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11년 아짧평

[아폴로 18] - 꽤 그럴듯한 저예산 페이크 다큐

쭈니-1 2011. 12. 3. 09:00

 

 

감독 : 곤잘로 로페즈 갈레고

주연 : 로이드 오웬, 워렌 크리스티

 

 

달에 무엇인가 살고 있다.

 

[블레어 윗치]와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놀라운 흥행 성공 덕분에 페이크 다큐는 이제 어엿한 할리우드의 한 장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파라노말 액티비 3]가 개봉하여 페이크 다큐의 흥행을 이어 나갔고, 노르웨이의 페이크 다큐인 [트롤 사냥꾼]이 국내에 소개되며 좋은 반응을 얻어 내기도 했습니다.

[아폴로 18] 역시 페이크 다큐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1970년 미국에서 아폴로 18호, 19호, 20호의 발사 계획이 예산 문제로 전면 취소된 후 아폴로 17호가 달에 간 마지막 우주 탐사선으로 기록되었지만 사실 아폴로 18호가 비밀리에 달에 갔었고, 그곳에서 외계 생명체를 만났다는 가정 하에서 시작됩니다. 

이러한 설정은 지난 여름 개봉했던 [트랜스포머 3]에서도 사용되었는데, 이러한 음모론은 꽤나 흥미진진한 영화로 발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폴로 18]은 개봉 전부터 제게 기대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월 6일 국내 개봉 예정이었던 [아폴로 18]은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저예산 영화임에 확연히 드러나다.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한 [아폴로 18]은 저예산 SF영화의 틀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하긴 페이크 다큐 자체가 워낙 저예산으로 만들 수 있는 장르이긴 하지만 [아폴로 18]은 SF라는 장르가 무색할 정도로 참 싸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꽤 재미있었습니다. 거친 캠코더 영상은 [아폴로 18]이 페이크 다큐임을 알면서도 꼭 진짜처럼 느껴졌고, 공포의 대상을 정면으로 보여주지 않고 감칠맛 나게 보여줌으로서 오히려 정체 불명의 생명체에 대한 공포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이는 최근에 본 페이크 다큐 [트롤 사냥꾼]과 전혀 다른 표현 방식인데, [트롤 사냥꾼]이 페이크 다큐로는 드물게 매끈한 영상을 자랑하며, 영화 속 공포의 대상인 트롤을 여러 차례 관객 앞에 정면으로 선보임으로서 페이크 다큐보다는 오히려 괴수 영화가 더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한마디로 [아폴로 18]은 싸구려 티가 팍팍나는 저예산 영화임에는 분명했지만 페이크 다큐의 특징과 장점을 잘 활용하며 제게 만족감을 안겨준 셈입니다.

 

조금만 더 독창적이었다면...

 

하지만 [아폴로 18]에 완벽하게 만족하기에는 독창적인 부분이 약간 부족했습니다. 달에 외계 생명체가 살고 있으며, 러시아와 미국은 그러한 사실을 알고 달 탐사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는 설정 자체는 꽤 신선했지만 달에 사는 외계생명체의 존재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인간의 몸에 기생하고 인간을 감염시키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는 이미 여러 공포 영화 혹은 SF 영화에서 써먹었습니다. 그러한 외계 생명체의 존재는 영화의 초반 너무 쉽게 드러나는데, 영화 속에서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던 제가 외계 생명체의 정체를 초반에 눈치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독창적인 부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하긴 저예산으로 만들다보니 뭔가 대단한 외계 생명체를 창조해낼 수 없었겠죠. 그러한 부분까지 감안하며 [아폴로 18]을 너그럽게 감상한다면 [아폴로 18]은 꽤 그럴듯한 저예산 페이크 다큐로서의 영화적 재미를 안겨 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