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이야기들/특별한 추억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서 [드로잉 쇼]를 보다.

쭈니-1 2011. 12. 3. 08:30

 

 

지난 11월 12일, 13일은 제가 회사의 재고조사 때문에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회사에 나가야 했답니다. 맞벌이 부부인 탓에 웅이는 평일에 처가집에서 생활하다가 주말만 집으로 데려옵니다. 그런데 저는 출근하고 하필 구피는 컨디션 난조로 몸이 좀 아파서 일주일만에 집에 온 웅이는 혼자 심심하게 방에서 뒹굴어야 했습니다.

그날 구피는 많은 반성을 했다고 합니다. 배를 방바닥에 깔고 뒹굴며 '심심해!'를 외치는 웅이를 보며 우리가 너무 웅이를 집에만 가둬 놓고 키운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결국 구피는 대학로 창조아트센터 1관에서 '드로잉쇼'를 예매하고 오랜만에 대학로 나들이 계획을 세웠습니다. 신나하는 웅이를 보며 구피와 마찬가지로 저도 반성을 해봅니다.

 

'드로잉쇼'는 제목 그대로 그림을 토대로 쇼를 하는 것입니다. 공연 사진은 촬영이 금지되어 공여닝 끝나고 포토 타임에 찍은 사진입니다. 위의 사진 속 세 배우와 박스를 뒤집어쓴 배우가 '드로잉쇼'의 주인공인데 음악에 맞춰 현란한 '드로잉쇼'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탄성이... 그러면서 분위기를 코믹하게 이끌어 나가서 웅이와 함께 관람하기에도 적합했습니다.

'드로잉쇼'는 대사가 없습니다. '드로잉쇼' 속의 배우들은 마치 외계어인 듯한 소리를 내며 대화를 나눕니다. 이러한 연극을 처음보는 웅이는 '저 사람들은 왜 저런 소리를 내요?'라며 궁금해하더군요. 이런 쇼를 자주 접하지 못한 웅이에겐 매우 낯설었나봅니다. 순간 웅이에게 미안함이... '그래, 앞으로는 더욱 자주 이런 공연을 보여줄께.'

 

 

'드로잉쇼'의 마지막에 배우들이 그린 나폴레옹 사진입니다. 쇼를 하며 수도 없이 저 그림을 그렸을텐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보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 마저 느껴진답니다.

 

 

'드로잉쇼' 배우들의 캐릭터 그림입니다. 어쩜 저렇게 잘 어울리던지... 캐릭터 상품을 파는 곳이 있다면 하나 정도 사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저를 닮아 감기를 달고 사는 웅이. 그래서 겨울이면 아이스크림을 꿈도 꾸지 못합니다. 그러나 '드로잉쇼'를 보고 나오는 길에서 웅이는 터키식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을 미처 지나지 못하고 서성입니다. tv에서도 몇번 소개된 적이 있는 아이스크림 쇼가 펼쳐지고 있었는데... 웅이의 너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그만 덜컥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말았습니다.

한 겨울에 그것도 추운 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웅이. 이거 들키면 장모님한테 혼나는데... 그래도 웅이가 저렇게 즐거워하니 그깟 감기쯤은... ^^

 

오랜만의 대학로 나들이도 재미있었고, 웅이와 함께 즐거운 주말을 보낸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웅이의 크레이티브한 성장을 위해 앞으로 더욱 자주 공연을 보러 다녀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