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이현세
더빙 : 이병헌, 최불암
* 해설
한국 만화계의 대표적 인물인 이현세. 그는 80년대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로 성인을 만화방에 끌여들인 성인 만화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공포의 외인구단]의 까치와 엄지는 이미 한국만화의 대표적 캐릭터가 되었고 이후에도 까치와 엄지가 주인공인 이현세의 만화는 계속해서 대히트를 쳤다.
그의 만화는 이미 여러편 영화와 TV 만화로 관객에게 선보여졌는데 그 풍부한 경험을 이용, 이현세 자신이 극장용 장편 만화에 도전한 작품이 바로 [아마게돈]이다. 94년 '아마게돈 프로젝트'를 기획해 2년간의 작업을 마친 이 영화는 원작과 콘티, 그리고 연출과 채색의 전과정, 컴퓨터 그래픽까지 모두 우리의 힘으로 제작되어 만화 영화 제작기술을 확인시키게 된 작품이다.
[아마게돈]의 생생한 원음을 만들기 위해 제작팀은 뉴욕의 사운드 트랙 스튜디오에서 행성의 폭발음, 전투 소음, 시간공간의 효과음을 만들어 환상적인 우주 사운드를 들려 준다.
* 줄거리
40억년전. 고도의 과학문명을 지닌 안드로메다 행성인들은 다른 문명을 찾기위해 끝없는 여행을 했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과학문명은 끝내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은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기로 결심했고 생명체가 살수있는 9999개의 행성에 초자아 컴퓨터를 보냈다. 그 중 하나의 행성이 지구이다. 지구에 보내진 델타 8988 초자아 컴퓨터는 지구의 주인으로 파충류를 선택했으나 그들은 멸종했고, 다시 영장류를 지구의 주인으로 선택했다.
1만3천년 전 고도의 문명을 꽃피웠던 미우와 아틀랜티스 대륙은 서로 전쟁을 시작했고 서로에게 발사한 핵으로 인해 두 문명은 멸망하고 만다. 델타 8988은 살아남은 소수의 미우인들을 엄격히 통제하여 엘카 문명을 발달시켰다. 그러나 그들은 남극의 바다 밑에 숨어살며 그들의 존재를 감추었다.
5천년전 지금의 문명이 생겨나지만 2157년 감마6666 초자아 컴퓨터가 이끄는 이드군이 지구를 침략하여오고 멸망위기에 놓인 지구를 구하기 위해 엘카인들은 델타8988의 복제 생명체인 델타 소년 오혜성(이병헌)을 1996년 과거에서 불러오기로 한다.
이 임무를 띈 엘카의 특수요원 마리는 혜성에게 접근하고 혜성과 마리는 서서히 사랑의 감정을 싹터간다. 그러나 혜성의 존재를 알아차린 감마6666은 혜성을 처치하기 위해 생체병기 킬러X를 파견하고 마리는 혜성을 미래로 보내는 과정에서 킬러X와 싸우다 죽고 만다. 결국 혜성은 마리의 도움으로 무사히 미래로 가게된다. 그곳에서 혜성은 엘카의 여왕이며 마리와 이체동일인 헤라와 엘카의 원로 하데스에게서 특수한 훈련을 받는다.
한편 이드군 사령관 케사로스는 이 전쟁에 의문을 품는다. 국가기밀인 킬러X와 과거로부터 온 소년에 대해서 알아보던 중 그는 이드군이 감마6666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사그라들줄 모르는 전쟁. 케사로스의 공격으로 인해 엘카마저 무너지고 혜성과 헤라 그리고 하데스는 델카8988의 명령으로 감마6666이 있는 이드 행성으로 향한다.
감마6666도 자신의 복제 생명체인 케사로스를 앞세워 혜성을 위험에 빠뜨린다. 그러나 혜성은 자신의 능력을 총동원 전 우주를 지배하려는 감마6666을 제거한다.
* 감상평
우리나라의 기술만으로 제작한 극장용 장편만화라 하여 큰 기대를 모았던 영화. 풍부한 상상력과 화려한 색체 그리고 시각효과 등 공들인 부분이 여럿 눈에 띄지만 한가지 중요한 요소를 빼놓고 말았다. 바로 스토리 전개이다.
도저히 무슨 이야기인지 알쏭달쏭한 지구 문명의 기원 해설에서부터 시작되는 복잡한 스토리 전개는 관객을 혼란에 빠뜨렸다. 과거에서 온 한 소년이 미래의 지구를 구한다는 기둥 줄거리는 간단한데 이를 뒷받침해주는 다른 줄거리는 복잡하다. 어린이가 보기엔 복잡하고 어른이 보기엔 차라리 할리우드의 SF영화를 보는 것이 날뻔한 유치함이 이 영화의 약점이다.
1996년 5월 15일
VIDEO
2012년 오늘의 이야기
우리 인류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신에 의한 창조일까요? 오랜 세월을 거친 진화일까요? 어렸을 적에는 당연히 교과서에 나온 다윈의 진화론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커가면서 '정말 저 수 많은 생물들이 진화에 의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고도의 외계 문명이 지구의 여러 생명체를 창조한 것은 아닐까요? 종교에서 말하는 신이 영적인 존재가 아닌 고도의 외계 문명은 아닐까요?
그러한 제 엉뚱한 상상력은 [아마게돈]의 세계관에 담겨져 있습니다. 혹시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아마겟돈]인줄 알고 제목을 클릭하셨다면 실망하셨을지도 모르지만 국내 순수 기술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아마게돈] 역시 그러한 상상력 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물론 96년 당시 감상평대로 잘 만든 애니메이션은 아닙니다. 방대한 원작을 압축하며 스토리 전개가 복잡해졌으니까요. 아무래도 영화에 경험이 없는 만화가 이현세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것이 패인일지도...
그래도 96년 당시에도 [아마게돈]에 대해서 강렬하게 기억에 남은 것도 있습니다. 영화의 주제곡인 'Marie!'인데요... 혜성이 죽은 마리를 안고 미래로 가는 장면에서 나왔던 이 주제곡은 지금도 제가 흥얼거릴 정도로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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