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오브 스틸]을 개봉을 기념하여 DC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를 정리하는 글을 지난 6월 21일에 올렸습니다. DC 코믹스의 영웅들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슈퍼맨'과 '배트맨' 외에 딱히 떠오르지 않았던 DC 코믹스 영웅들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DC 코믹스의 영웅들을 정리하면서도 계속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것은 바로 DC 코믹스 영웅들의 유일한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입니다. DC 코믹스의 영웅들을 정리한 지금, 마블 코믹스의 영웅을 정리안하고 넘어간다는 것은 뒷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죠. 그래서 제 나름대로 마블 코믹스의 영웅들을 정리하려합니다.
마블 코믹스의 영화화의 시작은 크리쳐물이었다... [맨 씽], [하워드 덕]
DC 코믹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슈퍼맨'과 '배트맨'입니다. 사정이 그러하니 DC 코믹스의 원작으로 영화화된 것도 '슈퍼맨'과 '배트맨'이 가장 먼저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마블 코믹스를 대표하는 영웅은 누구일까요? 아마 '스파이더맨'과 '헐크'가 아닐까요? 하지만 의외로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의 시작은 '스파이더맨'도 '헐크'도 아니었습니다.
마블 코믹스의 원작이 처음 영화화된 것은 의외로 슈퍼 히어로물이 아닌 크리쳐물입니다. 미국의 박스오피스 사이트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올라온 마블 코믹스 브랜드의 첫번째 영화는 [맨 씽]입니다. 원작의 내용은 슈퍼솔져 계획을 위해 늪에서 혈청을 만들던 테드라는 생물학자가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심장에 총을 맞고 늪에 빠집니다. 하지만 늪안에서 자신이 개발하던 약을 마시고 늪의 수호자 '맨 씽'으로 재탄생하여 악을 무찌른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2005년에 리메이크된 [맨 씽]은 늪의 괴물이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공격하는 내용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맨 씽]이 희미한 존재감으로 조용히 사라진 영화라면 1986년작인 [하워드 덕]은 그래도 꽤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구와 유사한 별에서 오리와 닮은 외모를 지닌 외계인 하워드가 지구에 떨어집니다. 지구에서 록그룹의 리드싱어인 비버리(리 톰슨)를 알게 된 하워드. 비버리는 오리가 말을 하는 것에 놀라 하워드를 집으로 데려오고, 그때부터 말하는 오리로 돈을 벌어보려는 악당들과 우주의 괴물들과의 한바탕 난리가 벌어집니다.
마블 코믹스 영웅의 본격적인 스크린 데뷔... [블레이드]
[맨 씽]과 [하워드 덕]이 워밍업에 불과했다면, 마블 코믹스가 본격적으로 슈퍼 히어로를 내세워 스크린을 공략한 첫 영화는 [블레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8년 첫 선을 보인 [블레이드]는 웨슬리 스나입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반은 인간, 반은 뱀파이어로 살아가는 '블레이드'가 뱀파이어 샤냥꾼으로 나서면서 벌어지는 액션을 담았습니다.
[블레이드]는 흥행에 성공했고, 2002년 [블레이드 2], 2004년 [블레이드 3]가 나오며 시리즈를 진행해나갔습니다. 특히 [블레이드 3]에서는 시리즈의 법칙에 따라 홀로 활동을 하던 '블레이드'에게 동료를 선사하며 규모를 키워 나갔습니다. '블레이드'의 새로운 동료로 합류한 배우는 제시카 비엘과 라이언 레이놀즈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라이언 레이놀즈의 경우 [블레이드 3]에 이어 [엑스맨 탄생 : 울버린]에서도 마블 코믹스의 조연 캐릭터로 출연하다가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으로 DC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로 발돋음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시카 비엘과 라이언 레이놀즈가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블레이드 3]의 흥행은 1, 2편보다 부진했습니다. 결국 [블레이드]는 더이상의 시리즈를 진행시키지 못하고 현재 3편에서 멈춘 상태입니다.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열풍은 두 명의 천재에게 나왔다... 브라이언 싱어, 샘 레이미
비록 [블레이드]가 마블 코믹스의 슈퍼히어로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파급력이 그다지 컸던 것은 아닙니다. [블레이드]는 슈퍼 히어로 영화라기 보다는 호러와 액션이 적당하게 버무러진 영화로 평가받았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때 마블 코믹스에 결정적인 두 명의 천재 감독이 나타납니다. DC 코믹스를 구한 것이 팀 버튼과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면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를 지금의 위치에 올려 놓은 것은 단연 브라이언 싱어와 샘 레이미입니다.
먼저 브라이언 싱어 감독부터 살펴보면... [유주얼 서스펙트]를 통해 [식스센스]와 더불어 반전 영화의 교과서적인 영화라는 호평을 얻었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2000년 [엑스맨]의 메가폰을 잡으며 진정한 천재 감독으로 거듭납니다. [엑스맨]은 인류보다 진화된 변종 돌연변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여 인간을 지배하려드는 매그니토(이안 맥켈린)와 인간을 지키려하는 사비에 교수(패트릭 스튜어트)의 대립과 기억을 잃은 울버린(휴 잭맨)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엑스맨]은 슈퍼 히어로가 악당으로부터 인류를 구한다는 단순한 전개가 아닌,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하고, 돌연변이들의 특별한 능력을 두려워한 인간들이 오히려 악당의 역할을 자처하기도 하는 등 복잡한 전개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러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연출력은 흥행 성공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2003년 [엑스맨 2]를 마지막으로 마블 코믹스의 곁을 떠납니다. 그가 [엑스맨 3] 대신 선택한 영화는 DC 코믹스의 [수퍼맨 리턴즈]. 이에 배신감을 느낀 마블 코믹스는 [엑스맨 : 최후의 전쟁]의 감독으로 [러시아워]를 연출한 브렛 레트너를 기용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은 많은 이들을 불행에 빠뜨립니다. [엑스맨 3] 대신 [수퍼맨 리턴즈]를 선택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수퍼맨 리턴즈]의 흥행 성적에 불만을 표출한 DC 코믹스로부터 팽당하고, 브렛 레트너를 기용한 마블 코믹스 역시 [엑스맨 : 최후의 전쟁]의 흥행에 실망하고 맙니다. 결국 마블 코믹스는 2014년 개봉 예정인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를 브라이언 싱어에게 맡기며 화해하기에 이릅니다.
브라이언 싱어와 마블 코믹스의 관계가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면(진정한 해피엔딩은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의 흥행이겠지만...) 샘 레이미와 마블 코믹스의 관계는 현재까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실타래와 같습니다.
샘 레이미 감독은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 영화 중에서 최고의 흥행을 이끌어낸 감독입니다. 2002년 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을 연출하기 전까지 마블 코믹스의 영화 중에서 최고 흥행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한 [엑스맨]의 1억5천7백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샘 레이미 감독이 [스파이더맨]을 연출하며 모든 기록은 갈아 엎어집니다.
[스파이더맨]이 기록한 4억3백만 달러의 흥행은 2002년 북미 흥행 최고의 기록이며 (2위가 [반지의 제왕 : 두개의 탑]이 기록한 3억3천9백만 달러) 마블 코믹스의 영화 중에서 [어벤져스]에 이은 2위 기록입니다.(조만간 [아이언맨 3]가 [스파이더맨]의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마블 코믹스의 영웅 중에서 최고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스파이더맨'은 이렇게 샘 레이미 감독에 의해 화려하게 스크린에 데뷔합니다. 그리고 2004년 [스파이더맨 2], 2007년 [스파이더맨 3]가 연달아 3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입을 기록하며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의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늘어나는 제작비에 비해 흥행 수입은 조금씩 줄어들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파이더맨 3]의 북미 흥행 수입은 무려 3억3천6백만 달러입니다.) 결국 마블 코믹스는 샘 레이미와 결별을 선언했고, 마크 웹 감독에게 [스파이더맨]의 리부팅을 의뢰하기에 이릅니다. 현재 마크 웹 감독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연출을 맡은 상태. 브라이언 싱어처럼 샘 레이미가 다시 마블 코믹스의 곁으로 돌아오기는 힘들어보입니다.
마블의 시행 착오... [데어데블], [헐크], [일렉트라]
2000년 [엑스맨]이 슈퍼 히어로 무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고, 2002년 [블레이드 2]가 시리즈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으며, 결국 [스파이더맨]이 흥행 대박을 내자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들은 줄줄이 스크린에 데뷔하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하지만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라고 해서 모두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데어데블]입니다.
2003년에 개봉한 [데어데블]은 마블 코믹스가 기대를 걸었던 영화입니다. 당시 최고의 할리우드 스타 중의 한명이었던 벤 에플렉이 어린 시절 방사능에 노출되어 시력을 잃은 후에 시력을 제외한 모든 감각이 초인적으로 발달한 매트 머독이라는 캐릭터를 맡았습니다. 매트 머독은 평소에는 뉴욕의 범죄 변호사지만, 밤에는 가면을 쓰고 '데어데블'이 되어 악을 무찌릅니다.
[데어데블]과 같은 해에 만들어진 [헐크]는 [와호장룡]의 명감독 이안에게 메가폰을 쥐어줬습니다. 마블 코믹스의 영웅 중에서 '스파이더맨'과 더불어 가장 인지도가 높은 슈퍼 히어로인 만큼 마블 코믹스의 기대 또한 굉장히 컸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두 영화는 기대보다는 평범한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데어데블]의 스핀오프인 [일렉트라]의 흥행 성적은 처참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미 DC 코믹스가 2004년 [캣우먼]으로 스핀오프의 실패를 맛보았고, 이듬해인 2005년 마블 코믹스 역시 [일렉트라]로 흥행 실패를 결과로 받아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DC와 마블은 서로 경쟁적인 관계이면서도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한번더 기회를 주면서... [퍼니셔], [판타스틱 4], [고스트 라이더]
슈퍼 히어로 영화라고 해서 모든 영화가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실패한 영화에 대한 마블과 DC의 대응은 조금 다릅니다. DC의 경우는 가차없이 정리하거나 리부팅해버립니다. [스틸], [콘스탄틴]이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내자 더이상의 시리즈를 내지 않았고, [수퍼맨 리턴즈]의 경우는 재빠르게 감독을 교체하여 재리부팅했으며, 저스티스 리그의 일원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그린랜턴 : 반지의 선택] 역시 속편 이야기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마블 코믹스는 한번더 기회를 주는 편입니다. 그 대표적인 영화들이 [퍼니셔], [판타스틱 4], [고스트 라이더]입니다.
마블 코믹스의 영화 중에서 가장 저조한 흥행을 기록한 것은 [퍼니셔]입니다. 물론 [일렉트라]가 2천4백만 달러의 흥행으로 3천3백만 달러의 흥행을 기록한 [퍼니셔]보다 흥행 성적이 저조했지만, [일렉트라]는 스핀오프이니 제외.
[퍼니셔]는 델타포스 출신의 FBI 비밀 요원 프랭크 캐슬(톰 제인)이 거대기업의 총수이자 무기밀매와 검은 돈 세탁에 연루된 하워드 세인트(존 트라볼타)에 의해 가족이 몰살당한 후, 스스로 처형자(퍼니셔)가 되어 복수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마블 코믹스는 [퍼니셔]가 저조한 흥행을 기록했지만 다시한번 기회를 주기로 하는데, 그래서 만들어진 것은 2008년에 나온 [퍼니셔 2]입니다. 주인공이 레이 스티븐슨으로 교체되었고, 분위기도 더욱 다크해졌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퍼니셔 2]의 흥행 성적은 고작 8백만 달러. [퍼니셔]의 최저 기록을 넘어서고 말았습니다.
제시카 알바의 섹시함이 돋보이는 [판타스틱 4]도 마블 코믹스에 의해서 재기회를 얻은 경우입니다. 2005년에 개봉한 [판타스틱 4]는 우주 탐험 중 방사능 구름에 의해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되는 4명의 초보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특징이라면 기존 마블 코믹스의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가진데 반에 [판타스틱 4]는 굉장히 밝은 분위기의 영화라는 점입니다. 코믹 코드와 섹시 코드까지 겸비하며 밝은 분위기의 슈퍼 히어로 영화의 가능성을 열었던 [판타스틱 4]. 하지만 들어간 제작비에 비해 흥행 성적은 평범한 편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2007년에 만들어진 [판타스틱 4 : 실버서퍼의 위협]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007년에 만들어진 [고스트 라이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판 자니 블레이즈(니콜라스 케이지). 그는 악마와의 계약에 의해 영원불멸의 영혼 사냥꾼 '고스트 라이더'가 됩니다. 하지만 첫사랑 록산느(에바 멘데스)를 만난 쟈니는 자신의 운명과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게 됩니다.
사실 [고스트 라이더]는 상당히 어두운 분위기의 캐릭터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블 코믹스는 [고스트 라이더]를 조금은 가벼운 분위기로 만들어냈고, 그 결과는 평범한 흥행 기록으로 드러났습니다. 뒤늦게 실수를 깨달은 마블 코믹스는 [고스트 라이더 : 복수의 화신]으로 다시 어두운 분위기로 선회하였지만, 오히려 흥행 성적은 전편보다 더 떨어지는 결과만 낳았습니다.
드디어 등장 [아이언맨]... 그리고 [어벤져스] 프로젝트 발동!!!
[엑스맨]과 [스파이더맨]의 흥행 성공으로 전성기를 보냈던 마블 코믹스. 하지만 브라이언 싱어, 샘 레이미 감독과 결별한 이후에는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DC 코믹스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등장으로 마블 코믹스를 앞지르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마블 코믹스의 명예를 지키준 슈퍼 히어로는 바로 '아이언맨'입니다. 비록 2008년에 개봉한 [아이언맨]은 같은 해에 개봉한 DC 코믹스의 [다크 나이트]에 밀렸지만, 그래도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던 마블 코믹스에게 단비와도 같은 흥행 성적을 안겨줬습니다.
특히 '아이언맨'은 시리즈가 진행되면 될수록 흥행 수입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다른 슈퍼 히어로에 비해 세계적 인지도 낮은 '아이언맨'은 1편의 월드와이드 성적이 5억8천5백만 달러, 2010년에 개봉한 [아이언맨 2]는 6억2천3백만 달러, 2013년에 개봉한 [아이언맨 3]는 현재까지 12억8백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습니다. 시리즈가 진행되면 될수록 '아이언맨'의 인지도 역시 올라가며 흥행 수입이 점점 높아진 셈입니다.
게다가 [아이언맨]이 마블 코믹스에게 남겨준 선물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마블 코믹스의 숙원이었던 슈퍼 히어로 집단 '어벤져스'의 영화화가 [아이언맨]의 흥행 성공으로 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마블 코믹스의 대표적인 히어로인 '스파이더맨'은 판권 문제로 [어벤져스]에 합류할 수가 없었고, '헐크'의 경우는 2003년 [헐크]가 예상 외의 흥행 부진을 겪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언맨]이 흥행에 성공하며 마블 코믹스는 비로서 [어벤져스]를 이끌고갈 리더를 구한 것입니다.
[어벤져스]의 멤버들 모두 모두 모여라.
[아이언맨]의 흥행으로 불붙기 시작한 '어벤져스'의 영화화는 팀을 이룰 다른 영화들이 만들어지며 지금까지 할리우드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거대한 프로젝트로 완성됩니다.
우선 2008년 '헐크'가 [인크레더블 헐크]로 리부팅됩니다. 비록 [인크레더블 헐크]는 기대했던 것만큼의 흥행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것은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브루스 배너를 연기한 에드워드 노튼이 [어벤져스]의 합류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어벤져스]에서 브루스 배너 역은 마크 러팔로가 연기했는데, 애초에 [인크레더블 헐크]의 흥행이 그다지 크지 않아 브루스 배너의 배우 교체는 [어벤져스]의 흥행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습니다.
북유럽의 신화를 슈퍼 히어로 영화와 접복시킨 [토르 : 천둥의 신]도 신의 한수였습니다.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신화의 세계관을 [어벤져스]의 세계관과 접목시킴으로서 [어벤져스]는 그저 슈퍼 히어로가 악당을 처부수는 단순한 영화가 아닌, 우주적 세계관을 가진 SF 걸작이 되었습니다.
[퍼스트 어벤져]의 경우는 '캡틴 아메리카'라는 슈퍼 히어로를 내세운 만큼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흥행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어차피 [어벤져스]에서는 '아이언맨'이 중심을 잡고 있기에, 이 역시도 [어벤져스]의 흥행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아이언맨 1, 2],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 천둥의 신], [퍼스트 어밴져]가 한데 뭉쳐 만들어진 [어벤져스]는 북미 흥행 수입만 6억2천3백만 달러, 월드와이드 성적은 무려 15억1천1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전세계 영화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습니다.
기존 슈퍼 히어로의 리부팅, 그리고 [어벤져스 2]
이제 마블 코믹스의 영화는 '어벤져스'의 멤버와 '어벤져스'의 멤버가 아닌 영화들로 나뉩니다. '어벤져스'의 멤버인 슈퍼 히어로는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이고, '어벤져스'의 멤버가 아닌 슈퍼 히어로는 '엑스맨'과 '스파이더맨'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우선 '어벤져스'의 멤버가 아닌 영화들은 마블 코믹스의 초창기 영웅들인 만큼 리부팅이 절실합니다. 특히 마블 코믹스는 영웅 캐릭터의 보물 창고인 '엑스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미 [엑스맨]의 주인공이었던 '울버린'이 스핀오프로 제작되었습니다. 2009년에 개봉한 [엑스맨 탄생 : 울버린]이 바로 '울버린'의 영화입니다. 그리고 7월 23일에는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더 울버린]이 개봉한다고 하네요.
[엑스맨]은 [킥애스 : 영웅의 탄생]의 천재 감독 매튜 본에 의해 2011년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로 비기닝 탐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엑스맨]의 산파 역할을 한 브라이언 싱어가 복귀한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가 2014년에 개봉 대기중입니다.
마크 웹 감독에 의해 2012년 리부팅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역시 2014년 개봉을 목표로 한창 2편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록 '어벤져스'의 멤버가 되지는 못했지만, 이들의 영화는 여전히 슈퍼 히어로 영화팬들에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2013년 최고의 히트작인 [아이언맨 3]를 시작으로 [어벤져스 2]를 위한 '어벤져스' 멤버들의 영화들도 본격적으로 개봉 일정을 잡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토르 : 다크 월드]가 오는 11월에 개봉 예정이고,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도 2014년 개봉을 목표로 열심히 제작 중에 있다고 합니다.
DC 코믹스가 '저스티스 리그'의 제작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상태.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우먼'과 '아쿠아맨'까지 추억의 슈퍼 히어로를 다수 보유 중인 DC 코믹스의 반격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분명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는 DC 코믹스보다는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화적 재미로 그러한 약점을 메꿔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러한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의 한판 대결은 슈퍼 히어로 영화를 좋아하는 저와 같은 관객들에겐 크나큰 축복과도 같은 일이 아닐까요?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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