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3년 아짧평

[모래요정과 아이들] - 비록 <모래요정 바람돌이>는 아니지만...

쭈니-1 2013. 4. 8. 14:43

 

 

감독 : 존 스티븐슨

주연 : 케네스 브래너, 프레디 하이모어

 

 

비가 오는 토요일은 집에서 콕!

 

3월은 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주말마다 집에서 '콕'했고, 4월에 접어들어서는 제 바쁜 회사 업무 때문에 주말마다 회사에 나가야할지도 모를 상황. 결국 우리 가족의 유일한 주말 봄 나들이 기회는 4월 첫째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토요일 하루종일 비가 내렸고, 구피는 감기까지 걸려서 방 안에서 '콕'. 결국 저와 웅이는 방바닥만 긁으며 주말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웅이가 영화를 좋아하는 덕분에 주말에 비록 봄 나들이는 나가지 못했지만 웅이와 함께 영화 보기는 실컷 했습니다. 그날 웅이와 본 영화는 [모래요정과 아이들], 그리고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입니다.

특히 웅이는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을 아주 열광하면서 보더군요. 하긴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달달 외우고 있는 웅이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이 등장하는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은 매력적인 영화였을 것입니다. 웅이가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에 열광하는 덕분에 오는 8월에 개봉하는 [퍼시 잭슨과 괴물들의 바다]는 웅이와 함께 극장에서 오붓한 영화 데이트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의 영화 이야기는 아래를 클릭 ↓↓↓)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추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 제가 이야기할 영화는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이 아닌, [모래요정과 아이들]이라는 영화입니다. 2004년에 만들어진 판타지 영화로 국내에서는 미개봉된 영화입니다. 국내 미개봉작에 별 관심이 없는 제가 이 영화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단 한가지 '모래요정' 때문입니다.

1985년 일본과 영국이 합작으로 만든 TV용 애니메이션 <모래요정 바람돌이>를 아시나요? 요즘도 가끔 TV를 틀면 EBS에서 방영하는 것을 보곤 하는데, 하루에 소원 한가지씩 들어주는 '모래요정'과 개구쟁이 아이들의 일화를 다룬 애니메이션입니다.

특히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주제곡은 아직도 애니메이션 주제곡 중에서 명곡으로 손꼽힙니다. 저도 가끔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부른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모래요정과 아이들]이라는 영화를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실사판이라 생각해서 국내 미개봉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골랐습니다. 웅이와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추억을 공유하고 싶다는 욕심에서 말입니다.

 

일단 내가 알던 '모래요정'은 아니다.

 

하지만 [모래요정과 아이들]의 '모래요정'은 비주얼에서부터 내가 알던 '모래요정'은 아니었습니다. 노랗고 통통한 귀여운 이웃집 아저씨같았던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모래요정'과는 달리, [모래요정과 아이들]의 '모래요정'은 달팽이같은 외모에 조금은 실술궃은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모래요정 바람돌이>보다는 [모래요정과 아이들]이 원작에 좀 더 충실하다고 하네요. [모래요정과 아이들]은 1908년에 발쵸된 이디스 네스빗 원작의 동화를 각색한 영화입니다. 원작에서도 '모래요정'은 흉칙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하니 애초에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일본 애니메이션답게 '모래요정'은 귀여운 캐릭터화한 셈입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하루에 한가지씩 '모래요정'이 소원을 들어주고, 그러한 소원으로 인하여 말썽이 생긴다는 내용은 <모래요정 바람돌이>와 비슷해서 저는 [모래요정과 아이들]을 보면서 꽤 즐거웠답니다.

 

[나니아 연대기]가 떠오르다.

 

사실 [모래요정과 아이들]을 보면서 떠오른 것은 <모래요정 바람돌이>뿐만이 아닙니다.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 떠올랐습니다. 

[모래요정과 아이들]은 세계 1차대전으로 인하여 부모님과 잠시 떨어져 시골의 괴짜 삼촌의 집에 머물게된 다섯 아이들. 그들은 온실에는 절대 들어가지 말라는 금기를 어기고 온실에서 비밀 통로를 발견, '모래요정'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모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한 설정은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으로 인하여 부모님과 떨어져 시골 별장의 괴짜 교수의 집에 머문 네 남매가 마법의 옷장을 통해 신비로운 나라 나니아로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의 기본 설정입니다.

물론 [모래요정과 아이들]은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처럼 이야기 자체를 거대한 판타지의 세계관으로 확장시키지 않고 그저 1차 세계대전의 파일럿으로 참전한 아빠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다섯 아이들의 작은 소망에 머물렀지만... [모래요정과 아이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웅이를 보며 웅이에게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를 보여줘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