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영화에 대한 생각들

[박수건달], [7번방의 선물]... 이제는 [파파로티]이다.

쭈니-1 2013. 2. 27. 10:09

 

 

2013년 한국영화의 대박은 어느 영화에서 시작되었는가?

 

2013년 한국영화는 흥행 대박의 신화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8주차까지 진행된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단 한번도 외국영화에게 박스오피스 TOP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고, 벌써 천만 돌파 영화가 배출되었을 정도이니 사상 유래없는 대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2013년 한국영화 흥행 대박은 어느 영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주말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2013년 1주차 박스오피스 1위는 [타워]입니다. 하지만 [타워]는 2012년 12월에 개봉한 영화이니 제외하고... 순수하게 2013년에 개봉한 영화 중에서 한국영화 대박을 실질적으로 이끈 영화는 다름 아닌 [박수건달]입니다.

1월 9일에 개봉한 [박수건달]은 박신양을 내세운 조폭 코미디 영화입니다. [박수건달]의 조진규 감독은 조폭 코미디의 흥행 신화를 열어제낀 [조폭 마누라]로 감독에 데뷔한 이래 [어깨동무], [조폭 마누라 3] 등 조폭 코미디를 꾸준히 찍어온 감독이고, 주연인 박신양 역시 [약속], [달마야 놀자] 등에서 조폭 연기를 해서 익숙해진 배우입니다.

이렇듯 이젠 한 물 갔다는 평을 받던 조폭 코미디는 조진규 감독과 박신양에 의해 다시 부활하였습니다. [박수건달]은 개봉 첫 주 당당하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더니 개봉 2주차에는 내한까지한 톰 크루즈 주연의 [잭 리처]를 물리치며 2주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했습니다. 지금 현재 [박수건달]의 누적 관객수는 389만명. [7번방의 선물], [베를린]에 이어 2013년 박스오피스 전체 3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7번방의 선물]의 천만 신화

 

[타워]에 이어 [박수건달]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자, 그 바통을 이어 받은 영화는 다름아닌 천만 신화의 대박 영화 [7번방의 선물]이었습니다. [7번방의 선물]은 설날 연휴를 앞두고 개봉해서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2주차에는 한국형 블럭버스터 [베를린]에게 왕좌를 잠시 내줬지만 3주차에 다시 1위 자리를 빼앗아 왔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개봉 5주만에 천만 신화를 달성하기에 이릅니다.

솔직히 [7번방의 선물]이 개봉하기 전까지만해도 아무도 이 영화가 대작 [베를린]을 이길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7번방의 선물]은 [베를린]도 따돌렸고, 2012년 천만 신화를 달성했던 [광해, 왕이 된 남자]보다 빠른 속도로 누적 관객수를 채워 넣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추세대로라면 1,200만은 충분히 가능하며 1,300만을 넘어 한국영화 흥행사를 새로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실 [박수건달]과 [7번방의 선물]은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입니다. 일단 코미디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 어린 아이를 내세워 마지막의 감동 코드를 완성하는 것까지 비슷합니다. 그리고 주연 배우들의 망가짐 역시 빠질 수가 없습니다. [박수건달]의 박신양은 조폭에서 박수무당 분장을 하며 망가졌고,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은 6살 지능을 가진 어른 용구가 되어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습니다.

 

 

 

조폭 코미디의 부활? 아니, 조폭 감동 드라마의 시작

 

[박수건달]과 [7번방의 선물]의 공통점을 하나 더 고르라면 바로 조폭의 존재입니다. 조폭은 한국영화에서 코미디의 소재였습니다. 다른 나라에는 존재하기 힘든 조폭 코미디라는 우리만의 장르를 만들어내며 한때 한국영화의 주류 장르로 발돋음하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관객들은 조폭을 내세운 코미디에 식상함을 느꼈고, '가문 시리즈' 만이 매년 조폭 코미디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박수건달]은 바로 그러한 조폭 코미디의 부활을 알린 영화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박수건달]은 코미디보다 감동 코드에 더욱 집중함으로서 조폭 소재 영화의 변화를 알린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는 [7번방의 선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용구의 교도소 동기들 중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것은 조폭인 소양호(오달수)입니다. 그리고 교도소 7번방의 분위기는 영락없이 조폭 코미디의 세계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7번방의 선물] 역시도 코미디보다는 감동 코드에 더욱 집중합니다. 소양호를 비롯한 7번방의 죄수들은 분명 웃겼지만, 그러한 웃음 뒤에는 눈물이라는 감정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파파로티]가 이제 그러한 바통을 이어 받으려합니다. [파파로티]는 [소름], [청연]의 윤종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이제훈과 한석규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입니다.

 

 

 

조폭은 이제 더이상 코믹한 소재가 아니다.

 

[파파로티]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한때 잘나가는 성악가였지만 지금은 촌구석 예고의 음악 선생인 상진(한석규)에게 천부적인 노래 실력을 지녔으나 일찍이 주먹 세계에 입문한 조폭 장호(이제훈)을 가르쳐 콩쿨에서 입상하라는 미션이 떨어집니다.

싸늘한 교육열, 까칠함만 충만한 상진에겐 장호의 모든 것이 불만입니다. 전학 첫날 검은 승용차에 어깨들을 대동하고 나타나고, 수업 중에는 큰형님의 전화는 무조건 챙겨받는 장호. 과연 상진은 장호의 재능을다시 깨울 수 있을까요?

[파파로티]는 조폭을 내세운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코미디 장르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하긴 [7번방의 선물] 역시 코미디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영화이긴 합니다. 결국 [파파로티]는 조폭이라는 거대한 벽에 갇힌 장호가 그 벽을 깨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는 감동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박수건달]도 그랬고, [7번방의 선물]의 조양호도 그러했습니다. [박수건달]의 박광호는 조폭이라는 자신의 껍질을 깨고 무당으로서 산자와 죽은자의 세계를 연결하는 것에 보람을 찾습니다. [7번방의 선물]은 글을 배우기 시작한 조양호가 출소 이후 조폭으로의 복귀가 아닌 목사가 되는 설정이 나옵니다. [박수건달], [7번방의 선물], [파파로티]는 공통적으로 조폭이라는 벽을 허물고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셈입니다.

 

 

 

흥행 배우 한석규, 군대간 이제훈

 

[파파로티]가 [박수건달]과 [7번방의 선물]의 흥행을 이을 수 있을런지는 이 영화의 감동 코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주연을 맡은 한석규와 이제훈의 매력 역시 흥행의 중요한 키포인트입니다.

한석규는 [쉬리]를 통해 한국 최초의 블록버스터 흥행 배우로 등극한 바 있습니다. 비록 결혼과 더불어 한동안 활동을 중지했고, 복귀 후에도 예전과 같은 흥행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최근 [베를린]을 통해 그의 저력이 살아 있음을 만천하에 드러냈습니다.

특히 [베를린]에서 드러난 그의 매력은 극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을 보필해주는 든든한 조력자로서의 새로운 가치였습니다. [베르린]에서 한석규가 연기한 정진수가 없었다면 표종성(하정우)의 활약은 훨씬 밋밋했을 것입니다. [파파로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역할은 장호가 자신의 껍질을 깨는 것을 도와주는 멘토이자 조력자입니다. [베를린]에 이은 한석규의 매력이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이제 군대간 이제훈은 군대 가기 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영화에 쏟아부은 느낌입니다. 이미 [건축학개론]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폭발시켰던 그는 [점쟁이들]에 이어 올해에만 [분노의 윤리학]과 [파파로티]를 개봉시키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각의 영화에서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준 이제훈. 과연 [파파로티]에서 거친 남자의 매력도 보여줄 수 있을런지 기대됩니다. [박수건달]과 [7번방의 선물]에 이은 조폭 감동 드라마의 신작 [파파로티]는 3월 14일에 개봉합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