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월리엄 프리드킨
주연 : 데이빗 카루소, 린다 피오렌티노, 채즈 팔민테리
* 해설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에로틱 스릴러 [원초적 본능]. 이 영화의 성공으로 폴 베호벤은 최고 흥행 감독이 되었고, 샤론 스톤은 단숨에 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원초적 본능]의 성공으로 할리우드 스타가 된 이가 또 있다. 바로 각본을 썼던 조 에스터하즈이다.
그가 또다른 에로틱 스릴러 [제이드]라는 영화의 각본을 가지고 돌아왔을때 할리우드는 바짝 긴장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연출을 맡은 이가 [프렌치 커넥션]으로 아카데미를 휩쓸은 명감독 윌리엄 프리드킨이니 할리우드의 긴장은 당연한 것이리라.
하지만 프리드킨 감독은 의외의 캐스팅을 보여주었다. 주연을 맡은 데이빗 카루소는 영화보다 TV에서 더 유명한 배우이다. 우리나라엔 니콜라스 케이지, 사무엘 L. 잭슨과 공연한 [이중노출]이라는 영화로 소개되었을 뿐 별다른 기록이 없는 배우이다.
린다 피오렌티노는 데이빗 카루소보다 더 생소한 배우이다. 미국에선 [마지막 유혹]으로 뉴욕영화 비평협회의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지만 [마지막 유혹]은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아 [제이드]는 우리나라 관객에게 린다 피오렌티노라는 여배우를 처음 소개시켜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 줄거리
백만장자가 손도끼에 찍혀 무참히 살해되는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사건 현장에서 여자들의 머리카락이 담겨있는 작은 상자들이 발견되는데 담당검사인 코렐리(데이빗 카루소)는 '玉'이라고 쓰여 있는 상자를 유심히 보게 된다. 수사도중 그는 백만장자의 금고에서 주지사의 정사사진을 발견, 주지사를 찾아가지만 사건을 조용히 처리하라는 압력을 받게 된다.
사건은 서서히 실마리를 풀게되고 코렐리는 그 백만장자가 권력가들을 상대로 매춘 행위를 했음을 알게되고 마침내 玉(제이드)이라는 묘령의 여자가 사건의 실마리란 것을 느끼게 된다.
제이드를 안다는 한 매춘부가 살해되고 코렐리는 백만장자의 별장에서 불에 타다만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하게된다. 그 비디오 속에는 아름다운 여인과의 격렬한 정사 장면이 들어있는데 그 주인공은 놀랍게도 코렐리의 오랜 친구이자 옛 연인인 트리나(린다 피오렌티노)였다.
집안이 좋고 부유한 자신의 친구 매트(채즈 팔민테리)와 결혼한 트리나. 그녀가 바로 제이드였던 것이다. 게다가 손도끼의 지문이 그녀의 것으로 판명되고 이제 코렐리는 트리나가 남편 몰래 다른 남자들과 정사를 벌이고 이를 감추기 위해 백만장자를 죽였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트리나는 코렐리에게 '자신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도움을 청하고 코렐리는 이를 무시한다. 그러나 백만장가 별장의 옆집에 살며 그 집에 드나든 인물들을 상세히 알고 있던 한 목격자가 살해되고 범행 시간에 트리나는 자신과 함께 있었음을 안 코렐리는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이 트리나가 아니고 그녀는 지금 위험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매트와 함께 트리나의 집으로 향하는 코렐리. 그의 예상대로 그녀는 괴한의 침입에 위기에 빠져 있었고 겨우 코렐리와 매트는 괴한을 제거한다. 그리고 그 괴한들은 바로 주지사의 측근들이었다. 코렐리는 결국 주지사의 측근들이 주지사를 매춘행위로 협박한 백만장자를 살해하고 그 증인인 매춘부, 그리고 별장의 목격자를 차례로 살인했다는 결론을 얻게 되고 사건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트리나는 백만장자를 살해한 인물은 바로 매트임을 알게되고 영화는 끝이난다.
* 감상평
완전한 [원초적 본능]의 복습이다. 한 남자가 살해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영화 도입부부터 강력한 용의자인 트리나를 검사인 코렐리가 사랑한다는 설정. 그리고 결말을 내지 않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까지.
조 에스터하즈는 매너리즘에 빠져 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무래도 좋다. 최소한 [제이드]가 [원초적 본능]보다 낫다면 매너리즘에 빠진 조 에스터하즈를 용서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제이드]는 그렇지 못하다.
영화는 [원초적 본능]보다 에로틱하지도 충격적이지도 않고 린다 피오렌티노는 샤론 스톤보다 매력적이지도 않다. 그리고 데이빗 카루소는 마이클 더글라스보다 멍청하지도 않다.
이 영화의 유일한 볼거리는 프리드킨 감독의 빠른 이야기 전개와 연출력 뿐이다. 차라리 [원초적 본능]과 비교하지 않았다면 재미있었을텐데...
* 농담 한마디 - 95년 최악의 졸작 2위 [제이드], 최악의 여우주연상 [쇼걸]의 엘리자베스 버클리. 이 두 영화 모두 놀랍게도 조 에스터하즈가 각본을 맡았다. 그렇다면 최악의 각본상은 조 에스터하즈(?)
1996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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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오늘의 이야기
[원초적 본능]의 흥행 성공은 후폭풍이 굉장했습니다. 특히 90년대 중반 에로틱 스릴러가 봇물터지듯이 마구잡이로 개봉한 것이 가장 인상깊습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조 에스터하즈가 있었습니다.
조 에스터하즈는 [원초적 본능]의 흥행 성공이후 에로틱 스릴러에 집착하게 되는데 [슬리버], [쇼걸], [제이드], 그리고 [원초적 본능 2]까지 꾸준히 에로틱 스릴러 영화의 각본을 썼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원초적 본능]의 벽을 넘지 못했고, 흥행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제이드]는 조 에스터하즈의 한계가 분명하게 보였던 영화로 기억됩니다. [원초적 본능]과 비슷한 분위기를 냈지만 결코 [원초적 본능]을 넘지는 못했던... 가끔은 자신의 전작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조 에스터하즈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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