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블로그생활

파란닷컴 서비스 종료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

쭈니-1 2012. 7. 18. 11:07

 

 

요즘 저는 영화를 볼 시간이 없습니다.

요즘 저는 영화 리뷰를 쓸 시간도 없습니다.

그렇게 회사 일이 바쁘냐고요?

아닙니다.

제가 영화 보기도 미뤄두고, 영화 리뷰 쓰기도 한동안 포기한 이유는 단 하나... 파란닷컴의 서비스 종료 때문입니다.

 

사건의 시작은 10년 전, 컴맹인 제가 영화 홈페이지를 하겠다고 덤벼들면서부터입니다.

예전에 사귀었던 여친과 커플 홈페이지를 하다가, 그녀에게 어느날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고 커플 홈페이지는 제 의도와는 상관없이 굳게 문이 닫혀 버렸습니다.

너무 화가 난 저는 제 독자적인 홈페이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라고는 메일 주고 받는 것과 검색 밖에 모르던 컴맹인 제가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을리가 만무했습니다.

저는 '나모 웹에디터' 책을 구입해서 공부했고, 회사 동료가 웹호스팅 업체를 섭외해서 홈페이지를 제작해줬습니다.

그 회사 동료가 처음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며 '용량은 100MB면 충분할거에요.'라고 했습니다.

컴맹인 저는 100MB가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도 모르는채 '그래'라고 승낙을 했고요.

하지만 영화 리뷰를 쓰면서 영화 포스터와 스틸 사진을 첨부하다보니 100MB라는 홈페이지 용량은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점점 용량이 넓혀가며 매년 들어가는 웹호스팅 비용은 높아져만 갔습니다.

 

구피와 결혼하고, 구피가 제 홈페이지를 관리해주면서 제게 이런 조언을 했습니다.

'영화 포스터와 스틸을 저용량으로 다운을 받던가, 아니면 홈페이지 계정에 직접 올리지 말고 링크를 걸어.'

결국 제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자 구피는 웹호스팅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파란 블로그에 제 영화 포스터와 스틸 사진을 대거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왜 파란 블로그였냐고요?

파란 블로그에는 이미지 파일을 올린 후 다른 홈페이지에 링크를 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피의 말에 의하면 다음, 네이버 등 다른 블로그들은 그것이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덕분에 제 영화 홈페이지의 용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웹호스팅 비용도 절약되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 12월 웹호스팅 업체로 부터 제 홈페이지의 계약 연장이 거부되었습니다.

제 홈페이지가 버전이 낮은 제로 보드를 쓰고 있었는데 그 제로 보드가 해킹당하면서 제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웹호스팅 업체의 고객 정보가 넘어갔다고 했습니다.

제로 보드의 버전을 높이고 싶었지만 처음 홈페이지를 제작해준 회사 동료와 연락이 되지 않아 홈페이지의 제로 보드를 바꾸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저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썼던 정들었던 홈페이지를 버리고 다음 블로그로 이사를 와야 했습니다.

다음 블로그로 이사오면서 예전 홈페이지에 썼던 글들을 복사해서 블로그로 옮기는 작업을 하느라 무려 일주일이나 소모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옮기지 못하고 버려야 했던 글들도 많았습니다.

다음 블로그로 이사온지 3년째... 이제 저는 어느정도 블로그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파란닷컴의 서버스 종료 메일을 받은 것입니다.

만약 파란닷컴의 서비스가 종료되면 2009년 이전에 올렸던 수 많은 리뷰의 영화 포스터와 스틸이 엑박이 되어 나타날 것입니다.

제가 쓴 글은 온전하겠지만 포스터와 스틸이 엑박이 되어 나타난다면 아무래도 보기 흉할 것입니다.

저는 지금 며칠 동안 파란 블로그에 링크되어 있는 포스터와 스틸 사진들을 제 컴퓨터의 바탕 화면에 다운받은 후 다시 해당 글의 수정 페이지에 들어가 포스터와 스틸 사진을 다음에 직접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썼던 '영화 이야기'의 포스터와 스틸 사진을 옮기는데 꼬박 일주일이 걸렸고, 지금은 '아주 짧은 영화평'의 포스터와 스틸 사진 올리기가 마무리한 후 '영화 노트'의 포스터와 스틸 사진을 블로그에 직접 올리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영화 노트'까지 마무리되면 이제 '이번주 개봉작'에 올라와 있는 포스터들을 옮기는 작업에 들어가야 합니다.

마음은 급하고, 작업은 단순 작업이라 머리가 핑핑 돌고, 날씨는 덥고... 솔직히 요즘 짜증이 제대로 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