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특별한 추억

나의 휴가 첫 날을 장식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제작보고회

쭈니-1 2012. 8. 16. 07:06

 

 

8월 11일, 12일 1박2일 코스로 여수 세계박람회에 다녀왔습니다.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새벽부터 출발하여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고, 웅이가 보고 싶어하는 아쿠아리움과 해양로봇관, 기후변화관, 미래해양도시관 등을 가기 위해서 뙤약볕 아래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섰습니다. 11일 저녁에는 빅오쇼를 보기 위해 그 수 많은 인파 속에서 전쟁을 치뤄야 했던... 결국 12일에 집에 도착했을 때에는 기진맥진... 그저 쓰러지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진정한 휴가의 첫 날인 13일을 집에서 뒹굴거리며 낮잠으로 보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때 마침 [광해, 왕의 된 남자]의 제작보고회에 초대가 되어서 휴가 첫 날을 영화와 함께 보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가 있었습니다. 결국 웅이는 처갓집에 맡기고 저는 아침부터 영화의 바다 속에 푹 빠져 제 여름 휴가의 첫 날을 보낼 수가 있었습니다.

자! 지난 13일 저와 함께 했던 영화들을 블로그에 전부 담으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그 만큼 13일의 영화 바다는 굉장히 풍족했고, 다양했거든요. 일단 13일 쭈니를 위한 영화 바다 제 1탄...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제작보고회에 대한 '특별한 추억'부터 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3일 아침... 전 날의 여독 때문에 몸은 천근만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깟 여독 때문에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제작보고회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저는 '자고 싶어'라고 제 뇌에게 하소연하는 몸에게 '한효주를 실제로 볼 수 있어'라며 열심히 설득했습니다. 결국 피곤함은 한효주를 볼 수 있다는 희망에 묻혀버렸고, 저는 피곤함으로 무거워진 발을 질질 끌고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제작보고회가 열리는 CGV 압구정으로 향했습니다.

10시 30분. 다행히 늦지 않게 CGV 압구정에 도착했습니다. 제작보고회 현장에는 이미 수 많은 취재기자단이 앞 자리를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제 자리 역시 무대와 꽤 가까운 편이었지만 앞 자리에서 커다란 카메라를 설치하고 그것도 모자라 뒷 사람이 보이던 말던, 서 있는 기자들 때문에 앉아서는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진행요원의 앉아달라는 하소연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기자들의 행패를 목격하며 저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제작보고회를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뭐 먹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기자들의 행패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니 이젠 그러려니합니다.

암튼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제작보고회 진행을 맡은 손범수가 등장하고 영화의 짤막한 예고편과 캐릭터 영상이 상영된 후에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배우들이 차례로 입장을 하였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지. 아이. 조 2]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월드스타라는 손범수의 소개를 받은 이병헌,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자신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친구 류승룡을 만난 것이라는 이병헌의 소개를 받은 류승룡, 그리고 영화 안 팎으로 사랑을 독차지했다는 류승룡의 소개를 받은 한효주, 마지막으로 그의 카리스마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는 한효주의 소개를 받은 김인권이 차례로 입장하였습니다.  

 

 

이어진 코너는 왕게임 형식을 빌은 익선관 토크였습니다. 왕의 모자인 익선관을 가진 진행자가 옆 사람에게 질문을 하면 '아뢰옵기 황송하오나...'로 시작해서 질문에 답을 해주는 형식입니다. 아마 이 영화가 왕을 소재로한 사극 영화라서 그러한 아이디어를 낸 듯 한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토크와 별 다른 차별점을 느낄 수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익선관 토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광해, 왕의 된 남자] 제작보고회의 분위기 메이커 류승룡이었습니다. 그는 한효주에게는 남성 출연자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을 꼽으라는 질문을 던져서 한효주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이병헌에게는 '할리우드 영화 촬영 때에도 밥차에 가장 빨리 갔는지..' 라는 질문으로 폭소를 안겨주었습니다. (제작보고회 내내 항상 밥차에 일등으로 도착하는 이병헌에 대한 류승룡의 공격은 계속되었습니다.)

남성 출연자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을 꼽으라는 류승룡의 질문에 대한 한효주의 대답은 김인권입니다. 그런데 한효주가 김인권을 선택한 이유가 조금 당황스러웠는데 김인권이 유부남이기 때문에 그를 지목해도 가장 안전할 것이라는 이유였습니다. 류승룡 역시 유부남이지만 류승룡은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의 카사노바 캐릭터 때문에 부담스러웠다는...

한효주의 선택을 받고 잠시 좋아했던 김인권. 하지만 한효주가 김인권을 선택한 이유를 듣고 곧바로 좌절에 빠지는데... 김인권은 곧바로 반격에 나섭니다. 익선관을 차지한 김인권은 한효주에게 '이병헌과 류승룡 둘 중에서만 고르라고 한다면 누굴 고르겠냐?'는 짓궂은 질문을 합니다. 이에 대해 한효주의 대답은... 이병헌과 류승룡을 반쯤 섞었으면 좋겠다는 우문선답을... '오 마이 갓! 한효주씨... 이 세상에 그렇게 완벽한 남자는 없답니다.' ^^

 

 

익선관 토크가 끝나고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입장하였습니다. 그는 [마파도]를 통해 성공적인 감독 데뷔를 하였고, 이후 명품 멜로로 손꼽히는 설경구, 송윤아 주연의 [사랑을 놓치다]와 노인의 사랑이라는 소재의 강풀 원작을 영화화해서 예상외의 흥행에 성공했던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연출했던 인물입니다.

이전에 한효주가 촬영 현장에서 가장 재미가 없었던 인물로 추창민 감독을 꼽았습니다. 그에 대한 추창민 감독의 반격은 첫 인삿말에서 나옵니다. '안녕하세요. 재미없는 남자 추창민입니다.' ㅋㅋㅋ 추창민 감독에 따르는 자신은 슈퍼울트라 A형이라네요. 한효주씨!!! 빨리 감독님한테 사과하세요. ^^

추창민 감독이 등장하면서 영화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들이 오고갔습니다. 특히 제가 가장 궁금했던 사항인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광해, 왕이 된 남자]이 차별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실 이 두 영화는 비슷한 소재의 영화라서 저 역시 상당히 우려했었거든요. 하지만 추창민 감독의 답변은 간결하면서도 명확했습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왕이 천민이 되면서 진정한 성군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라면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천민이 왕이 되면서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있는 영화라는 점입니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를 좀 더 잘 이끌 수 있을텐데...'라고 한번쯤 생각해본 일반 관객들을 위한 영화인 셈입니다.   

  

 

기자 질문이 끝나고 신나는 포토 타임. 이병헌은 스스로 왕의 의자에 앉아 멋진 포즈를 취해 주기도 하고, 김인권은 말을 타는 시늉으로 코믹한 포즈를 취해 주기도 했습니다.

[광해, 왕의 된 남자]를 통해 진정한 친구가 되었다는 이병헌과 류승룡의 멋진 포즈와 영화 속에서 왕과 중전으로 만나 애절한 사랑을 펼쳐보일 예정인 이병헌과 한효주의 다정한 포즈도 역시 사진기 셔터를 누르는 저를 행복하게 해줬습니다. 단체 사진에서는 그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멋진 포즈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부풀게 만들었습니다. 아! 물론 추창민 감독의 동네 아저씨 패션은 열외 ^^

[광해, 왕이 된 남자]는 현재 후반 작업 중이며 9월 중에는 관객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권력 다툼 속에 언제나 암살의 위험을 느끼며 살아야 했던, 역사에 폭군으로 기록된 광해군. 그러한 그도 15년 중, 15일 간은 전에 없던 성군이었다는데... 역사의 기록에 사라진 15일 간의 광해군의 행적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완성된 팩션 사극 [광해, 왕이 된 남자]. 제작보고회에서 보여준 미공개 예고편만으로도 저를 설레게 하는 영화입니다. 이제 영화 속의 멋진 배우들을 만났으니 멋진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는 일만 남은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