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6년 영화노트

서유기 : 월광보합(西遊記 第壹伯零壹回 之 月光寶盒) ★★★★

쭈니-1 2011. 9. 29. 13:12

 

 

감독 : 유진위

주연 : 주성치, 오맹달

 

 

* 해설

 

국내에선 별 인기없지만 홍콩에선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 주성치. 94년 홍콩에서 히트한 7편의 영화 중 3편의 주연을 맡았을 정도로 그의 인기는 최고였다. 그러나 95년 그가 주연한 4편의 영화가 모두 흥행에 실패하여 17억원대의 그의 출연료가 96년엔 깎일 예정이라고...

[서유기]는 그나마 주성치의 자존심을 지켜준 그가 95년 주연한 영화이다. 우리나라엔 [월광보합]과 [선리기연] 두 편으로 나누어져 소개되었고 [월광보합]만이 극장에 개봉되었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주성치는 홍콩 코미디 영화의 제왕이다. [벽력신봉]으로 금마장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심사관]으로 92년 아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왕가위 감독과 손을 잡은 [동성서취]와 주윤발의 재기작 [화기소림]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유진위 감독. 그는 '평범한 이야기를 로맨틱하고 코믹하게 엮어내는데 천재적이다.'라는 현지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 줄거리

 

말썽많은 손오공(주성치)은 서경을 찾으러가기 귀찮아 사부인 삼장을 죽이려 하고 그 죄로 갇히고 만다. 그러나 삼장은 손오공을 살려줄 것을 부탁하며 자신의 목숨을 바치고 그 덕분에 손오공은 5백년 후 산적 두목 지존보로 환생한다. 그는 부두목인 저팔계(오맹달)와 함께 오지산에 터를 잡고 산적 생활을 한다.

한편 손오공이 오지산에 사람으로 환생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거미요괴 사매는 손오공을 쫓아 곧 사람으로 환생할 삼장을 찾아 그의 고기를 먹고 불노장생하기 위해 오지산을 찾아온다. 5백년 전 손오공과 정혼한 사이인 백골요괴 사저도 손오공을 찾기위해 오지산에 오고 이들은 지존보가 손오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우마왕의 습격으로 오지산은 초토화되고 사매, 사저, 지존보, 저팔계는 반사동으로 몸을 피한다. 반사동에서 사저와 지존보는 다시 사랑을 불태우지만 이를 시기한 사매에 의해 사저는 독에 중독된다. 사저를 해독하기위해 어쩔수 없이 지존보는 사매를 찾아가고 사저는 지존보가 자신을 떠난줄 알고 자살을 시도한다.

우마왕에 의해 목숨을 구한 사저는 우마왕과 함께 복수를 위해 반사동에 오고 사매는 저팔계와 예기치못한 사건으로 인해 아기를 낳는다. 사저는 그 아기가 사매와 지존보 사이의 아기로 오인하여 자살하고 이를 뒤늦게 안 지존보는 우연히 시간을 돌릴 수 있는 월광보합을 발견하고 시간을 뒤로 돌려 사저를 구한다.

우마왕은 사매가 낳은 아기가 아이러니하게도 삼장이 환생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매와 사저는 지존보와 저팔계를 탈출시키고 우마왕과 대결한다.

지존보는 월광보합을 통해 다시 시간을 돌리려 시도하고 실수로 5백년 전의 시간 속으로 간다. 그곳에서 지존보는 사매와 사저의 사부인 반사대사를 만나고 그녀에 의해 진정한 손오공의 표시인 세개의 점을 발바닥에 새기게 된다.

 

* 감상평

 

홍콩의 코미디 영화는 우리 관객에게 그리 어필하지 못한다. 이유는 배우들의 과장 섞인 연기와 허무맹랑한 스토리 전개가 우리 관객에게 거부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콩의 최고 코미디 배우 주성치가 우리나라에선 별 인기가 없다.

이 영화 역시 홍콩의 다른 코미디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단지 고서인 [서유기]를 새롭게 각색한 점과 SF를 도입했다는 것이 우리 관객의 눈길을 끈다.

좀 허무맹랑하고 유치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는 그런대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코미디 전문 배우인 주성치와 오맹달의 재치 넘치는 연기가 볼만한 영화이다.

 

 

1996년 4월 4일

VIDEO

 

 


 

 

2011년 오늘의 이야기

 

1996년 당시 이 영화에 대한 제 별점은 [월광보합]이 4개, [선리기연]이 3개 반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 뒤돌아보면 제가 주성치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이 영화 덕분이며, 몇 년전 DVD 세트로 출시되었을 때 구입을 장시간 고민했을 정도로 제겐 매력적인 영화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손오공의 모험으로 알려진 '서유기'를 사랑과 인연에 대한 조금은 복잡한 로맨스, 코미디로 변형시킨 이 영화는 아마도 주성치의 영화중 최고로 로맨틱한 영화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