. 하지만 그 후 그들은 알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유혹의 선]은 줄리아 로버츠 외에도 키퍼 서덜랜드, 케빈 베이컨, 윌리엄 볼드윈, 올리버 플랫 등 당시 젊고 유망한 배우들의 신선함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적과의 동침]은 극도의 결벽증과 심한 의처증이 있는 남편 마틴(패트릭 버긴)에게서 도망친 로라(줄리아 로버츠)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남편에게 도망치기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웠고, 결국 익사한 것으로 가장하여 남편의 손아귀에서 벗어납니다. 하지만 로라의 계획을 눈치챈 마틴은 치밀한 추적 끝에 새출발한 로라를 찾아내고 결국 목숨의 위협을 느낀 로라는 마틴과 최후의 결전을 벌입니다. 

[펠리칸 브리프]는 우연히 정부의 기밀 문서를 보게된 다비(줄리아 로버츠)가 괴한들에 의해 목숨의 위협을 받자 신문사 기자인 그레이(덴젤 워싱턴)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결국 둘이 힘을 합쳐 음모를 밝혀낸다는 내용입니다.

이들 영화의 특징은 흥행에서도 성공하여 줄리아 로버츠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다른 장르의 영화에서도 충분히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로맨틱 코미디의 벽에 갇혔던 멕 라이언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초기 로맨스 영화의 부진... [사랑을 위하여], [사랑의 특종], [사랑 게임]

 

 

물론 [귀여운 여인]의 흥행 성공 이후 줄리아 로버츠가 로맨스 영화에 출연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1991년작인 [사랑을 위하여]에서는 [귀여운 여인]이후 줄리아 로버츠의 첫 로맨스 영화 출연작이라 당시 굉장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랑을 위하여]는 가난하지만 활발한 성격의 힐러리(줄리아 로버츠)가 부자집의 간병인으로 취직하여 백혈병을 앓고 있는 빅터(캠벨 스코트)를 간병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빅터와 힐러리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힐러리에게 자신의 병이 다 나았다고 속인 빅터는 힐러리와 둘만의 여행을 가게 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극심한 통증을 이기기 위해 빅터는 몰핀을 맞으며 버티는데... [사랑을 위하여]는 가난한 여성과 부자인 남성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귀여운 여인]을 최루성 멜로로 살짝 바꾼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사랑을 위하여]가 무거운 분위기의 로맨스 영화라면 1994년작인 [사랑의 특종]은 가벼운 분위기의 로맨스 영화입니다. 한 중년 남자의 의문의 죽음을 취재하기 위해 현장에 급파한 노련한 기자 피터(닉 놀테)와 경쟁지의 신참 기자 사브리나(줄리아 로버츠)가 먼저 특종을 잡기 위해 티격태격하다가 서로 사랑을 느낀다는 내용으로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의 분위기 속에 [펠리칸 브리프] 식의 스릴러를 살짝 섞어 놓은 영화입니다.

줄리아 로버츠는 멕 라이언의 남편이었던 데니스 퀘이드와도 로맨스 영화를 찍었습니다. 바로 [사랑 게임]이라는 제목의 영화입니다. [사랑 게임]은 어느날 거리에서 남편 에디(데니스 퀘이드)가 젊은 여자와 정열적인 키스를 하는 장면을 목격한 그레이스(줄리아 로버츠)가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며 가족간의 사랑을 회복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들 영화의 특징이라면 기대치에 못미치는 흥행 성적과 국내 개봉명이 원제와는 달리 '사랑'을 강조하며 유치해졌다는 사실입니다. [사랑을 위하여]의 원제는 [Dying Young]이고, [사랑의 특종]의 원제는 [I Love Trouble]이며, [사랑 게임]의 원제는 [Something To Talk About]입니다. 우리나라의 영화 수입업자의 작명 센스가 얼마나 후진지 보여주는 예이죠.

 

 

그 밖에 줄리아 로버츠가 선택한 영화들... [후크], [메리 라일리], [마이클 콜린스],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 [컨스피러시], [스텝맘]

 

 

1990년 [귀여운 여인]으로 스타덤에 오른 줄리아 로버츠. 그녀는 [귀여운 여인]이후 [유혹의 선]을 시작으로 수 많은 영화들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을 합니다. 그러한 와중에서 로맨스 영화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 출연을 고집하는데 [후크], [메리 라일리], [마이클 콜린스] 등의 영화가 그녀가 선택한 다양한 영화들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블록버스터인 1991년작 [후크]는 줄리아 로버츠의 유일한 블럭버스터 출연작이라 할만합니다. [후크]는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제임스 매튜 배리의 동화인 <피터팬>의 이후 이야기로 기억을 잃고 어른이 된 피터팬(로빈 윌리암스)이 다시 네버랜드로 돌아가서 후크(더스틴 호프만) 선장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입니다. 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핑커벨을 연기했습니다.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1996년작 [메리 라일리]는 공포 장르의 영화입니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를 원작으로 독특하게도 지킬(존 말코비치) 박사의 하녀인 메리(줄리아 로버츠)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지킬 박사와 메리의 우정을 다루었습니다.

닐 조단 감독의 1996년작 [마이클 콜린스]는 아일랜드의 민족주의자로서 비밀단체인 아일랜드 공화국군을 창설한 마이클 콜린스(리암 니슨)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마이클의 연인으로 출연하였습니다.

 

 

 

 

 

1996년에 개봉한 우디 알렌 감독의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을 드류 배리모어에게 양보하기까지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홀덴(에드워드 노튼)이 아이스크림에 숨겨놓은 약혼반지를 스카이라(드류 배리모어)가 삼켜버리는 장면입니다. 이후 이 장면은 여러 영화나 드라마, 코미디에서 패러디가 되었을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줄리아 로버츠는 조(우디 알렌)가 반해버린 유부녀 폰으로 출연하여 영화의 양념 역할에 만족했습니다.

1997년작인 [컨스러시]는 음모론에 빠져 있는 택시 운전사 제리(멜 깁슨)와 아버지의 미스테리한 죽음을 홀로 캐내고 있는 변호사 앨리스(줄리아 로버츠)의 이야기입니다. 스릴러를 사랑한 줄리아 로버츠의 또다른 독특한 선택인 셈이죠.

1998년작인 [스텝맘]은 일에서는 만점이지만 가정에서는 빵점인 이자벨(줄리아 로버츠)이 남편의 전처인 재키(수잔 서랜든)을 만나고 그녀와 우정이 싹트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이 외에도 줄리아 로버츠는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플레이어]와 [패션쇼]에 단역으로 출연하는 등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계속합니다. 그러한 그녀의 행보는 결국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멕 라이언에게 양보했지만, 그대신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걸작들의 향연...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노팅 힐], [런어웨이 브라이드]

 

 

이쯤해서 줄리아 로버츠가 멕 라이언과 함께 9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양대 산맥이라더니 왜 로맨틱 코미디는 [귀여운 여인] 밖에 없는거야? 라고 투덜거리는 성질 급한 분이 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맞습니다. 줄리아 로버츠의 로맨틱 코미디 대표작인 [귀여운 여인]이지만, 그 이후에 그녀는 로맨틱 코미디보다는 오히려 스릴러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차곡 차곡 연기력을 쌓아갔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며 그녀의 로맨틱 코미디는 다시금 전세계 흥행계를 떠들썩하게 만듭니다. 1997년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을 필두로 1999년 [노팅힐]과 [런어웨이 브라이드]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줄리아 로버츠를 위한 로맨틱 코미디였습니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은 과거 연인이었지만, 지금은 친구사이인 마이클(더모트 멀로니)의 결혼을 망치려고 계획하는 줄리안(줄리아 로버츠)의 이야기입니다. 줄리안의 그러한 음모도 모르고 마이클의 귀여운 신부인 키미(카메론 디아즈)는 줄리안을 따뜻하게 맞이합니다. 결국 줄리안은 마이클과 키미가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귀여운 여인]에 이은 줄리아 로버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노팅 힐]은 할리우드 스타 안나 스코트(줄리아 로버츠)와 영국의 평범한 서점 주인 윌리엄 대커(휴 그랜트)의 사랑을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오드리 헵번의 전설적인 로맨틱 코미디 [로마의 휴일]의 현대판이라 할만합니다.

[런어웨이 브라이드]는 [귀여운 여인]의 게리 마샬 감독과 리차드 기어, 줄리아 로버츠가 다시 뭉친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내용은 결혼식만 되면 도망쳐버리는 매기(줄리아 로버츠)를 취재하던 기자 아이크(리차드 기어)가 결국 매기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입니다.

이들 영화는 모두 1억 달러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고, 줄리아 로버츠가 멕 라이언과 어깨를 대등하게 할만한 로맨틱 코미디의 양대 산맥임을 다시한번 증명해냈습니다.

 

 

 

2000년대에도 줄리아 로버츠는 연기 변신 중... [에린 브로코비치], [멕시칸], [아메리칸 스윗하트]

 

 

2000년대 들어서며 줄리아 로버츠의 행보는 더욱 종잡을 수가 없어졌습니다. 어느 한가지 장르의 영화에만 만족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캐릭터의 비중에 상관없이 출연하는 과감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2000년에 개봉한 [에린 브로코비치]는 [펠리칸 브리프]를 잇는 줄리아 로버츠식 스릴러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두번의 이혼과 세 아이를 거느린 아줌마 에린 역을 맡았습니다. 에린은 막무가내로 변호사 사무실로 쳐들어가 취업을 하고, 그곳에서 대기업의 환경 오염을 맞서 싸우는 억척녀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녀의 연기 변신에 미국의 평론가들은 박수를 보냈는데 58회 골든글로브, 7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여우주연상을 휩쓸었습니다.  

[멕시칸]은 브래드 피트와 줄리아 로버츠의 만남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영화입니다. 하는 일마다 망치는 어리숙한 남자 제리(브래드 피트)와 그런 제리를 다그치고 답답해하지만 너무나도 사랑하는 여자 샘(줄라이 로버츠). 그들은 전설의 총 '멕시칸'을 가져오기 위한 위험천만한 모험에 빠져버립니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감독으로 유명한 고어 버빈스키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줄리아 로버츠, 빌리 크리스탈, 캐서린 제타 존스, 존 쿠삭이라는 어마어마한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아메리칸 스윗하트]는 한때는 미국 최고의 연인이었던 영화배우 커플 그웬(캐서린 제타 존스)과 에디(존 쿠삭).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이제 차갑게 식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영화 홍보를 위해 키키(줄리아 로버츠)와 리(빌리 크리스탈)는 그들이 사이 좋은 연인으로 보이길 원합니다. 키키와 리가 노력하면 할수록 그웬과 에디의 관계는 점점 악화되고, 급기야 에디는 키키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렇듯 줄리아 로버츠는 스릴러, 코믹 액션, 로맨틱 코미디를 오고가며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매력을 발산합니다.

 

 

브래드 피트, 조지 클루니와의 관계를 쌓다... [컨폐션], [오션스 일레븐], [오션스 트웰브]

 

 

2000년대 들어서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 영화들의 특징은 줄리아 로버츠가 즐기면서 영화를 찍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이미 전세계적 스타가 된 줄리아 로버츠의 여유이기도 하지만, 80, 90년대 여러 장르를 섭렵하며 연기력을 쌓아 올린 그녀의 이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렇게 줄리아 로버츠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영화들에는 브래드 피트와 조지 클루니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멕시칸]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브래드 피트와 줄리아 로버츠. 그들의 찰떡 호흡은 브래드 피트의 절친인 조지 클루니를 만나며 더욱 단단해집니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2002년작 [컨페션]입니다. 조지 클루니의 감독 데뷔작이기도한 이 영화는(조지 클루니는 배우로도 유명하지만 다섯편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으로도 입지가 탄탄합니다.) [컨페션]은 낮에는 방송국 PD, 밤에는 CIA 요원으로 활동한 척 베리스(샘 록웰)의 이야기입니다. 일단 영화의 분위기는 굉장히 가볍고, 샘 록웰을 비롯하여 드류 배리모어, 줄리아 로버츠와 감독을 맡았던 조지 클루니, 그리고 맷 데이먼과 브래드 피트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비중은 작습니다.)

줄리아 로버츠,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의 관계는 [컨페션]에 이어 [오션스 일레븐]과 [오션스 트웰브]로 이어집니다. 오션(조지 클루니) 일당의 유쾌한 범죄를 그린 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오션의 전처로 등장하여 오션, 러스티(브래드 피트) 등을 당황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오션스 13]에서는 줄리아 로버츠의 모습을 볼 수 없었고, 그래서일까요? '오션스 시리즈' 중에서 [오션스 13]의 흥행이 가장 저조하였습니다.

 

 

 

 

 

한가지 장르로 묶을 수 없는 배우 줄리아 로버츠... [모나리자 스마일], [클로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사실 멕 라이언의 영화들을 정리할 때는 참 편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녀의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영화들로 나누면 쉽게 정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들을 정리하면서 저는 꽤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녀의 영화들은 몇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설명할 수 있을만큼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귀여운 여인], [노팅힐] 등 그녀의 대표작은 로맨틱 코미디라고 할 수도 있지만, [펠리칸 브리프], [에린 브로코비치] 등의 스릴러 영화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고, [멕시칸]과 같은 코믹 액션, [메리 라일리]와 같은 호러, [스텝맘]과 같은 드라마, 혹은 주연이 아닌 조연이나 단역 출연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그녀의 행보는 2000년대 들어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2003년 그녀가 출연한 [모나리자 스마일]은 뉴잉글랜드의 보수적인 기숙 학교를 무대로 새롭게 미술 교수로 오게된 캐서린(줄리아 로버츠)이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내용이며, 2004년에 출연한 유명한 연극을 영화로 옮긴 [클로져]는 뉴욕의 네 남녀의 사랑을 다룬 영화입니다. 2010년작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지루한 삶을 살던 리즈(줄리아 로버츠)가 무작정 세계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이탈리아에서 신나게 먹고, 인도에서 뜨겁게 기도하고, 발리에서 자유롭게 사랑하며 자기 자신을 되찾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듯 한가지 장르로 묶을 수 없는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들은 흥행에서도 꽤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비록 메가톤급 히트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제작비 대비 안정적인 흥행 성적을 기록하며 2000년대가 되었어도 줄리아 로버츠의 인기가 시들해지지 않았음을 증명했습니다.

 

 

 

 

2000년대 흥행 부진작들... [찰리 윌슨의 전쟁], [더블 스파이], [로맨틱 크라운]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줄리아 로버츠의 영화가 모두 좋은 흥행을 기록한 것은 아닙니다. [찰리 윌슨의 전쟁], [더블 스파이], [로맨틱 크라운]은 기대에 못미치는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클로져]의 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2006년작 [찰리 윌슨의 전쟁]이 대표적입니다. 이 영화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미국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내자 아프가니스탄에 무기 공급을 싱행에 옮긴 하원의원 찰리 윌슨(톰 행크스), 섹시한 로비스트 조엔 헤링(줄리아 로버츠), 그리고 정의감 불타는 스파이 구스트 아브라코토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와 작전을 벌인다는 코믹한 분위기의 스파이 영화입니다.

클라이브 오웬과 호흡을 맞춘 [더블 스파이] 역시 기대에 못미치는 흥행을 기록하였습니다. 오래전부터 비밀리에 연인 관계를 유지해오던 전직 CIA요원 클레어(줄리아 로버츠)와 전직 MI6 요원 레이(클라이브 오웬)가 세계적인 라이벌 기업에서 각각 산업 스파이로 일하며 벌어지는 불꽃튀는 대결을 그린 영화입니다.

2011년작 [로맨틱 크라운]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톰 행크스와 다시 조우합니다. 하지만 멕 라이언과는 찰떡 궁합을 보이던 톰 행크스는 이상하게 줄리아 로버츠와는 그다시 궁합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찰리 윌슨의 전쟁]에 이어 [로맨틱 크라운]의 흥행 성적도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로맨틱 크라운]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정리해고된 래리 크라운(톰 행크스)의 파란만장한 대학생활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줄리아 로버츠는 이 영화에서 까칠한 대학교수로 나와 래리 크라운과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이룬다고 합니다. 줄리아 로버츠의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로 복귀했는데,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아 뻘쭘했을 영화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선정되지 않았어도 그녀는 아름답다.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한 수십편의 영화를 나열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언급하지 못한 영화들이 많습니다. 그녀가 더빙을 맡은 [앤트 불리]와 [샬롯의 거미줄], 그리고 [귀여운 여인], [런어웨이 브라이드]의 게리 마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발렌타인 데이] 역시 줄리아 로버츠의 히트작입니다.

하지만 [발렌타인 데이]의 경우는 제시카 알바, 캐시 베이츠, 제시카 비엘, 브래들리 쿠퍼 등등 수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영화이기에 이 영화의 흥행이 줄리아 로버츠의 매력 때문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줄리아 로버츠의 최근작은 [백설공주]입니다. 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는 허영심이 가득한 악녀인 왕비를 연기해서 악역에도 제밥 잘 어울리는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최근에는 피플지에서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여성' 1위에 기네스 팰트로우가 선정되자 줄리아 로버츠가 질투심을 폭발시켰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 줄리아 로버츠라면 그러한 질투심은 어울리지 않죠. 저는 그녀가 다시 멋진 연기를 활발하게 펼칠 것이라 믿고 있으며, 그렇게 된다면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여성' 1위는 기네스 팰트로우가 아닌 줄리아 로버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