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영화에 대한 생각들

올 겨울, 웅이의 동심 여행 [주먹왕 랄프]

쭈니-1 2012. 12. 5. 15:41

 

 

웅이의 2012년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는가?

 

2012년도 이제 달력 한 장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혹시 기억하시나요? 2012년 웅이의 계획이 무엇이었는지... 2012년을 맞이한 웅이는 제게 '아빠, 제 2012년 계획은 극장에서 영화를 20편을 보는 것이예요.'라고 했었습니다. 그러한 웅이의 계획을 들은 제가 뿌듯했던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죠. 구피는 '누가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아니랄까봐.'라며 한숨을 지었지만, 저는 '그래? 그럼 아빠가 우리 아들의 계획을 적극 지원할께.'라며 껄껄 웃었었습니다. 

그렇다면 2012년이 한달 밖에 남아 있는 않은 상황에서 웅이의 2012년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저 역시 문득 궁금해져서 2012년에 웅이와 함께 극장에서 본 영화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장화신은 고양이],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 신비의 섬], [점박이 : 한반도의 공룡], [해피피트 2], [휴고], [로렉스], [마다가스카 3 : 이번엔 서커스다!],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아이스 에이지 4 : 대륙이동설], [새미의 어드벤쳐 2], [늑대아이], [테드 : 황금도시 파이티티를 찾아서], [메리다와 마법의 숲], [프랑켄위니], [가디언즈].

웅이가 볼만한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제가 보고 싶은 영화도 뒤로 미루고 웅이와 함께 극장으로 달려갔던 것 같은데... 이렇게 나열해보니 고작 15편 밖에 안되네요. 그렇다면 12월 한달동안 5편을 봐야 웅이의 2012년 계획이 완성되는 셈입니다.

 

어떻하지?

2012년에 열심히 극장에 다녔는데, 아직 20편을 채우지도 못했어. 

 

 

앞으로 웅이가 봐야할 영화들

 

그래서 개봉 대기작 중에서 웅이와 제가 극장에서 볼 영화들 리스트도 한번 뽑아 보았습니다. 일단 12월 13일에 개봉하는 [호빗 : 뜻밖의 여정]은 웅이는 물론이고, 저와 구피가 기대에 가득차서 기다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12월 19일에는 웅이가 1년 동안 기다린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와 [주먹왕 랄프], [호두까지 인형 3D]가 개봉합니다. 1주일에 세 편의 영화가 개봉하는 만큼 이들 중 한편 정도는 못 보게 될지도... 아마 못 보게 될 영화는 [호두까지 인형 3D]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2월 25일에는 [니코 : 산타비행단의 모험]이 개봉하지만 너무 저학년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라 솔직히 보게 될런지 미지수이고요, 12월 26일에 개봉하는 [잠베지아 : 신비한 나무섬의 비밀]도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웅이와 극장에서 보기로 확정된 영화는 세 편. 웅이의 2012년 계획을 위해 최대한으로 늘린다면 여섯 편입니다.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웅이의 2012년 계획을 맞춰줄 수도 있을 듯...

 

너무 걱정하지 말아!

2012년이 지나려면 아직 한 달이나 남았는걸...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주먹왕 랄프]에 대한 기대감이다.

 

남은 기간동안 웅이와 함께 볼 영화도 확정된 [호빗 : 뜻밖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번에 이미 했고... (↓ [호빗 : 뜻밖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 클릭)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 큐레무 VS 성검사 케르디오]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영화를 보고나서 피규어를 사야하는 문제가 더 관건일 듯 하고...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주먹왕 랄프]입니다. 어쩌면 [주먹왕 랄프]가 2012년 웅이와 저의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주먹왕 랄프]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자면... 8비트 게임 '다고쳐 펠릭스'에서 건물을 부수는 악당으로 나오는 '주먹왕 랄프'. 30년째 매일같이 건물을 부수며 직업에 충실해왔지만 악당이라는 이유로 누구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결국 랄프는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자기 게임에서 이탈하여 다른 게임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과연 그는 게임 세계의 새로운 영웅이 될 수 있을까요?

 

내가 바로 '다고쳐 펠렉스'의 악당 랄프이다!!!

 

 

제 2의 [토이 스토리]? 혹은 [슈퍼 배드]?

 

[주먹왕 랄프]에서 가장 인상적인 설정은 게임 속의 캐릭터들이 사실은 살아 있다는 설정입니다. 사실 그러한 설정은 그다지 낯설지 않습니다. 이미 픽사의 전설적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가 '우리 아이들의 장난감이 사실은 살아 있다.'라는 설정을 통해 많은 인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1996년 [토이 스토리]를 본 저는 제가 어린시절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들에 대해 미안함을 느껴야 했습니다. 조립식 로봇 장난감을 유난히도 좋아했던 저는 나이가 들면서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어릴 적 친구들인 장난감들을 쓰레기통에 넣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토이 스토리]처럼 그들에게도 생명력이 있다면 제게 얼마나 서운해 했을까요?

그런데 이제 [주먹왕 랄프]를 보고나면 게임을 하면서도 악당을 쳐부수는데 미안함을 느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역할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게임 속 악당이 되었지만 그들에게도 생명력이 있다면 분명 게임 유저에게 사랑받는 영웅이 되고 싶었을 것입니다.

[주먹왕 랄프]는 제 2의 [토이 스토리]에서 더 나아가 악당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트렌드에 발을 맞춥니다.  2010년 예상 외의 흥행 대성공을 거둔 [슈퍼배드], 그리고 2011년에 개봉한 [메가 마인드]는 영웅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기 보다는 사랑스러운 악당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슈퍼 배드]와 [메가 마인드]의 영화 이야기는 아래 클릭) 

 

 

 

비록 [주먹왕 랄프]는 [슈퍼 배드], [메가 마인드]와 주제 자체가 다를지 모르지만, 영화를 보는 웅이에게 이 세상은 단순히 선과 악,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악당이라 무조건 미워만 하지 말라고.

악당에게도 그만의 사연은 있는 법이니까.

 

 

2012년 12월 19일... 웅이와 함께 기다려본다.

 

[주먹왕 랄프]의 개봉일은 12월 19일입니다. 이제 2주 앞으로 다가온 셈입니다. 사실 2012년에 웅이가 세운 계획을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웅이와 열심히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극장을 다녔지만, 어쩌면 그것은 웅이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웅이 핑계를 대며 나이가 들면서 동심을 잃어가는 저를 위한 동심 여행이 아니었을까요? 웅이 덕분에 저는 2012년에 벌써 15편의 동심 여행을 갈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최소 세 편의 동심 여행이 저를 기다리고 있고요. 그 중에서 [주먹왕 랄프]는 화룡점정이 될 것입니다. 덕분에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저는 점점 천진난만해집니다. ^^

(↓아래 영상은 랄프가 가는 다른 게임의 세계 중의 하나인 슈팅게임 '히어로즈 듀티' 영상입니다. 이 영상을 보니 '히어로즈 듀티' 게임을 마구 하고 싶어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