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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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4월 베네주엘라 카라카스 공항. 다국적 기업의 일류 엔지니어 월터 화버는 공항 로비에서 뉴욕행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사회적 명성과 부를 모두 손에 넣고 오직 과학과 기술만을 믿으며 자신의 인생까지 콘트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중년 남자이다.
그가 탄 비행기가 엔진 고장으로 멕시코 사막 한가운데 불시착하고 거기서 그는 우연히 대학 동창인 요아킴의 형을 만난다. 그리고 그에게서 대학 시절 사랑했던 한나의 소식을 듣게 된다. 한나, 그 이름은 화버를 20여년 전의 과거로 이끈다.
장래를 약속했던 두 사람의 사랑은 한나의 임신으로 끝이 나고 말았는데, 원한다면 결혼하자던 화버의 말에 민감한 반응을 느낀 한나가 친구인 요아킴과 결혼해 버린 것이다. 결국 뉴욕 가기를 포기하고 요아킴을 만나기 위해 나서는 화버.
그러나 이미 요아킴은 자살했고 착잡한 마음으로 뉴욕에 돌아온 화버는 울적한 기분도 달랠겸 사업차 파리행 여객선을 탄다. 그곳에서 세계 일주중인 당찬 소녀 샤베트를 만나고 그녀에게 끌린 화버는 그녀와 여행을 시작한다. 그토록 중요시했던 사업도 포기하고...
어느사이 서로에게 사랑을 느낀 화버와 샤베트. 그러나 그는 샤베트가 한나의 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되고 어쩌면 샤베트가 자신의 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샤베트와 함께 한나를 만나러가고 가던 중 샤베트는 독사를 피하려다 돌에 머리를 부딪친다.
황급히 병원으로 옮겨진 샤베트. 그곳에서 화버는 한나를 만나고 샤베트가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러나 샤베트는 그 사실을 모르는채 화버의 사랑을 가슴에 안고 숨을 거둔다.
매우 독특한 멜로 영화. 샤베트 역의 줄리 델피의 청순한 아름다움이 돋보이지만 줄거리가 너무 우연에 치우쳐졌고 마지막 샤베트의 죽음은 감독이 선택한 최악의 경우였다. 결국 영상은 아름다웠을지 모르나 내용은 3류 멜로 영화에 그쳤다.
2012년 오늘의 이야기
[사랑과 슬픔의 여로]... 제목은 꽤 멋있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영화의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어디에서 많이 본 듯한... 웬지 우리나라의 막장 드라마의 내용 같아서 조금 웃음이 났습니다. 아마 이 영화를 봤던 1993년의 저 역시 그랬었나 봅니다. 이 영화에 대한 평가에서 '3류 멜로 영화'라고 평가했네요.
그래도 감독은 [양철북]으로 각종 세계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독일 감독인 폴커 슐뢴도르프이고, 샤베트 역을 연기했던 줄리 델피는 [세 가지색 : 화이트]와 [비포 선라이즈]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배우입니다. 몇 년전 [비포 선셋]을 봤는데, 그녀도 이젠 아줌마가 되어 있더군요. [세 가지색 : 화이트]와 [비포 선라이즈] 때만해도 제 가슴을 설레게 했던 청순가련형 배우였는데...
[사랑과 슬픔의 여로]는 줄리 델피가 [세 가지색 : 화이트], [비포 선라이즈]를 찍기 이전의 영화인 만큼 그녀의 아직은 앳띤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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