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2012년 국내 박스오피스

[광해 : 왕이 된 남자]... 추석을 지배하다.

쭈니-1 2012. 10. 4. 11:16

 

 

2012년 39주차 주말 박스오피스 TOP 10 (2012년 9월 28일 ~ 9월 30일)

순위 영화명 개봉일 관객수  누적관객수  스크린수  상영횟수 
1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09-13 1,379,342 5,234,399 935 13,568
2 테이큰 2 2012-09-27 776,831 962,338 682 10,844
3 간첩 2012-09-20 275,007 840,498 454 5,949
4 메리다와 마법의 숲 2012-09-27 208,613 223,901 435 3,677
5 19곰 테드 2012-09-27 66,326 83,150 248 2,476
6 점쟁이들 2012-10-03 48,271 53,628 176 693
7 늑대아이 2012-09-13 28,266 217,147 145 774
8 테드: 황금도시 파이티티를 찾아서 2012-09-20 20,515 127,868 194 1,007
9 피에타 2012-09-06 18,365 570,949 142 732
10 레지던트 이블 5 : 최후의 심판 2012-09-13 10,870 550,480 132 680

 

 

이변은 없었다.

 

지난 주말은 추석 연휴가 낀 극장가의 대목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들마다 눈치 작전이 치열했습니다. 특히 명절이면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에 [광해 : 왕이 된 남자]와 [간첩]이 추석의 영화가 되기 위해 개봉일을 바뀌가며 치열하게 경쟁을 펼쳤습니다. 결국 그러한 두 영화의 싸움은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완승임이 이미 지난 38주차 주말에 판명이 났지만 말이죠.

그런데 또 다른 복병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테이큰 2]입니다. 1편의 인기를 등에 업고 추석 대목 시즌을 공략한 [테이큰 2]는 리암 니슨이 내한까지 하며 분위기를 UP시켰습니다. 그 결과 [테이큰 2]는 개봉일인 9월 27일 [광해 : 왕이 된 남자]를 앞지르며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테이큰 2]의 반란은 결국 1일 천하로 막을 내렸습니다. 9월 28일에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은 [광해 : 왕이 된 남자]는 본격적인 추석 연휴인 9월 29일부터는 [테이큰 2]와의 격차를 점차 벌이며 결국 거의 두배에 가까운 스코어로 여유롭게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제 관심거리는 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의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행보입니다. 관객의 입소문이 좋은 편이라 날이 갈수록 관객수가 늘고 있는 [광해 : 왕이 된 남자]는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 2일에도 67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점쟁이들] 등 개천절을 겨냥한 새로운 영화들이 개봉한 10월 3일에도 56만명을 동원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별다른 경쟁작이 없는 10월까지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힘이 빠진 [간첩]. 그대로 무릎을 꿇다.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유일한 대항마를 자처했던 [간첩]은 그러나 개봉 첫 주부터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적수가 되지 못함을 실감하며 추석 연휴 동안에도 별다른 이변을 보이지 못하고 무너졌습니다.

지난 주말동안 [간첩]이 동원한 관객은 고작 27만명으로 [광해 : 왕이 된 남자]에 스크린 수가 현저하게 밀리긴 했지만 그래도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대항마임을 자처한 영화치고는 참으로 민망한 수준입니다.

문제는 관객의 입소문마저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전주에 비해 지난 주말동안 18만명의 관객이 늘었던 [광해 : 왕이 된 남자]와는 달리 [간첩]은 이 황금 연휴 동안 전주에 비해 오히려 6만명의 관객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지금 현재 분위기로는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는데 온 힘을 써야할 듯이 보입니다. 자칫 100만명도 동원하지 못하고 간판을 내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추석은 역시 가족 영화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독주와 [테이큰 2]의 선전, 그리고 [간첩]의 몰락으로 지난 주말의 박스오피는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가운데에도 추석 연휴를 맞이한 가족 영화들도 선전을 펼쳤습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대표적입니다. 애초에 여름방학 시즌을 겨냥했어야 했던 이 애니메이션은 미국 개봉명인 [브레이브]에서 [메리다와 마법의 숲]으로 제목도 변경시켰습니다. 어린 관객을 위한 배려(?)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 결과 지난 주말동안 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4위에 자리를 잡았고, 주말이 끝난 10월 1일 부터는 아예 [간첩]을 밀어내고 3위 자리를 차지하며 관객 몰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을 겨냥했다면 [19곰 테드]는 좀 더 성숙한 성인 가족 관객을 겨냥한 영화입니다. 추석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척, 그리고 친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였던 셈입니다. 남성에겐 끈적한 성인 코미디를, 여성에겐 귀여운 외모를 지닌 곰 인형 테드의 엽기 행동에 의한 재미를 안겨주며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5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외에 [늑대아이], [테드 : 황금도시 파이티티를 찾아서]도 가족 관객의 발길을 붙잡으며 박스오피스 TOP 10의 명맥을 유지했습니다.

 

 

 

 

 

 

 

 

변칙 개봉 [점쟁이들], 아름다운 퇴장 [피에타]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에서는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가진 두 영화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10월 3일 개봉 예정인 [점쟁이들]은 추석 대목을 놓치기 싫다는 듯이 유료 시사회라는 변칙을 이용해 지난 주말에 선을 보였고,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피에타]는 10월 3일을 끝으로 모든 극장에서 영화를 내리겠다는 선언에 따라 마지막 상영 주말을 맞이했습니다.

[피에타]는 분명 가만 놔두면 최소 70만명 이상은 동원하며 김기덕 감독 영화중 최고 흥행작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김기덕 감독은 그렇게 기록을 위해 스크린을 처지하는 꼼수는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괴물]의 흥행 기록을 넘기위해 억지로 스크린수를 유지하고 있는 [도둑들]에겐 뜨금한 선언인 셈입니다.

그에 반에 [점쟁이들]은 [광해 : 왕이 된 남자]와 [간첩]을 피해 일찌감치 개봉일을 10월 3일로 정했으면서 은근슬쩍 추석 대목에 합류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럴려면 차라리 [광해 : 왕이 된 남자], [간첩]과 정면 승부를 펼쳤으면 좋았을 것을... 참고로 10월 3일에 개봉한 [점쟁이들]은 개봉 첫 날 17만명을 동원하며 [광해 : 왕이 된 남자], [테이큰 2],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 이은 박스오피스 4위에 그쳤습니다.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독주를 막을 영화는 누구?

 

이번 주는 10월 3일 개천절이 수요일인 관계로 대부분의 영화들이 목요일이 아닌 수요일에 개봉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분위기를 탄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독주를 막아낼 수 있는 영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한때 [점쟁이들]이 그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점쟁이들]의 감독인 신정원 감독의 유머 코드가 그리 대중적이지 못한 관계로 시사회와 동시에 그러한 기대감을 깨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점쟁이들]은 2위권인 [테이큰 2], [메리다와 마법의 숲]과 경쟁하는 것에 만족하는 분위기입니다.

그 외에 제이슨 스타뎀 주연의 액션 영화 [익스트림 NO.13], 소피 마르소 주연의 [체인징 사이드 : 부부탐구생활] 등이 개봉했지만 박스오피스 TOP 10에 들기도 버거워 보입니다. 당분간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2년 박스오피스 순위

 

2012년 1월 1일 ~ 2012년 10월 3일

순위 영화명 개봉일 관객수  국적
1 도둑들 2012-07-25 12,976,541 한국
2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09-13 7,220,372 한국
3 어벤져스 2012-04-26 7,074,867 미국
4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07-19 6,396,532 미국,영국
5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2012-08-08 4,909,858 한국
6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012-06-28 4,853,123 미국
7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2012-02-02 4,698,291 한국
8 내 아내의 모든 것 2012-05-17 4,598,583 한국
9 연가시 2012-07-05 4,515,833 한국
10 건축학개론 2012-03-22 4,111,597 한국

 

지난 9월 24일까지만 해도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2012년 박스오피스 순위는 12위에 불과했습니다. 분명 TOP 10 진입이 가시권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래도 단숨에 2위까지 치고 올라올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기대했던대로 [광해 : 왕이 된 남자]가 잠잠하던 2012년 박스오피스에 파란을 일으켰네요.

사실 [광해 : 왕이 된 남자]는 지난 일요일까지만 해도 누적관객 523만명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제친 5위에 불과했습니다. 그랬던 영화가 3일 동안 무려 198만명을 동원하며 단숨에 2위까지 치고 올라온 것입니다. 주말 관객보다 60만명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뭐 대단하다는 말 밖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네요.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흥행 돌풍은 벌써 천만 관객을 예상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습니다.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흥행 추세가 [도둑들]과 비교해서는 늦은 편이지만 비슷한 장르의 영화인 [왕의 남자]보다는 훨씬 빠른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흥행 광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영화는 바로 [도둑들]입니다. [도둑들]은 지난 10월 2일을 기준으로 1,302만 관객을 돌파하며 [괴물]이 가지고 있는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깼다며 대대적으로 기사를 내보냈지만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흥행에 가로 막혀 기대했던 만큼의 홍보효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는 아직 1300만을 돌파하지 못한 것으로 되어 있어 [도둑들]의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입니다. [괴물]의 흥행을 넘겠다는 [도둑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안쓰럽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