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롭 코헨
주연 : 타일러 페리, 매튜 폭스, 에드워드 번즈, 레이첼 니콜스
최고의 프로파일러 '알렉스 크로스'는 누구?
프로파일러는 일반적인 수사 기법으로는 해결되기 힘든 연쇄살인사건 수사 등에 투입되어 용의자의 성격, 행동유형 등을 분석하고, 도주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정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범죄심리분석관 또는 범죄심리분석요원이라고도 합니다.
'알렉스 크로스'는 미국의 소설가 제임스 패터슨에 의해 탄생한 최고의 FBI 프로파일러 캐릭터입니다. '알렉스 크로스'를 주인공으로 삼은 그의 소설 중에서 이미 [키스 더 걸]과 [스파이더 게임] 등이 영화화되며 미국에서는 유명한 캐릭터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은 좀 낯선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롭 코헨 감독의 신작 [알렉스 크로스]는 '알렉스 크로스'가 FBI 프로파일러가 되기 이전, 디트로이트 소속 프로파일러팀 시절을 그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제임스 패터슨의 베스트샐러 <I, aiex cross>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어찌보면 [키스 더 걸], [스파이더 게임]의 프리퀼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알렉스 크로스' 역의 타일러 페리는 누구?
[알렉스 크로스]는 '알렉스 크로스'가 FBI 프로파일러가 되기 이전, 그러니까 '알렉스 크로스'의 탄생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그렇기에 [알렉스 크로스]는 [키스 더 걸], [스파이더 게임]에서 '알렉스 크로스' 역으로 활약한 모건 프리먼을 대신하여 타일러 페리를 새로운 그리고 젊은 '알렉스 크로스'로 내세웁니다.
타일러 페리. 국내에서는 낯선 배우이지만 미국에서는 흥행이 보장된 흑인 코미디 배우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배우입니다. 특히 그가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맡은 이른바 '마디아' 시리즈는 1천만 달러가 채 되지 않는 적은 제작비로 꾸준히 수천만 달러의 흥행을 올리며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되었습니다.
결국 타일러 페리에게도 [알렉스 크로스]는 이미지 변신을 위한 모험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마디아' 시리즈보다 훨씬 많은 3천5백만 달러의 제작비를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 흥행수입은 '마디아' 시리즈에도 훨씬 못미치는 2천5백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미국 관객들은 타일러 페리의 이미지 변신을 받아들이지 못한 셈입니다.
최고의 프로파일러의 활약담이라고 하기엔...
결국 [알렉스 크로스]는 미국에서 흥행 실패작의 낙인이 찍히고 말았습니다. [키스 더 걸]이 1997년에 개봉해서 북미에서만 6천만 달러를 벌여 들였고, 2001년에 개봉한 [스파이더 게임]은 북미에서 7천4백만 달러, 월드와이드로 1억5백만 달러를 벌여 들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까지 월드와이드 흥행수입이 3천만 달러에 불과한 [알렉스 크로스]의 흥행 성적은 처참하기까지합니다.
'알렉스 크로스'라는 미국인이 사랑하는 캐릭터와 타일러 페리라는 미국인이 사랑하는 배우의 조합. [알렉스 크로스]의 흥행 실패는 언뜻 이해가 잘 안됩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이 영화가 왜 미국 관객의 외면을 받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영화의 오프닝. '알렉스 크로스'(타일러 페리)와 그의 동료 토미(에드워드 번즈), 모니카(레이첼 니콜스)가 범인을 쫓는 장면이 나옵니다. 프로파일러라면 머리를 써서 범인을 쫓아야 할텐데, 이 영화의 오프닝에서 '알렉스 크로스'는 머리보다는 몸을 씁니다.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냉혹한 킬러인 일명 피카소(매튜 폭스)를 뒤쫓으면서 그는 머리보다는 주로 몸을 씁니다. 그가 프로파일러임을 드러내는 장면은 사건 현장이 아닌 아내의 임신을 맞출 때의 장면 뿐입니다.
[키스 더 걸], [스파이더 게임]에서 모건 프리먼이 번뜩이는 추리를 통해 연쇄 살인범을 뒤쫓았던 것과는 달리 [알렉스 크로스]의 타일러 페리는 프로파일러가 아닌 액션 히어로처럼 행동을 할 뿐입니다.
이런 이미지 변신 실패는 처음이 아니다.
결국 [알렉스 크로스]가 가장 큰 패착은 '알렉스 크로스'라는 캐릭터가 전혀 '알렉스 크로스'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알렉스 크로스'의 활약담도, '알렉스 크로스'를 연기한 타일러 페리도, 전혀 '알렉스 크로스'같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트리플 X 2 : 넥스트 레벨]의 아이스 큐브를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롭 코헨 감독이 빈 디젤을 기용해서 2002년에 연출한 [트리플 X]는 [분노의 질주]와 함께 롭 코헨 감독과 빈 디젤에게 어마어마한 성공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빈 디젤이 [트리플 X] 2편의 출연을 거절하자 제작사는 흑인 코미디 배우로 인기가 높은 아이스 큐브를 빈 디젤의 대타로 내세웠고, 리 타마호리 감독에게 연출을 맡겼습니다. 그렇게 완성한 [트리플 X 2 : 넥스트 레벨]은 북미 흥행 2천6백만 달러의 처참한 실패를 거둡니다.
재미있는 것은 롭 코헨 감독과 리 마타호리 감독의 엇갈린 운명입니다. [트리플 X]로 흥행 성공한 롭 코헨 감독은 [알렉스 크로스]에서 흑인 코미디 배우 타일러 페리를 내세우며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그리고 리 타마호리 감독은 [스파이더 게임]에서 '알렉스 크로스'가 등장하는 영화 중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지만 [트리플 X 2 : 넥스트 레벨]에서는 흑인 코미디 배우 아이스 큐브를 내세우며 실패를 맛본 셈입니다.
프로파일러를 내세운 스릴러? 그냥 가벼운 액션으로 보자!
[알렉스 크로스]를 재미있게 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의 [키스 더 걸], [스파이더 게임]에서의 스릴러적 재미를 잊어버리고, 전문 킬러에게 아내를 잃은 한 남자의 복수극에 초점을 맞추면 됩니다. 비록 '알렉스 크로스'는 프로파일러의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온 몸으로 킬러와 맞서 싸우며 꽤 흥미진진한 액션은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냉혹한 킬러 피카소를 연기한 매튜 폭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비짝 마른 몸매에 선한 눈을 가진 이 사내는 오히려 그러한 자신의 특징을 이용하여 피카소라는 캐릭터를 더욱 인상깊게 만들었습니다. 아내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으로 활활 타오르는 '알렉스 크로스'보다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잃지 않던 피카소가 영화가 끝나면 더 기억에 남더군요.
뭐 비록 [알렉스 크로스]는 타일러 페리를 내세운 '알렉스 크로스'의 탄생기는 실패한 셈이지만, 그래도 [키스 더 걸], [스파이더 게임]이후 잊혀졌던 캐릭터를 다시 꺼내든 것에 만족해야할 영화입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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