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특별한 추억

쭈니의 [점쟁이들] 기자 간담회 도둑 취재기

쭈니-1 2012. 9. 27. 13:14

 

 

2012년 9월 24일 월요일... 회사에 연차휴가를 내고 [점쟁이들] 시사회에 참가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렇게 평일 낮 시사회에 참가하면 손해가 막심합니다. 회사에 연차휴가를 하루 내면 내년 3월에 받을 연차수당이 거의 10만원이 깎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집에서 먼 시사회장에 가기 위해 차비와 식비까지 감안한다면 차라리 개봉 후 집앞 극장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영화를 보는 것이 제겐 훨씬 이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점쟁이들] 시사회에 참가한 이유는 김수로, 이제훈, 강예원 등 매력적인 배우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래서 귀신 영화를 무서워하는 성격도 극복하고, 제 한달 용돈에 버금가는 연차수당도 포기하고, 머나먼 동대문 메가박스로 [점쟁이들] 시사회에 참가한 것입니다. (영화 이야기는 바로 아래 ↓↓↓)

 

 

오후 2시 시사회... 저는 오전에 [간첩]만 본 후 12시쯤에 동대문에 도착해서 홀로 점심식사를 하고 1시가 조금 안되어 동대문 메가박스에 도착했습니다. 벌써 시사회 진행 요원들이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기자 간담회까지 있어서 취재진도 많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시사회 표를 받아야 하는 곳은 취재 기자들이 표를 받는 곳과 다른 곳이었습니다. 취재 기자들은 1시부터 표를 받기 시작하는데 제가 표를 받아야 하는 곳에서는 1시 50분이 되어서야 표를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일반인 시사회는 주연배우 무대인사가 없고, 주연배우 무대인사를 보려면 취재 기자들의 시사회표가 남아야 제게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그 순간 기분이 상하더군요. 물론 영화 홍보사 입장에서는 취재 기자들을 우선시해야 겠지만, 제가 시사회 신청한 것도 아니고 저를 시사회에 초대한 홍보사에서 저를 떨거지 취급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저는 힘 없는 영화 블로거일 뿐인것을...

영화 시작 10분 전... 드디어 시사회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받은 시사회 자리는 A석. 다시 말해 맨 앞자리였습니다. 물론 주연배우 무대인사때는 바로 앞에서 그들을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영화를 감상할때는 고개가 아파 죽는줄 알았습니다. 이걸 영화 홍보사의 배려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은 표가 영화보기 불편한 맨 앞자리만 있어서 어쩔수 없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시 힘 없는 영화 블로거의 비애를 느낀 하루였습니다.

맨 앞자리에서 주연배우들의 무대인사를 본 덕분에 카메라 줌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이상하게 촛점이 맞지 않아 원했던 선명한 사진은 많이 건지지 못했습니다. 이건 카메라 조작이 서툰 저를 탓해야 겠죠. 사진을 편집하던 구피왈... '수전증있어?' 

 

 

[점쟁이들] 시사회 후에 M관에서 기자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저는 기자간담회 참석표는 얻지 못햇습니다. 온갖 눈치를 보며 제게 주연배우 무대인사를 볼 수 있는 시사회 표를 안겨준 영화 홍보사 직원은 기자 간담회표만큼은 구해주지 못하더군요. 제게 취재 기자 시사회표 주는 곳에 가서 기자 간단회 표를 달라고 직접 말해보라는 말만 남기고 제 시선을 외면...

하지만 이대로 그냥 갈 쭈니가 아니죠. 5분간의 짧은 무대 인사를 보기 위해 연차휴가를 내고 소중한 하루를 동대문에서 허비한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 저는 시사회가 끝나고 화장실에 가는 척하면서 극장 직원의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서 M관에 잠입, 좌석이 없으니 구석에 서서 기자 간담회를 끝까지 봤답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힘없는 영화 블로거 쭈니의 기자 간담회 도둑 취재기...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구석에 서서 불편한 자세로 기자 간담회를 본 탓에 내용도, 사진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 미리 양해드립니다. 좌석에 앉아 감독과 배우들의 대답을 메모하면서 기자 간담회를 봤다면 그곳에서의 여러 이야기들을 상세히 블로그에 옮길 수 있었을텐데 도둑 취재기에서는 그러한 것은 사치에 불과했거든요. (시작 전에 변명부터 깔아 놓고...)

 

 

우선 신정원 감독에게는 비슷한 분위기의 코믹호러 영화만 연출하는 이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그에 대해 신정원 감독은 애초에 코믹호러 3부작을 생각했던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점쟁이들]을 마지막으로 코믹호러 3부작이 완성된 만큼 이제부터는 다른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코믹호러 3부작을 마친 신정원 감독이 차기작에서 선택할 장르는? 신정원 감독은 멜로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습니다. 신정원 감독의 멜로라... [점쟁이들]에서 심인(곽도원)의 과거 플래쉬백을 통한 닭살 멜로와 찬영(강예원)과 석현(이제훈)의 미지근한 멜로 라인을 생각한다면 신정원표 멜로가 쉽게 그려지지 않네요. 뭐 그래도 좋은 시나리오만 있다면 신정원 감독의 독특한 영화 세계와 멜로가 만나 새로운 멜로 영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드라마 [유령]을 통해 새로운 대세 배우로 합류한 곽도원. 사실 [점쟁이들]에서 곽도원이 연기한 심인은 매력적인 캐릭터이지만 비중도 낮았고, 승희(김윤혜)와의 관계도 결국 설명되지 않은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서도 그러한 아쉬움에 집중이 되어 있었는데, 곽도원은 대세 배우답게 여유로운 목소리로 '아쉬웠죠? 저도 아쉬웠습니다.'라며 웃음으로 넘겼습니다. 곽도원의 스케쥴 때문에 비중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애초에 시나리오에서부터 그렇게 비중에 중간에 뚝 하고 끊긴 것이라 하네요. 아마 신정원 감독이 곽도원이 대세 배우가 될 줄 몰랐나봅니다. 심인이 좀 더 활약하면서 캐릭터가 완성되었다면 [점쟁이들]이 더욱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었을텐데... 이래저래 아쉽습니다.

 

 

여성팬들의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이제훈. 저와 함께 시사회에 참가한 친여동생도 이제훈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소리에 가게도 접고 저와 함께 했을 정도로 이제훈은 이제 확실한 스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어쩌죠? 이제 한달후면 군에 입대한다고 하네요. 현빈도 그렇고, 하필 군입대전에 갑자기 확 떠버렸으니... 그래도 대한민국 남자의 당당한 의무인 국방의 의무를 잘 수행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저는 지금은 멸종된 동사무소 방위 ^^V)

이제훈은 [점쟁이들]이 흥행에 성공해서 이 영화가 시리즈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자 간담회에서 밝혔습니다. 제 영화 이야기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역시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점쟁이들]이 흥행에 성공해야 될텐데...

 

 

무대인사에서 목발을 짚고 이제훈의 부축을 받으며 등장한 강예원... 헉... 여배우의 몸으로 너무 액션 연기에 몰두하다 다리를 다친 것일까요? 실제 강예원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해운대], [퀵] 등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영화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강예원이 다리를 다친 이유는 영화 촬영 때문이 아니라고 합니다. 스스로 '멋지게 영화 촬영 때문에 다리를 다쳤어야 하는데... 사실은 아침에 집을 나서다가 삐긋했다.'며 수줍게 말하는 강예원. 그러고보니 그녀의 일상 자체가 액션인가 봅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무거운 잠수 장비를 입고 수중 촬영을 하는 등 그 어떤 영화보다 힘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영화 촬영 기간동안 많이 먹어서 살까지 쩠다고 하네요.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고생 많이 한 것이 느껴집니다.

 

  

[신사의 품격]의 대세남... 김수로. 그런데 기자들의 질문은 대부분 이제훈에게 몰리고... 기자 간담회 자리도 맨 구석 자리... 이거 이거 이래도 되는건가요?

그래서일까요? 시종일관 힘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던 김수로는 그러나 질문만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유쾌한 입담을 과시했습니다. 며칠 후면 연극 출연을 위해(맞나?) 해외로 출국해야 한다며 은근히 자랑을 늘어 놓기도 하고... 네, 아무리 이제훈이 최근 확 떴고, 곽도원도 대세배우가 되었지만 원조 대세는 김수로 바로 당신입니다. ^^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신예 김윤혜와 양경모에게는 다른 배우들보다 질문이 많지 않았다는 점. 초대받지 않은 도둑 취재 블로거 주제에 손을 번쩍 들고 질문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솔직히 저는 김윤혜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흠... 개인적으로 만나는 날이 있으면 그때 물어봐야 겠습니다. (그런 날은 오지 않아~)

마지막으로 포토타임 사진을 끝으로 쭈니의 [점쟁이들] 기자 간담회 도둑 취재기를 마칩니다. 부실한 내용과 흔들리는 사진을 꾹 참고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