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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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프랑스의 식민지인 인도차이나. 거대한 고무 농장의 여주인인 엘리안느는 부모를 잃은 월남의 공주 까미유를 수양딸로 맞아들인다. 낙천적이면서 낭만적인 성격의 소유자 까미유는 부유한 생활환경 속에서 엘리안느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다.
그러던 어느날 어무것도 부러울 것이 없는 이 모녀 앞에 장이라는 해군 장교가 나타난다. 장에게 점점 끌리는 엘리안느. 장 역시 엘리안느의 성숙된 아름다움에 끌린다.
이렇게 장과 엘리안느의 사랑이 점점 커져갈때쯤 사고가 일어난다. 감옥으로 끌려가던 공산주의자들이 행길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의 총에 우연히 지나가던 까미유가 다치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을 목격한 장은 까미유를 치료해주고 어린 까미유는 장을 사랑하게 된다.
이 사실을 안 엘리안느는 장의 직속상관에게 부탁, 장을 다른 곳으로 전출시키고 그로인하여 장은 엘리안느와 다투고 결국 인도차이나의 가장 후미진 곳으로 보내진다. 그곳에서 장이 할 일이란 1주일에 한번 그곳으로 보내지는 노예를 관리하는 것.
결국 까미유는 황실이 정해준 약혼자인 탄과 결혼식을 올리지만 장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다. 여행 중 까미유는 노예로 팔려가는 가난한 인도차이나인의 비련을 보게 되고 노예시장에서 도망친 한 가족을 알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장을 찾은 까미유. 그러나 까미유는 같이 도망쳤던 노예 가족의 죽음을 보게 되고 분노를 이기지 못해 해군 장교를 쏴 죽인다. 이제 범죄자가 된 까미유와 장은 도망치게 되고 지하 공산주의 단체의 지도자가 된 탄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이때부터 장과 까미유, 그리고 두 사람의 아들인 에띠앙은 공산주의자인 유랑극단을 따라 몸을 숨기며 살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도피 생활도 오래 가진 못했다. 경찰의 끈질긴 추적에 장과 에띠앙은 잡히고 에띠앙은 엘리안느에게 양도되고 장은 자살을 강요받아 끝내 자살하고 만다.
그러나 장과 까미유의 이야기는 인도차이나인들에 의해 전설처럼 전해지고 결국 까미유마저 체포된다. 5년간의 감옥 생활 끝에 까미유는 석방되지만 엘리안느에게 가는 것을 포기하고 인도차이나를 위해 투쟁하기로 결심한다.
결국 엘리안느는 에띠앙과 함께 프랑스로 돌아가고 몇 년후 인도차이나가 독립하여 남, 북으로 갈라질때 엘리안느는 에띠앙과 함께 까미유를 만나러 인도차이나로 오지만 두 모자의 재회는 끝내 이루어지지 못한다.
마치 [아웃 오브 아프리카]와 우리나라의 드라마였던 [여명의 눈동자]를 합쳐놓은 듯한 영화이다. 까뜨린느 드뇌브가 분한 엘리안느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의 카렌 역으로 분한 메릴 스트립과 비교할 수 있다. 엘리안느는 식민지인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내면서도 지배층의 권위를 잊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그녀는 까미유에게 자신의 모든 사랑을 바쳤지만 인도차이나의 땅에겐 고무나무의 즙을 빨아 들이는 것처럼 인도차이나의 즙으로 살아가는 인간일 뿐이다. 그녀는 인도차이나와 프랑스는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역설하지만 과연 그럴까?
중반부부터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까미유역의 린 당 팜. 그녀는 공주라는 특별한 신분으로 태어나 엘리안느의 사랑을 받으며 안락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는 인도차이나인들의 행복은 자신과 같이 특별한 신분의 몇몇 사람만 느낄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랑스인들의 착취에 못이겨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녀가 공산주의자들과 함께 행동했던 것은 조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명의 눈동자]에서의 여옥처럼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위해 어쩔수 없이 취해야할 수 밖에 없었던 행동일 뿐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 그녀가 엘리안느에게 돌아가지 않은 것은 무엇을 뜻할까? 내 생각엔 조국을 위해 일하겠다는 마음이 아닌 그저 아픈 기억에서의 탈출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장역의 뱅상 페레. 그 역시 까미유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데 식민주의를 사랑하는 평범한 장교였다가 노예를 사고 파는 프랑스인들의 잔인한 행동에 괴로워하다 까미유와 함께 도망친 것이다. 그 역시 자신의 조국이 아닌 인도차이나를 위해 공산주의자들과 행동한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운명에 의해 그렇게 행동한 것일 뿐, 끝내 자살로 자신의 운명을 끝맺는다.
이렇듯 이 영화는 세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통해 인도차이나를 그린 대작으로 특히 뱅상 페레의 차가운 연기가 인상적이어다. 그러나 역시 감독이 프랑스인인 만큼 조국의 추행을 조금 미화하지 않았을까 우려된다.
2012년 오늘의 이야기
정말 오랜만에 1992년 영화 노트를 업뎃합니다. 그 동안 바쁘기도 했지만 [인도차이나]에 대한 조금 많은 분량의 내용이 선뜻 블로그로 옮기는데 주저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긴 글이 20년 전의 노트에 쓰여 있었다는 것은 고동학교를 이제 막 졸업한 내게 [인도차이나]를 꽤 인상깊었던 영화라는 뜻이겠죠.
솔직히 저는 [인도차이나]와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을 가끔 헷갈리기도 합니다. 이 두 영화는 1992년에 봤다는 공통점과 함께 프랑스인의 시선으로 인도차이나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저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죠.
그리고 한가지 이 영화에 대해서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주연을 맡은 린 당 팜이라는 배우인데, 그녀는 1994년 서윤모 감독, 이창훈 주연의 영화 [라이 따이한]에서 주연을 맡아 당시로서는 상당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배우입니다. 그런데 [라이 따이한]의 흥행이 조금 부진해서 금방 잊혀져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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