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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흑역사는 이제 막을 내린다... [스토커]

쭈니-1 2013. 2. 15. 11:28

 

 

2013년은 한국 영화계의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다.

 

2013년은 한국 영화계의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3인의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신작을 공개하기 때문이죠. 야구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가 미국 메이저리그라면 영화를 하는 사람들에게 할리우드는 말 그대로 꿈의 무대입니다. 세계에서 내놓으라 하는 감독, 배우들이 할리우드에서 능력과 매력을 뽐냅니다.

몇 년전만해도 우리는 홍콩의 오우삼과 서극 감독 그리고 배우 이연걸, 주윤발 등이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만 봐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 [스피드 레이서], [닌자 어쌔신]의 정지훈, [지. 아이. 저], [레드 2]의 이병헌,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배두나 등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해서 매력을 뽐내기 시작했죠. 그리고 2013년 드디어 우리나라의 감독들이 능력을 뽐낼 차례인 것입니다.

이미 김지운 감독이 아놀드 슈왈제네거, 포레스트 휘태커를 주연을 내세운 액션 [라스트 스탠드]가 1월 18일 개봉했고,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연달아 개봉 대기 중입니다.

 

어서 빨리 한국 감독들의 할리우드 진출작을 보고 싶다.

 

 

한국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역사는?

 

하지만 2013년 들어서 갑자기 한국 감독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한 것은 아닙니다. 비록 짧은 역사이지만 할라우드에 진출한 선구자들이 분명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한국 감독 중에서 할리우드 진출을 맨 처음 이루어낸 사람은 다름아닌 심형래입니다. 우리에겐 전설적인 코미디언으로 더 익숙하고, 최근에는 각종 안좋은 소식을 전하고 있는 심형래. 그가 의욕적으로 연출한 SF 판타지 [디 워]가 2007년 9월 14일에 미국 전역의 2,277개의 극장에서 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개봉 첫 주 성적은 고작 504만 달러로 박스오피스 5위에 그쳤고, 1,097만 달러라는 부진한 성적만을 기록한채 쓸쓸히 막을 내렸습니다.

이후 심형래는 하비 케이틀과 자기 자신을 주연으로 내세운 갱스터 코미디 [라스트 갓파더]로 [디 워]의 흥행 실패를 만회하려 했습니다. 2011년 4월 1일 58개의 개봉관에서 제한 상영한 [라스트 갓파더]는 결국 16만 달러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다시 흥행 실패를 기록했습니다.

심형래 감독과 더불어 한국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이승무 감독입니다. 그가 연출을 맡은 장동건, 제프리 러쉬, 케이트 보스워스 주연의 독특한 서부 액션극 [워리어스 웨이]는 2010년 12월 3일 미국 전역의 1,622개 극장에서 첫 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개봉 첫 주 성적은 3백만 달러로 9위. 결국 566만 달러라는 처참한 흥행 기록만을 남겼습니다. [워리어스 웨이]의 제작비가 4,200만 달러임을 감안한다면 폭삭 망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한국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흑역사 이야기는 이제 그만해!

 

 

한국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흑역사는 이제 그만

 

물론 심형래 감독과 이승무 감독은 엄밀히 따진다면 할리우드 진출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영화가 할리우드 자본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심형래 감독의 영화는 엄연히 한국 영화이고, 이승무 감독의 [워리어스 웨이]는 한국과 뉴질랜드의 합작영화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순수하게 할리우드 자본의 영화로 할리우드를 진출한 첫 감독은 [라스트 스탠드]의 김지운 감독인 셈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라스트 스탠드]의 흥행 성적 역시 처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2013년 1월 18일 미국 전역의 2,913개의 극장에서 개봉한 [라스트 스탠드]는 628만 달러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9위에 그쳤고, 현재까지 1,192만 달러의 흥행 성적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제작비가 4,500만 달러임을 감안한다면 흥행 실패작의 꼬리표를 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쯤되면 한국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은 흑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흥행 성적에서 만큼은 철저하게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할리우드에 진출한 가장 성공적인 동양감독인 오우삼 감독 역시 할리우드 진출 초기작인 [하드 타겟], [브로큰 애로우]로 기대보다는 실망스러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그의 첫 할리우드 흥행작인 [페이스 오프]는 세번째 연출작입니다. 우리가 한국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의 흥행 실패에 너무 상심하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너무 조바심내지 말아.

여유롭게 기다리면 언젠가는 대박 흥행 영화가 나올테니까.

 

 

우리에겐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가 있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의 흥행 실패 소식에 잔뜩 기가 죽은 우리나라 영화팬들에겐 아직 희망이 남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박찬욱 감독의 매혹적인 스릴러 [스토커]가 평단의 호평 속에 개봉 대기 중이기 때문입니다.

[스토커]는 18살 생일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빠를 잃은 소녀 인디아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 찰리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매혹적이면서 섬뜩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주목되는 것은 주연 배우진입니다. 2002년 [물랑 루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었고, 결국 이듬해인 2003년 [디 아워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연기파 배우 니콜 키드만이 인디아의 어머니 이블린 에비 스토커 역을 맡았습니다.

최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제인 에어], [로우리스 : 나쁜 영웅들]을 통해 할리우드 신세대 여배우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아 바시코브스카가 주인공인 인디아 역을 맡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단지 조금 아쉬운 것은 찰리 역을 맡기로 내정되었던 [킹스 스피치]의 연기파 배우 콜린 퍼스가 아직은 낯선 배우인 매튜 구드로 변경되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서의 매튜 구드의 연기는, 조금은 푸근한 이미지인 콜린 퍼스에게 없는 날카로움이 엿보였습니다. 어쩌면 콜린 퍼스에서 매튜 구스로 바뀐 것은 전화위복일지도...

 

그렇게 아쉬운 눈으로 쳐다보지 말아줘.

나를 선택한 박찬욱 감독의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해 보일테니까.

 

 

해외 언론에서 먼저 알아본 [스토커]

 

[스토커]는 선댄스 영화제 프리미어를 통해 공개된 이후 '놀랍고 기이한 스릴러와 동화적 요소, 현대적인 감각의 뒤클림을 박찬욱 감독의 방식으로 담아냈다.'(Variety), '고금을 통틀어 가장 기교있는 스릴러'(Hollywood Reporter), '질식시킬 듯한 힘이 있다.'(Guardian [UK]), '박찬욱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고유의 색을 유지했다. [스토커]는 박찬욱 감독을 새로운 세대의 히치콕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해줄 것이다.'(HeyUGuys UK), '완벽한 짜임새의 스릴러는 격렬한 긴장감을 지닌 감성적인 미장센과 함께 박찬욱 감독 연출력의 최상을 선보인다.'(Twitchfilm) 등 해외 언론의 극찬과 함께 관객들의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연필로만 스케치한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비주얼의 티저 포스터는 영국의 저명한 영화지 엠파이어에서 '올해의 포스터'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스토커]는 개봉 전부터 해외 언론과 관객들이 먼저 알아본 셈입니다.

이제 우리 관객 차례입니다. [스토커]는 오는 2월 28일 전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한다고 합니다. 개봉 전에 2월 21일, 여의도 CGV에서 박찬욱 감독과 미아 바시코브스카의 레드카펫 행사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과연 [스토커]는 한국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 흑역사를 끝내고 우리 관객 뿐 아니라, 전세계 관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요? 조만간 이러한 궁금증은 해소될 것입니다.

 

할리우드에서 새로운 영화 역사를 써내려갈

박찬욱 감독을 응원합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