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6년 영화노트

어비스(The Abyss) ★★★★★

쭈니-1 2012. 6. 8. 17:04

 

 

감독 : 제임스 카메론

주연 : 에드 해리스, 메리 엘리자베스 매스트린토니오, 마이클 빈

 

 

* 해설

 

지금은 할리우드의 간판 스타가 된 아놀드 슈왈제네거. 그러나 그가 지금의 성공을 거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다. B급 영화의 감독이던 그가 소자본으로 완성한 84년작 [터미네이터]는 상상을 초월한 성공을 거두었고 미래로부터 온 살인기계역의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터미네이터]로 그 능력을 인정받은 제임스 카메론은 86년 [에일리언 2]를 감독하여 리들리 스콧의 전편을 능가하는 흥행 수입을 올렸다.

[어비스]는 그가 89년 완성한 영화로 당시 천문학적인 제작비인 6천만불을 투입하여 화제를 몰았던 영화이다. 철저한 보안과 비밀유지 속에서 어렵게 진행되었지만 이 영화의 아류작인 [레비아탄], [딮 식스]가 먼저 선보여 결과적으로 [어비스]는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경제 이론에 비롯된 최악의 결과라고나 할까. 이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1억불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 [터미네이터 2]를 완성,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흥행을 함으로서 [어비스]의 실패를 만회하기도 했다.

주연 배우인 에드 해리스는 최근 발표된 [아폴로 13]에서의 열연으로 최근에야 그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이다. 마이클 빈은 [터미네이터]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에 맞서 힘겨운 전투를 한 전사 역을 맡은 배우이다.

 

* 줄거리

 

이유 불명으로 침몰된 핵잠수함의 생존자 수색을 명목으로 미국 해군은 민간 석유시추선 딥코어와 연합 수색전을 펼치게 된다. 딥코어의 책임자인 버드(에드 해리스). 그는 타고난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지성을 겸비한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로 고위층에 소신있는 질책을 서슴치않아 벤딕 석유회사 소유주는 물론 아내와도 사이가 좋지 않다.

이 수색작전에 특수요원 코피(마이클 빈) 중위를 비롯 강철여성이며 버드의 아내이고 딥코어의 설계자인 린지(메리 엘리자베스 메스트렌토니오)가 가세한다. 해군으로부터 비밀 지령 수행을 명령을 받은 코피 중위는 버드 몰래 잠수함의 핵탄두를 딥코어에 싣고 이 사실을 알게된 버드와 갈등을 야기시킨다.

한편 린지는 생명체가 살지 않는 심연에서 정체불명의 수중 생물을 발견한다. 외계 생명체로 추측되는 이 생명체는 물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고도의 지식을 가졌다. 이들에게 평화의 손길을 내뻗는 이 생명체에 대해 코피 중위는 적군의 해저선으로 간주하고 버드 일행을 가두고 생명체에 핵탄두를 발사시킨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버드와 코피 중위의 처절한 결투는 시작되고 코피 중위는 결국 제거된다.그러나 버드는 핵탄두 제거를 위해 다시한번 모험에 나선다.

그 누구도 도전조차 못한 심해 2000피트 속에 내려가 핵탄두를 제거하는 버드. 그러나 산소 부족으로 버드는 쓰러지고 남편의 사랑을 확인한 린지는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버드는 죽지 않았다. 수중 생명체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버드. 그리고 태풍으로 인해 고립된 딥코어는 거대한 수중 생명체의 외계선을 타고 무사히 지상으로 올라온다.

 

* 감상평

 

해저 공포물이라 소개된 [어비스] 그래서 관객은 막연히 [에일리언]의 무대를 바다로 옮긴 평범한 영화일것이라 상상했다. 이 영화의 아류작인 [레비아탄]과 [딮 식스]가 그러한 상상을 더욱 부채질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이 영화의 진짜 공포는 외계 생명체가 아닌 자기 자신의 공포이다. 코피 중위는 이러한 것을 대변해주는 인물이다. 정체 불명의 생명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결국 악인으로 돌변하는 코피 중위. 이러한 관객의 선입견을 깬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상상력이 놀라울 뿐이다.

화면 가득 펼쳐지는 푸른 해저의 아름다움. 이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단순한 액션 영화 감독을 넘어서 진정한 대 감독으로 도약했다. [어비스]는 그 출발점이기도 하다.

 

 

1996년 5월 16일

VIDEO

 

 


 

 

2012년 오늘의 이야기

 

흥행의 제왕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도 흥행에 실패한 영화가 있으니 바로 [어비스]입니다. 위의 글에서도 밝혔듯이 이 영화는 당시에는 파격적인 6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되었지만 흥행 수입은 미국에서 5천4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쳤습니다. 월드 와이드 성적으로도 9천만 달러에 불과하니 확실히 손해본 영화인 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의 작품성까지 무시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2] 등 주로 흥행성 짙은 오락 영화를 만들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타이타닉], [아바타]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고루 갖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된 영화가 저는 [어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심해 생명체의 공포라는 어쩌면 흥행에 유리한 스토리 전개를 포기하고 미지의 생명체를 향한 인간 내면의 공포를 다룬 [어비스]는 제임스 카메론에게는 저주받은 걸작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