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논지 니미부트르
주연 : 이카라트 사르수크, 종려시
개봉 : 2002년 1월 11일
요즘 봄타는 것 같습니다. 괜히 우울해지고, 짜증만 나고, 의욕도 없고... 친구들과 다음주에 여행이나 가서 기분을 좀 풀려고 했었는데, 친구 녀석들이 귀찮다며 모두들 싫다고 하는군요. 도움이라고는 하나도 안되는 녀석들... ^^
암튼 게으른 친구들을 둔 덕분에 여행가는 것은 물건너 갔고, 술이라도 잔뜩 마시고 싶지만 지난달 카드값이 엄청 나와 돈도 한푼없고, 그렇다고 내 주위에 이런 날 위해 술사주는 친구하나 없고... 암튼 요즘들어 전 제가 인생을 잘못 산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외롭고 힘이드는데 날 위로해주는 친구하나 없으니...
아니 하나 있군요. 이런 절 위로해줄 수 있는 친구가... 그 녀석의 이름은 영화입니다. 언제든지 제가 찾아가면 절 위해 재미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는 그 녀석은 때론 코믹한 모습으로, 때론 터프한 모습으로 절 위로해줍니다. 결국 저는 또다시 영화라는 저의 진정한 친구를 찾았죠. 그리곤 하소연 했습니다. 요즘 무지 외롭고 힘이 든다고... 짜증만 나고 의욕도 없다고... 그리고 그녀가 너무 보고 싶다고... 그랬더니 이 녀석이 저에게 그녀와의 추억을 잊을만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절 위로하더군요. 그녀와의 추억을 깡그리 잊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그 녀석은 제 말초 신경을 자극시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같은 외로운 남자를 위한 선물이라나??? 암튼 영화라는 친구녀석이 들려준 이야기는 '잔다라'라는 태국의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도 나만큼이나 외로웠고 사랑에 목말라 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영화라는 친구에게 위안을 삼았던 것과는 반대로 그는 섹스를 탐닉하며 그 외로움을 달랬던 거죠. 그리고 그러한 그의 선택이 가져다준 파멸의 이야기를 영화는 차근차근 제게 해주더군요.
지금부터 저는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영화라는 친구한테 들었던 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 (유치했나요? 조금은 색다른 방법으로 영화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어서... 에궁~)
제 글을 읽기전에 미성년자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 영화 미성년자 관람불가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 글은 연소자 관람 아니... 구독가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
영화 <잔다라>는 태국에서 실제 있었던 잔다라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태국이라는 나라... 저 한테는 생소한 나라이기에 그 나라의 풍습이 어떠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 나라 참 웃기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이복 동생이라지만 어떻게 남매간에 결혼이 가능한지???
근친상간이 난무하고 섹스와 피로 뒤덮힌 이 영화는 일단 생각보다 그리 야하지 않습니다. 아마 근친상간이라는 표현의 한계때문에 오히려 야한 영상을 만드는 것이 부담스러웠겠죠. 그렇기에 야한 영화를 보기위해 이 영화를 선택하려는 분들... 차라리 우리나라의 비디오용 에로 영화을 보시는 것이 휠씬 낫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국내 상영 당시 홍콩의 여배우 종려시가 홀딱 벗었다며 난리를 쳤고 종려시의 누드집까지 국내에 출판되었지만 종려시... 이 영화에서 그리 많이 벗지 않습니다. 물론 가슴 몇번 나오지만 이미 우리나라도 여배우의 가슴정도는 예사로 나오니...
제가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기전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 영화에대한 선입견을 깨고 제 글을 읽어주셨으면 해서입니다. 저도 야한 영화라는 기대때문에 이 영화를 봤기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야한 영화라는 선입견을 깨버리고 이 영화를 보면 자신의 출생의 비밀때문에 파멸의 길로 걷는 한 남자의 애틋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그 애틋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 영화는 어린 잔다라가 세상을 처음 알았을때를 이야기하며 시작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당신은 세상을 처음 알았을때를 기억하느냐고... 어린 잔다라에게 세상에 대한 첫기억은 아버지와 이모의 섹스였었죠. 자신이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그를 미워합니다. 그런 가운데 그를 친아들처럼 생각하며 돌봐주던 단 한사람 그가 바로 이모입니다. 그에게 이모는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였던 거죠. 그러한 그가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이모와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던 아버지의 섹스속에서 세상에 대한 첫 기억을 채워나갔던 겁니다.
그는 어쩌면 태어나서는 안될 사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착하고 예쁘고 돈많은 그의 어머니는 강도단에게 납치되어 한달만에 풀려났으며 그땐 이미 잔다라를 임신한 상태였죠. 그녀의 아버지는 그것을 감추기위해 서둘러 결혼 상대를 골랐고 그가 바로 돈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희생했던 잔다라의 아버지 쿤이었습니다. 쿤은 잔다라의 어머니와 결혼하며 돈과 명예를 움켜쥐지만 그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사랑을 그리워하며 어린 잔다라를 구박하고 미워하죠.
그리고 그는 죽은 아내의 동생, 그러니까 잔다라에겐 이모를 두번째 부인으로 맞아들이죠. 그렇게해서 이 두사람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잔다라의 이복 동생인 카우입니다. 카우는 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쿤처럼 잔다라를 미워하고 경멸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또한명의 여인이 등장합니다. 쿤의 첫사랑이었던 분령(그토록 기다렸던 종려시입니다. ^^;)이 쿤의 세번째 부인으로 잔다라의 집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이들을 둘러싼 근친상간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근친상간... 우리 사회에선 절대로 생각조차 해서는 안될 단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선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이 근친상간으로 채워버립니다.
쿤은 죽은 아내의 동생과 결혼하고 잔다라는 아버지의 여자인 분령에게 섹스를 배웁니다. 게다가 쿤은 자신의 딸인 카우에게 자신의 아기를 갖게 만들며 이 사실을 숨기기위해 이복남매간인 잔다라와 카우는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카우와 분령은 동성 섹스를 즐기고 잔다라는 카우를 강제로 강간하죠. 이 정도되면 근친상간의 지침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군요.
암튼 이러한 삐틀어진 관계속에 잔다라는 서서히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던 아버지 쿤을 닮아 갑니다. 쿤의 재산을 물러받기위해 카우와 결혼하고(잔다라의 어머니와 돈때문에 결혼했던 쿤처럼...), 어머니의 사진앞에서 무분별한 섹스를 즐깁니다.(쿤의 섹스 장소도 항상 죽은 아내의 사진 앞에서였죠.) 그리고 이복 동생인 카우를 억지로 강간함으로써 그녀에게 지난 세월의 복수를 하고 말죠. (죽은 아내의 동생을 아내로 맞았던 혹은 자신의 딸을 범했던 쿤처럼... )
자신의 출생에 대한 죄책감과 아버지에 대한 증오... 그리고 그가 세상을 알게되며 첫 이미지인 섹스...이 모든 것은 결국 잔다라를 이러한 파멸의 길로 몰아넣게 됩겁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구원할 수 없었습니다. 잔다라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이모는 잔다라와 마찬가지로 삐틀어진 관계의 구렁텅이에 빠져있었고 잔다라가 진심으로 사랑했던 첫사랑의 여인 히아신스는 이미 병으로 죽은 후였으니까요.
카우가 스스로 잔다라의 아기를 낙태시킴으로써 이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근친상간과 섹스... 그리고 피로 점칠된 잔다라의 인생은 결국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게 된거죠. 잔다라와 분령의 섹스 장면을 보고 그 충격으로 산 시체가 되어 버렸던 그의 아버지 쿤처럼... 어쩌면 잔다라도 그 전철을 밟게 될겁니다. 그의 주위를 둘러싼 그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 영화를 보며 '그래! 근친상간은 안좋은 거야. 난 올바른 섹스를 해야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아마 없을 겁니다. (설마~~~) 분명 이 영화가 우리들에게 가져다주는 느낌이라는 것은 근친상간이라는 야한 코드속에서 짧은 시간동안 즐기는 것 뿐이겠죠. 하지만 전 이 영화를 보며 조금은 무섭더군요. 자신이 그토록 증오했던 아버지 쿤을 닮아가는 잔다라의 모습을 보며... 어쩌면 그는 아버지를 증오하면서도 그의 행동을 배울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그는 아버지였으니까요. 그러므로 제가 이 영화를 보며 느꼈던 것 한가지... 아버지 노릇 잘하자!!! (오늘도 엉뚱한 결론을 내리고 말았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