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김유진, 장현수, 정지영, 박철수, 박종원, 장길수, 강우석
주연 : 한재석, 방은진, 신희조, 이선미, 김예린, 박은정, 임상효, 문수진, 김지남
* 해설
한국영화계의 대표적인 7명의 감독이 신예 촬영기사 각 7명과 신인 배우들을 기용, 한가지 주제로 각 한 편의 에피소드를 찍는다면? 생각만 해도 흥분되는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이 실현되었다. 이를 실현시킨 이는 중견 감독인 박철수. 그는 80년대 멜로영화 감독으로 이름을 떨치더니 최근엔 [301.302], [학생부군신위]라는 영화를 통해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 중견 감독이다.
그를 도와 배급을 맡은 시네마서비스는 한국영화계의 흥행감독 강우석이 설립한 회사이다. 박철수와 강우석의 만남 만으로도 충분히 사건이 될만한 이 영화는 [금홍아 금홍아]의 김유진, [게임의 법칙]의 장현수, [하얀 전쟁]의 정지영, [영원한 제국]의 박종원,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장길수가 합세하여 색다른 섹스코미디 옴니버스영화를 만들어 냈다.
늘씬한 미모의 7명 신인여배우 일명 맥주걸들과 함께 주연을 맡은 이는 TV 드라마 [째즈]를 통해 신세대 유망주로 꼽힌 한재석. 그리고 마지막 반전을 맡은 주요 여주인공 가발 디자이너 역에 [301. 302]로 연기파 배우로 등극한 방은진이 맡아 그 재미를 더해주었다.
* 줄거리
1화. 맥주는 내가 다른 맥주를 마셔도 질투하지 않는다. 김유진 감독.
술로 인해 대대로 어려움을 겪은 조나단(한재석)의 가문. 결국 그의 어머니는 조나단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고 한국인 며느리를 맞이하기 위해 다시 조나단을 한국으로 돌려 보낸다. 절대 술은 맥주 이외에 먹지 않겠다는 당부와 함께...
작곡가로 한 그룹의 음반 제작 청을 받은 조나단은 자기 소유욕이 강하고 독선적인 음반회사 여대표(신희조)와 만나게 된다. 그녀는 남자를 한낱 노리개 장난감으로 밖에 여기지 않고 드디어 조나단을 유혹한다.
대표의 유혹에 첫 순결(?)을 빼앗긴 조나단. 그러나 그는 우연히 마주친 가수 지망생 신인(이선미)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이에 질투를 느낀 대표에게 맥주 세례를 맞는다.
2화. 언제나 맥주는 내가 처음 오픈한다. 장현수 감독.
신인에게 마음을 빼앗긴 조나단은 그녀가 처녀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조나단은 그녀를 유혹하는데 여념이 없지만 그녀는 해외로 유학을 가겠다는 충격 발표를 한다. 이제 마지막 기회. 조나단은 끈질기게 신인에게 여행을 가자고 조르고 드디어 허락을 받아낸다.
일부러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표를 안끊은 그는 그녀와 호텔에 들어간다. 그러나 처녀의 상징인 붉은 꽃(?)은 어디에도 없다. 결국 사실을 털어 놓는 신인. 첫 관계가 고등학교 때였다니... 딱 한번의 실수였다고 우기지만 이를 어찌 믿는 담. 조나단은 그녀를 그냥 떠나보낸다.
3화. 맥주는 친구와 나누어 마실수록 더 맛있다. 정지영 감독.
그가 쓴 곡이 점차 인기를 얻게 되고 드디어 조나단도 주목을 받게 된다. 그때 조나단 앞에 나타난 리포터(김예린). 조나단은 그녀에게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줄 것을 요청하고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조나단에게 선물이라며 자신이 입고 있던 팬티를 벗어 주는 대담한 그녀. 결국 두 사람은 섹스 탐닉에 빠진다. 코피를 흘려가며 정성을 다하는 조나단. 그러나 그녀의 욕구는 식을줄 모른다.
그러던 어느날 리포터에게 연락을 받은 조나단은 열심히 체력을 단련하고 달려가지만 맙소사 그녀의 집엔 조나단의 후배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2대1로 즐기자는 건데... 조나단은 그녀의 집에서 뛰쳐나오고 그의 후배도 뒤따라 나온다. 그리고 그들은 맥주를 함께 마신다.
4화. 맥주는 누구라도 함께 마실 수 있다. 박철수 감독.
이제 여자라면 끔찍한 조나단. 유일하게 자신을 달래주는 음악에 온 몸을 내던진다. 그러나 환상 속에서도 그를 유혹하는 여인이 있다. 우연히 보게된 잡지의 모델(박은정).
조나단은 환상 속에서 그녀와 진한 블루스를 추지만 어찌된 일인지 깨고 보면 옆집의 무시무시한 노처녀 가발 디자이너(방은진). 그의 후배는 그 모델이 애 엄마니 포기하라 하지만 애 엄마는 여자 아닌가. 그것이 조나단의 비극이다.
5화. 맥주는 언제 어느때나 망설임없이 '따'먹을 수 있다. 박종원 감독.
영화 음악일을 맡게된 조나단. 그러나 하필 야한 애로 영화라니... 일을 위해 열심히 애로 영화를 골라 보지만 국산 애로 영화의 걸작(?) [젖소부인 바람났네]만은 항상 아쉽게 놓친다.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 송지현(임상효)은 깐깐한 성격의 소유자. 유독 조나단 앞에서는 더욱더 냉기를 더한다.
드디어 영화 음악을 완성하지만 송지현은 이 음악은 표절이라며 조나단에게 항의한다. 그것도 [젖소부인 바람났네]의 표절. 자존심이 상한 조나단은 그녀와 맥주를 진탕 마시고 문제의 그 영화를 같이 관람한다. 순간 두 사람 사이에 이상 전류가 흐르고 둘은 뒤엉킨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 그녀는 조나단을 펼쳐내고 밖으로 나간다. 젠장 하필 오늘이 그녀의 그날(!)이라니...
6화. 맥주는 겉만봐도 그 내용물을 알 수 있다. 장길수 감독.
친구가 운영하는 나이트 클럽에 가게 된 조나단은 그곳에서 지상 최고의 여자 롱다리(문수진)을 만나게 된다. 백만불짜리 각선미를 슬쩍 내비치며 그를 유혹하는 롱다리. 이제 조나단은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고 확신한다.
그녀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조나단은 드디어 그녀에게 청혼하고 덮친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조나단은 줄행랑을 쳐야만 했다. 글쎄 그녀는 게이였다. 으악! 또 속았어...
7화. 한번 마신 맥주를 평생 마셔야할 의무는 없다. 강우석 감독.
롱다리와의 일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조나단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마시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일생일대의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옆집의 가발 디자이너를 덮친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처녀였고 조나단에게 결혼을 요구한다.
그녀로 인해 조나단이 키우고 있는 가수 지망생(김지남)은 그의 집에서 쫓겨난다. 어쩔수 없이 코가 꿴 조나단은 무시무시한 그녀와 결혼하게 되고 결국 가정을 갖게 된다.
* 감상평
부담없는 섹스 코미디. 7명의 감독과 7명의 여배우들이 펼치는 유혹이라고나 할까? 한국 영화계에 중요한 위치에 있는 7명의 감독들이 연출했기에 작품성을 기대하고 본다면 분명 대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단지 2시간 동안을 즐기기 위해 본다면 이 영화는 친구들끼리 즐기는 야한 농담같이 유쾌한 영화이다.
이 영화가 데뷔작인 한재석은 어색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핸섬한 얼굴로 자신의 약점을 커버했고, 7명의 여배우들 역시 거의 마찬가지 입장. 단지 웃음을 위해 등장한 엑스트라급 연기자들의 코믹 연기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웃긴다. 부디 그것으로 만족하길...
1996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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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오늘의 이야기
솔직히 지금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일곱가지 이유]의 영화노트를 정리하며 그 줄거리를 블로그에 옮기면서 손발이 오글거림을 느끼고 있습니다. 15년 전에는 잘 몰랐지만 지금 보니 내용이 참 남성우월적이네요. 여성의 처녀성이 왜 중요한 것인지... 술김에 자신을 덮친 남자에게 결혼을 요구하는 가발 디자니어는 또 뭔지...
사실 15년 전의 감상평에도 남겼지만 이 영화는 남자들이 술자리에서 친구들끼리 키득거리며 하는 의미없는 섹스 농담과 같은 영화입니다. 당시 유명 감독들이 그러한 섹스 농담을 영상화한 것인데... 남자들의 저급적인 섹스 농담의 영화화이다 보니 영화 자체는 참 저급적입니다.
참고로 화제를 모으며 늘씬한 몸매로 이 영화의 각 에피소드 주연을 맡았던 신인 여배우들은 이 영화 이후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역시 배우는 얼굴, 몸매보다 연기력이 뒤따라줘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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