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6년 영화노트

수호천사(Les Anges Gardiens) ★★★

쭈니-1 2012. 2. 9. 13:06

 

 

감독 : 장 마리 쁘와레

주연 : 제라르 드 빠르디유, 크리스티앙 클라비에

 

 

* 해설

 

세계 영화계가 점점 미국의 할리우드에 잠식해가도 꿋꿋이 자국의 영화를 지키며 유럽의 자존심을 지켰던 프랑스. 그러나 그것도 어느새 옛말이 되고 말았다. 최근 프랑스의 박스오피스 상위권엔 할리우드의 상업영화들로 가득 채워져 있고, 프랑스 국민들도 너무 예술 지향적인 자신 나라의 영화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프랑스의 영화계는 새로운 자구책을 마련했고 그것이 바로 '재미있는 영화 만들기'이다.

[수호천사]는 이러한 프랑스 영화계의 노력이 가득 담긴 영화이다. 프랑스의 국보적 배우인 제라르 드 빠르디유를 기용하여 홍콩식 때리고 부수는 액션과 할리우드식 SF,  그리고 프랑스 특유의 유머가 혼합된 다국적 영화이다. 영화 초반부를 장식하는 홍콩 액션씬은 액션 느와르의 대부 오우삼에게 자문을 구했다.

 

* 줄거리

 

프랑스 시내에서 고급 나이트클럽을 경영하고 있는 카르꼬(제라르 드 빠르디유)에게 어느날 홍콩에 사는 옛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20년 만에 '여우'라는 별명을 부르며 전화한 그는 5살짜리 아들을 파리에 있는 중국인 엄마에게 데려다 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은 이미 손을 씻었다며 거절하던 카르꼬는 홍콩은행에 있는 4천만 달러 이야기를 하자 갑자기 태도가 돌변, 부탁을 받아들인다.

나이트클럽을 경영하며 좋은 집에 사는 알부자지만 돈이라면 정말 사죽을 못쓰는 돈독 오른 남자 카르꼬는 당장 홍콩으로 날아간다. 그러나 횡재를 꿈꾸며 찾아간 홍콩에는 마피아가 기다리고 있다. 마피아의 추격을 받으며 아이를 구한 카르꼬는 귀찮은 존재에 불과한 아이를 결국 프랑스 신부 따랑(크리스티앙 클라비에)에게 맡겨버린다.

우여곡절 끝에 카르꼬는 따랑을 이용해 무사히 파리로 돌아오지만 마피아는 끈질기게 그를 쫓는다. 클럽 댄서이자 약혼녀인 레지나마저 5살짜리 바오를 카르꼬의 아들로 오해하고 히스테리를 부린다. 다혈질의 레지나 쯤이야 달래볼 수 있겠는데 카르꼬랑 똑같이 생긴 유령 같은 녀석이 나타나 자기가 카르꼬의 수호천사라며 사사건건 잔소리를 해댄다.

참을 수 없게된 카르꼬는 따랑 신부를 찾아간다. 그러나 따랑 역시 잘난체한 죄로 나쁜 수호천사에 시달리고 있었다. 수호천사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단 한가지. 바오의 중국인 엄마를 찾는 것이다.

카르꼬와 따랑은 미국인 화가와 결혼해 살고 있는 바오의 엄마를 찾아나선다. 그리고 마피아의 조카로 알려졌던 바오의 엄마는 사실 마피아 두목의 정부였고 바오의 아빠는 두목의 돈을 훔쳤기에 쫓기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수호천사의 닥달 덕분에 좋은 일을 하게 된 카르꼬는 수호천사에게 벗어나게 되고 엄마를 만난 바오는 행복에 겨워한다.

 

* 감상평

 

마치 홍콩의 느와르를 보는 듯한 화끈한 액션이 돋보이는 영화의 전반부를 본 관객이라면 일단 기대하게 된다. 홍콩식 액션과 미국식 SF 그리고 프랑스 코미디의 만남이라는 특이한 이 영화는 그렇게 기대 속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되면서 관객은 점점 짜증을 느끼게 된다. 특히 프랑스의 코미디는 역시 우리 관객의 정서와는 잘 맞지 않은 듯하다. 고지식한 신부와 방정맞은 사탄으로 1인2역을 한 크리스티앙 클라비에의 연기는 특히 짜증난다. 과장섞인 그의 연기는 프랑스 내에서는 호평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관객에겐 엉터리처럼 느껴질 뿐이다. 우리나라의 영화계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프랑스 영화계가 안쓰럽게만 느껴지는 실망스러운 영화였다. 

 

 

1996년 5월 5일

VIDEO

 

 


 

2012년 오늘의 이야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프랑스 코미디 영화를 본 후 만족했던 기억이 전혀 없네요. 아마 제 취향은 프랑스 코미디 영화는 '아니올시다'인 듯합니다. [수호천사]도 그런한데 영화의 포스터와 스틸 사진만 봐도 짜증이 팍 올라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