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8일 성균관대 새천년홀... [광해 : 왕이 된 남자] 시사회가 끝난 후 곧이어 '이병헌의 토크 콘서트'가 이어졌습니다. 저는 지난 8월 13일 [광해 : 왕의 된 남자]의 제작 발표회를 통해 이미 이병헌을 봤기 때문에 그다지 새로운 감흥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한효주가 몰래 온 손님으로 깜짝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런 기적은 없었습니다. (영화 리뷰는 바로 아래 ↓↓↓)
암튼 '이병헌의 토크 콘스터' 사회를 맡은 박경림이 등장하고 드디어 이병헌 입장...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시사회에 쫓아오며, '난 이병헌, 별로 안좋아해.'라고 항변하던 구피 마저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와! 멋지다.'를 연발합니다. 흠... 멋지긴 하더군요.(질투나게스리...)
연일 계속된 영화 홍보 일정 때문인지 그날의 이병헌은 약간 피곤한 모습이었습니다.이번 주의 홍보 일정을 마치고 [레드 2]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 가야한다고 하니 그도 참 피곤하겠습니다.
지난 제작 발표회에서의 시끌벅적한 분위기와는 달리 이번 '이병헌의 토크 콘서트'는 아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병헌의 진솔한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박경림이 준비한 질문은 총 세가지 파트로 나뉘는데 첫번째는 꿈, 두번째는 청춘, 세번째는 멘토였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병헌이 직접 들려주는 자신의 꿈과 청춘, 그리고 멘토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1. 꿈
이병헌은 1991년 KBS 공채 14기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가 1970년 생이니 만 21세때 데뷔를 한 셈입니다. 박경림은 연기자에 대한 꿈이 어렸을 적부터 있었냐는 당연한 질문을 했는데 의외로 이병헌의 대답은 'NO'였습니다. 어머니 친구가 탤런트 공채 지원서를 주었고, 자신은 군 입대를 준비하는 와중에 별 기대없이 지원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우연히 연기자가 된 이병헌. 하지만 그에겐 톱 스타가 되고자하는 꿈이 특별히 없었다고 하네요. 오히려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꿈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별 다른 꿈도 없이 하루 하루를 살아갔다고 합니다. 결국 그의 톱스타로서의 비상은 천부적인 재능과 운이 함께 했던 셈이죠.
뭔가 '이병헌의 콘서트'에 모인 많은 사람들 앞에 자신의 멋진 꿈을 이야기해줄 것이라 기대했던 박경림으로서는 머쓱한 상황. 결국 박경림은 이 머쓱한 상황을 젊은 시절 못말리는 춤꾼이었다는 이병헌의 브레이크 댄스로 마무리지었습니다.
2. 청춘
이병헌의 나이는 만으로 42세입니다. 영화에 함께 출연한 류승룡과 동갑입니다. (지난 제작 발표회에서 이 영화를 통해 이병헌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바로 류승룡이라는 친구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누가 봐도 그의 나이를 42세로 보는 사람이 있을까요? 박경림은 그에게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물었습니다.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그 비결은 두두둥~
없답니다. -_- 이병헌은 '난 술도 마시고 담배도 핀다'며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이야기해서 이병헌의 비결에 잔뜩 기대했던 박경림을 멘붕 상태로 몰고간... 한가지 비결이라면 젊은 시절 나이보다 더 들어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네요. 지금 현재 노안으로 고민이 많으신 분들... 걱정마세요. 젊은 시절 노안인 얼굴은 늙어서도 그 얼굴을 유지하기 때문에 늙으면 오히려 젊어 보인다고 합니다. 믿을 수 있냐고요? 이병헌한테 물어보세요. ^^
3. 멘토
자! 이제 마지막 질문 파트. 박경림의 얼굴인 긴장감이 감돕니다. 꿈도 없었다... 젊음의 비결도 없다... 그렇다면 과연 마지막 질문인 이병헌의 멘토는???
잠시 주저하는 이병헌에게 박경림은 필사적으로 매달립니다. 잘 생각해보라고... 인생의 멘토가 있을 것이 아니냐며 자신의 멘토를 먼저 이야기해주며 이병헌의 대답을 유도... '아! 멘토잇어요. 저희 아버지요.'라는 이병헌의 극적 대답을 이끌어 냈습니다. 순간 박경림의 얼굴엔 화색이...
이병헌의 아버지는 참 멋진 분이었다고 합니다. 무서웠던 어머니와는 달리 언제나 자신의 방어막이 되어 주셨다고 하네요. 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선생님에게 걸려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 하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이병헌에게 웃으며 '내 아들 어른이 다 되었네.'라며 오히려 혼내시기보다는 아들을 믿어주셨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니 학교에서 수학 시험을 틀려서 온 웅이에게 오히려 수학 문제를 잔뜩 내주며'내일까지 풀어놔.'라고 윽박지르고 [광해 : 왕의 된 남자]의 시사회에 온 제가 쑥쓰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너무 바쁜 일정 때문인지 '이병헌의 토크 콘서트'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듯 박경림의 질문에 멋진 대답을 하지 못하는 이병헌. 그대신 그의 대답은 꾸밈대신 솔직함으로 포장되어 있었습니다. 어쩌면 거짓으로 꾸며진 멋진 말보다 이병헌 그 자체를 보여주는 솔직한 대답이 더 멋있는 것일지도...
이병헌이 한 말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철 들지 마라'라는 조언입니다. 철이 들고 어른이 되는 순간 무한한 가능성은 닫혀 버린다고 그는 '이병헌의 토크 콘서트'에 참가해준 성균관대 학생들과 관객들에게 조언을 해줬습니다.
그 순간 저는 벌떡 일어나 외치고 싶었습니다. '제가 나이에 비해 철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라고... 구피는 그런 제게 '넌 철을 조금 들어야해.'라며 면박을... 아! 난 너무 철이 없어서 탈인가봅니다. ^^
마지막으로 시사회 전에 관객들이 남긴 질문에 답하는 순간. 저는 시사회 시간에 딱 맞게 온 까닭에 미처 질문을 남길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날 질문이 선택된 두 명의 관객에겐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도서와 이병헌의 포옹이...
다행히 여성 두 분이 당첨되어 이병헌과 감격의 포옹을 하셨는데, 만약 남성이 당첨되었다면 어땠을까요? 사회를 맡은 박경림과 포옹을 해야 하나? ^^
1시간 남짓 진행된 '이병헌의 토크 콘서트'가 끝나고 성균관대를 내려와 사람들이 우글대는 토요일 밤의 대학로를 산책했습니다. 뭔가 나도 굉장히 젊어진 느낌이... 그렇게 [광해 : 왕이 된 남자]의 시사회와 '이병헌의 토크 콘서트'로 연결된 9월 8일 토요일 밤의 환상 여행은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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