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되면 저와 구피는 항상 고민에 빠집니다.
주중 내내 죽어라 일을 해서 주말에는 거의 녹초가 되어 있지만,
주말이면 하루종일 엄마, 아빠랑 놀수 있다며 들뜬 웅이의 기대감도 만족시켜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피와 항상 이번 주말에는 웅이 데리고 놀러가자고 약속하지만,
막상 주말이 되면 방에서 뒹굴거리며 '놀아줘'를 외치는 웅이에게 '힘들어'라는 하소연만 반복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감성미디어에서 '청미르 공룡마을 도시 농총 교류 행사'로의 초대장이 왔습니다.
원래는 회사 사람들과 쭈꾸미 낚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웅이를 데리고 농촌 마을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에 과감히 쭈꾸미 낚시도 포기하고, 온 가족이 청미르 공룡마을 도농교류 행사에 참가하였습니다.
모임 시간과 장소는 오전 9시 잠실역이었습니다.
집에서 좀 먼 곳이었기에 아침 일찍 일어나 택시타고, 전철타고 부지런히 움직여 9시 이전에 모임 장소에 도착.
관광버스에 몸을 실은 저와 구피는 곧바로 청미르 공룡마을에 도착할때까지 잠잘 준비를 했지만 감성미디어에서 간식을 나눠주는 바람에 맛난 간식 먹느라 잠자기 포기!!!
그날 간식으로 제공된 것은 요 녀석들입니다.
서둘러 나오느라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이런 간식거리를...
출근하느라 언제나 아침 식사를 굶는 저와 구피와는 달리 언제나 아침 식사를 꼬박 꼬박 챙겨먹는 웅이는 제 몫의 간식까지 열심히 먹어치웠답니다.
하지만 문제 발생!!!
아침부터 너무 단 음식을 먹은데다가, 청미르 공룡마을을 가기 위한 시골길을 관광버스가 꿀렁대고 달려서인지 웅이가 그만 간식 먹은 것을 전부 토하고 말았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감성미디어 관계자분들...
관광버스에서 토하고, 아프다고 비실거렸던 그 진상 가족이 바로 저희 가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물티슈로 웅이가 토한 것은 말끔히 청소해주고 왔답니다. ^^
공룡알, 혹은 포도알을 형상화한 포도문화관에서 일차 집결.
다른 분들은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며 휴식을 즐기시고 기념 사진을 찍으셨지만 저희 가족은 탈진해서 쓰러지다시피한 웅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답니다.
그래서 청미르 마을에 대한 설명도 못 듣고, 단체 기념 사진도 못 찍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웅이와의 오랜만의 나들이는 대실패로 돌아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대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첫번째 체험 행사인 천연 염색 체험장에 가기까지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우리 웅이.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염색 체험은 하겠다며 마지못해 터덜터덜 염색 체험장에 가더니만 염색 체험을 하는 동안 원기 회복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열심히 쪼물딱 쪼물딱 천연 염색 체험에 몰두하는 웅이.
엄마와 함께 완성한 천연 염색 손수건입니다.
왼쪽에 있는 것이 구피 작품. 오른쪽에 있는 것이 웅이 작품입니다.
한 눈에 봐도 웅이 작품이 훨씬 잘 했죠?
제 작품은 어디있냐고요?
전 구피와 웅이가 천연 염색 체험을 하는 동안 포도주 담그기 체험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조그만 통에 포도를 넣고 쪼물딱 쪼물딱 열심히 주물러 줍니다.
거기에 설텅 한 컵을 넣고 다시 쪼물딱 쪼물딱.
100일 동안 숙성을 시키면 맛난 포도주가 완성된다네요.
웅이에게 제가 만든 포도주를 자랑하기 위해 천연 염색 체험장에 갔더니 웅이도 포도주 담그기 체험을 하겠다며 나섭니다.
결국 구피까지 가세해서 우리 가족은 총 네 통의 포도주를 담갔습니다.
너무 욕심이 많다고요? 천만에요. 다른 분들은 저희 보다 많이 담가 가시던걸요. ^^
이렇게 체험 행사를 하다보니 어느새 점심 시간.
오전에 간식 먹은 것을 전부 토한 웅이가 점심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배고프다며 열심히 밥을 먹는 웅이.
그날 메뉴는 카레와 무국, 그리고 밑반찬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무국이 너무 싱거웠지만 그래도 좋은 공기를 마시며 체험 행사를 했기 때문인지 저는 카레 라이스 한 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점심 식사후 오후 행사는 고정리 공룡알 화석산지에서 공룡알 화석도 보고 연날리기 체험도 하는 것.
허허벌판위에 덩그러니 세워진 고정리 공룡알 화석산지 방문자 센터에서 공룡뼈 화석도 보고, 공룡 영상도 감상하고, 잠자리도 잡고...
그 중에서 웅이가 가장 신기해했던 것은 공룡 화석을 분리하는 작업을 하시던 분들의 작업 광경을 본 것입니다.
장래 희망이 공룡 박사인 웅이는 그 분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공룡 박사가 되면 가장 먼저 여기 와서 작업해야 겠다며 굳은 결심을 보이더군요.
크면서 장래 희망이 바뀔줄 알았는데 초지일관 공룡 박사가 꿈인 것을 보면 정말 커서 공룡 박사가 되긴 할건가 봅니다.
암튼 장래 세계 제일의 공룡 박사가 될 웅이이겐 고정리 공룡알 화석산지 방문은 큰 추억이 될 듯.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자유 시간.
저희 가족은 공룡알 화석산지에 직접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넓디 넓은 벌판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저희 가족은 공룡알을 찾아 걷고 또 걸었답니다.
그렇다고 그냥 걸은 것은 아니고 연날기 행사를 하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었답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연을 한꺼번에 날리는 바람에 연이 여러번 엉켜 고생은 했지만, 화창한 날씨에 바람도 적당히 불어줘서 웅이의 미소를 담은 연은 하늘 높이 끝없이 날아 올랐답니다.
연을 날리며 걷고 또 걸은 결과 드디어 공룡알 화석 발견.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돌인줄 알고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릅니다.
암튼 그 넓은 벌판에 일반인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룡알은 저게 전부입니다.
아마 나머지는 전부 연구실로 가져간 듯.
웅이에게 '공룡박사가 되면 이렇게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공룡 화석 찾으러 다녀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라고 물으니 웅이는 확고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무래도 유학비라도 미리 미리 준비해둬야 할 듯. 저와 구피의 허리는 휘어갑니다.
오후 4시 30분쯤 모든 체험 행사를 끝내고 다시 잠실로 향했습니다.
이번에는 웅이도 지쳤는지 버스 안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웅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직접 담근 포두주에 담근 사람의 이름을 쓰는 것.
자신이 담근 포도주에 공룡까지 그려 넣었네요.
과연 100일 후면 이 녀석이 어떤 달콤한 포도주가 되어 있을지 궁금합니다.
비록 웅이는 맛볼 수 없겠지만 자신이 담근 포도주는 외할아버지에게 선물로 주겠다며 웃네요.
이렇게 해서 공룡 박사를 향한 웅이의 꿈이 더 놓은 곳을 향해 저 하늘위로 펄펄 날 수 있었던 청미르 공룡마을에서의 체험 행사가 막을 내렸답니다.
체험 행사를 위해 꼼꼼히 준비해주신 감성미디어 관계자 분들과 청미르 마을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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