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흠... 오늘이 제 생일입니다. 마흔번째 생일.
이제 빼도 박도 못하고 내 30대의 찬란한 날들이 저물어 버렸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군요.
오늘 생일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 구피가 끓여주는 미역국도 먹고, 오늘 저녁엔 구피와 함께 영화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20대 생일에는 친구들과 시끌벅적하게 술 마시며 생일을 보냈고, 30대 생일에는 구피와 함께 제법 로맨틱하게 생일을 보냈는데, 마흔번째 생일이 되니 그냥 무덤덤합니다.
뭐 그래도 마음만큼은 아직 20대라고 울부짖으며...
이번 주에 새롭게 개봉하는 영화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대작? [7번방의 선물], [데드폴]
사실 이번 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극장에서 볼거야.'라는 마음이 들만한 영화가 없습니다. 물론 이번 주에 개봉하는 신작 영화들 모두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춘 영화이지만 제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영화들은 아닙니다.
[7번방의 선물]이 그러합니다. [최종병기 활], [아이들...]을 거쳐 2012년에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진가를 발휘한 연기파 배우 류승룡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감동 코드를 향해 확실하게 정조준을 한 영화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최악의 흉악범들이 모인 교도소 7번방에 6살 지능을 가진 딸바보 용구가 들어옵니다. 평생 죄만 짓고 살아온 7번방 패밀리들에게 떨어진 미션은 바로 용구의 딸 예승이를 외부인 절대 출입금지인 교도소에 반입하는 것! 과연 7번방 패밀리의 계획은 성공을 거둘까요?
일단 예고편에서부터 화제를 모았던 류승룡의 코믹 연기가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정만식 등 명품 조연들이 대거 출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억지로 눈물을 쥐어 짜려고 하는 너무 과도한 감정 코드에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제 입장에서는 [7번방의 선물]이 조금 눈에 뻔히 보이는 감동 코드라 극장에서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그래도 이번 주에 개봉하는 영화 중에서 확실한 기대작이 없는 만큼 웬만하면 극장에서 보게 될 듯...
두번째 영화는 [데드폴]입니다. 에릭 바나와 올리비아 와일드가 출연하는 이 액션 영화는 카지노를 털고 도망 중이던 애디슨과 라이자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입니다. 계속 범죄를 저지르는 오빠 애디슨과는 달리 라이자는 전직 복서 제이와 사랑에 빠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범죄를 멈출 수 없던 애디슨은 제이를 부모를 인질로 잡는데...
오랜만에 만나는 화끈한 액션 영화이지만 2012년 12월 7일 미국 개봉 성적은 처참함 그 자체입니다. 개봉 첫 주 11개 극장에서 1만9천 달러의 흥행으로 63위, 2주차에는 17개로 상영관수는 늘렸지만 성적은 1만6천 달러로 56위. 이 영화의 최종 미국 흥행 수입은 6만4천달러입니다. 이렇게 미국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한 영화는 아무래도 완성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런 액션 스릴러 영화의 경우는 더욱 더...
보고는 싶지만... 무섭다... [마마], [더 헌트]
사실 [7번방의 선물]과 [데드폴]보다 더 보고 싶은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마마]입니다. 지난 주말 미국에서 개봉하여 2천8백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리며 당당하게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이 공포 영화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기획을 해서 더욱 유명해진 영화입니다. 길예르모 델 토로가 누구냐고요? 바로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를 연출한 감독이며, [오퍼나지 : 비밀의 계단], [줄리아의 눈] 등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길예르모 델 토로가 감독하거나 제작에 참여한 공포 영화는 단순한 공포 보다는 조금은 슬픔이 느껴지는 아련한 공포를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마마] 역시 마찬가지인데 버려진 오두막에서 5년간 살아남은 아이들이 발견되고, 그 아이들을 삼촌이 키우기 위해 집으로 데려오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공포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광고 카피가 섬뜩한데 '엄마의 사랑은 영원하다! 죽어서도...'입니다. 웬지 영화의 분위기가 잠작되지 않으십니까?
그래서 [마마]가 너무 보고 싶지만... 요즘들어서 무서운 영화는 꺼려져서 보고 싶은 마음 뿐, 실제로 극장에 향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30대 중반까지만해도 공포 영화도 잘 봤는데... 나이가 드니 점점 공포 영화는 못보게 되네요.
[더 헌트]는 사회 공동체의 집단 본성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수작이라고 합니다. 이혼 후, 고향으로 내려온 유치원 교사 루카스는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며 아들 마커스와 함께 하는 행복한 삶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루카스를 둘러 싼 한 소녀의 사소한 거짓말이 전염병처럼 마을로 퍼지고,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루카스는 마을 사람들의 불신과 집단적 폭력 속에서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영화의 내용은 얼핏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의 [크루서블]과 비슷한데, [크루서블]이 1692년 미국의 마녀 사냥을 소재로한 영화라면 [더 헌트]는 현재를 배경으로 더욱 섬뜩함을 안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인간의 집단적 폭력성. 어쩌면 [마마]보다 더 무서운 영화가 [더 헌트]가 아닐런지...
이번 주는 애니메이션을 조금 쉬어볼까? [드래곤 헌터], [명탐정 코난 : 은빛날개의 마술사],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겨울방학을 맞이한 어린이 관객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이 세 편이나 개봉하는 군요. 지난 주까지 매주 웅이와 함께 극장에서 시간을 보냈던 저는 이번 주에는 극장이 아닌 조금 추워도 야외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 개봉하는 애니메이션들은 극장 관람을 포기.
사실 극장 관람을 포기하기에 가장 아쉬운 영화는 [드래곤 헌터]입니다. 웅이가 좋아하는 드래곤이라는 소재와 미국 애니메이션이 아닌 프랑스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웅이에게 보여주고 싶네요. 내용은 좀비 드래곤으로 인하여 위기에 빠진 마을을 구하기 위해 어린 공주 조이가 동화 속의 은빛 기사를 찾아 떠난다는 내용입니다. 결국 그녀가 만난 은빛 기사는 사기성이 가득한 '드래곤 헌터'. 조이 공주의 돈을 노린 그들은 조이 공주를 도와주겠다는 거짓말을 하고 공주를 따라 나선다고 합니다. 흠...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에서 [벅'스 라이프]가 조금 떠오르네요.
[명탐정 코난 : 은빛날개의 마술사]는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의 8번째 극장판이자 국내에선 5번째 개봉작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최신작은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2004년에 개봉해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최근에 일본에서 개봉한 [명탐정 코난 극장판]이 17번째 작품임을 감안한다면 [명탐정 코난 : 은빛날개의 마술사]는 아주 옛날 옛적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만큼 이번 영화의 완성도가 좋다는 반증일지도. 그러나 웅이가 너무 어려서 아직은 무리라는...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는 자랑스러운 우리 애니메이션으로 첫번째 극장판입니다. 하지만 [명탐정 코난 극장판 : 은빛날개의 마술사]와는 달리 [뽀로로 극장판 슈퍼썰매 대모험]은 웅이가 너무 커서 이 영화에 흥미를 갖지 않네요. 하긴 웅이는 어렸을 적에도 <뽀로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아직 내겐 머나먼 다큐멘터리... [나비와 바다], [마돈나 : 라이크 어 버진] & [레이디 가가 : 온 더 엣지] (추가)
이번 주에는 두 편(아니 세 편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의 다큐멘터리가 새롭게 선을 보입니다. 그 중에서 [나비와 바다]는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 커플의 사회의 편견을 딛고 사랑을 이루어 나가는 모습을 담은 영화입니다.
그리고 [마돈나 : 라이크 어 버진]은 1983년 데뷔해서 팝의 아이콘이 된 마돈나가 데뷔 시절의 엇갈린 평가 속에서 전 세계 음반 판매 1위의 디바로 우뚝 서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영화이며 [레이디 가가 : 온 더 엣지]는 마돈나에 이어 새로운 팝의 아이콘이 된 레이디 가가의 이야기라고 하네요. 흥미로운 것은 [마돈나 : 라이크 어 버진]과 [레이디 가가 : 온 더 엣지]가 같은 상영관에서 동시 상영을 한다는 점입니다. 신, 구 팝의 아이콘을 서로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듯하네요.
이 외에도 아직 상영관을 잡지 못한 영화로는 프랑스의 범죄 액션 [아르센 루팡]과 셀마 블레어, 에이미 스마트, 제이슨 리, 지오바니 리비시, 케빈 폴락, 보 브리지스 등 호화 캐스팅에 빛나는 [콜럼버스 서클]가 있습니다. 이들 영화의 상영관이 확정되면 추가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손가락 추천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진심어린 소중한 댓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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