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6년 영화노트

그 여자 그 남자 ★★★★

쭈니-1 2011. 10. 20. 12:52

 

 

감독 : 김의석

주연 : 이경영, 강수연, 김성수, 하유미

 

 

* 해설

 

93년 개봉 당시 신세대들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로맨틱 섹스 코미디이다. 감독은 데뷔작 [결혼 이야기]로 52만명을 동원했던 김의석. 그의 두번째 연출작이다. 그의 최신작은 [총잡이]로 강우석 감독과 함께 한국 코미디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젊은 감독이다.

주연은 설명이 필요없는 이경영과 강수연. 이경영은 다작배우로 매년 3~5편 정도의 영화에 출연할 정도. 주연보다는 대부분 조연이지만 매우 친근감이 느껴지는 배우이다. 최근엔 [귀천도]라는 영화로 감독에 데뷔할 예정이라고. [씨받이]로 월드 스타가 된 강수연은 충무로가 인정하는 한국 영화계 최고의 여배우이다.

 

* 줄거리

 

평화 오피스텔 602호에 사는 그 여자 은(강수연). 신생아실 간호사로 일하고 있고 아직 결혼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으면서 섹스에 대해선 누구 못지 않은 자유주의자. 그렇게 조금은 특별한 그녀 옆집에 문제의 그 남자 창(이경영)이 이사를 온다. 방송국 부고 담당기자로 누군가의 죽음을 내기나 구경거리 보듯하는 성격에 역시 여자랑 연애하기는 합리적으로 끝내주는 이기주의자.

그러한 그 여자, 그 남자가 각자의 커플(김성수, 하유미)에게 절교 당한다. 이유는 결혼 안해준다는 것. 회사일이 잘 안되던 창은 우연히 은이 생일을 쓸쓸히 보내고 있는 것을 보게 되고 같이 하룻밤을 보낸다.

그러나 그때부터 오히려 둘의 관계는 악화되었다, 가까워졌다, 다시 악화되는 이상한 사이가 되어 버린다. 그러나 결코 결혼에는 생각이 없던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지고... 1년후 우연히 병원에서 마주친 창과 은은 그제서야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 감상평

 

90년대 초 한국 영화계를 강타했던 로맨틱 코미디를 주도했던 김의석 감독. [결혼 이야기]는 신세대 부부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렸다는 평을 얻어냈다. 하지만 [그 여자 그 남자]는 흥행에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지만 비평면에서는 좋은 평을 얻지 못했다.

이경영과 강수연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시종일관 관객에게 웃음을 안겨주지만 특별한 스토리는 없다. 이러한 특별함없이도 관객에게 어필하는 재미를 안겨준 이는 바로 시나리오를 쓴 박헌수이다. 그는 [구미호], 최신작 [진짜 사나이]라는 영화를 통해 감독으로 관객에게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진지함은 없지만 가벼운 농담같이 부담없는 영화이다.

 

 

1996년 4월 9일

VIDEO

 

 

 


 

 

2011년 오늘의 이야기

 

[그 여자 그 남자]는 김의석 감독의 마지막 흥행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1992년 [결혼 이야기]로 대종상 영화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그는 [그 여자 그 남자]이후 [총잡이], [홀리데이 인 서울], [북경반점], [청풍명월]이라는 흥행 실패작만을 남기고 2000년대 후반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제가 김의석 감독의 이름을 다시 들은 것은 영화진흥위원장에 김의석 감독이 선출되었다는 기사를 통해서인데, 영화 감독으로는 초창기 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영화진흥위원장으로는 성공적이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또 한명의 감독 이름이 등장합니다. 바로 박헌수 감독인데요... 데뷔작 [구미호]로 흥행을 말아드시고 이후 [진짜 사나이], [주노명 베이커리], [투 가이즈] 까지 흥행 성공작이 단 한 편도 안보이는 감독입니다. 최근에는 [완벽한 파트너]를 연출했는데 과연 [완벽한 파트너]는 흥행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하네요.

암튼 [그 여자 그 남자]는 [결혼 이야기]를 이은 신세대 커플의 조금은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결혼 이야기]의 그늘을 벗어나지는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