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론 언더우드
주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엘리자베스 슈
* 해설
[찰리 채플린]에서 천재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그러나 국내에 소개된 그의 영화는 별로 없다. 멜 깁슨과 공연한 [에어 아메리카]와 마리사 토메이와 공연한 [온니 유]가 전부일 정도이다. 게다가 두 영화 모두 흥행에 실패하였고, [찰리 채플린] 역시 우리나라 관객의 외면을 받아야 했으니 우리는 이 천재 배우의 연기를 감상할 기회가 적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의 동반자]는 감춰진 보물같은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은 현실에 찌든 30대 회사원 토마스. 그러나 토마스라는 캐릭터는 보통 배우가 할 수 없는 난해한 인물이다. 이승에 못다한 일이 남아 있는 4명의 유령들의 한을 풀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수다장이 시골 처녀가 되었다가, 때로는 바람둥이 좀도둑이 되었다가, 자상한 중년 부인이 되었다가, 겁 많은 가수 지망생이 되는 등 여러 인물을 섞어 놓은 듯한 토마스라는 캐릭터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무난히 해냈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상대역을 맡은 엘리자베스 슈는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할리우드의 감초같은 배우이다. 톰 크루즈와 공연한 [칵테일]과 너무나도 유명한 코미디 [빽 투 더 퓨처 2] 등에서 국내에 소개되었으며 최근작으로는 나콜라스 케이지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그녀는 이 영화에서 라스베가스 창녀역을 해내 아카데미에 노미네이션되기도 했다.
* 줄거리
좀도둑인 마일로와 시골에서 올라와 식당 종업원을 하는 줄리아, 4명의 아이의 상냥하고 충실한 어머니인 페니, 가수를 꿈꾸며 매번 극장 오디션을 보지만 한마디로 부르지 못하고 뒤돌아서는 해리슨. 이렇게 4명은 어느날 우연히 한 버스에 타게 된다. 그러나 운전사가 한 눈을 파는 바람에 사고로 모두 죽게 되고 영혼이 되어 한 어린아기 토마스의 주위를 맴돌게 된다.
아무도 볼 수 없으나 토마스만이 보이는 4명의 유령들은 토마스의 진실한 친구가 되어주지만 자신들로 인해 토마스가 정신병 치료를 받게 되자 죄책감을 느끼고 토마스에게서 사라져 그저 그의 곁에만 맴돈다. 갑자기 4명의 친구들이 사라지자 어린 토마스는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이제 토마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34살의 어른이 되어 냉정한 회사원이 되어 있다. 그는 7살 때 받은 충격 때문에 아직까지 애인인 앤(엘리자베스 슈)에게까지 마음의 문을 못 연채 딱딱한 생활만을 한다.
그러다 그 옛날 사고를 냈던 버스 운전사가 저승사자가 되어 다시 내려와 그들에게 그들이 죽기 직전하지 못한 마지막 일을 해야 저승에 갈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이들은 토마스의 육신을 이용해 각자의 삶을 마감하려 다시 토마스의 눈 앞에 나타난다. 갑자기 다시 나타난 영혼들 때문에 토마스는 혼비백산하지만 결국 이들 영혼들을 도와 그들이 못다한 일을 이루도록 돕니다.
첫 대상은 마일로. 항상 부자의 돈만 훔치다 실수로 꼬마의 귀중한 우표를 훔쳐 죄책감을 느낀 마일로는 다시 우표를 훔쳐 어른이 된 꼬마에게 돌려주고 저승으로 떠난다. 해리슨은 자신의 꿈이었던 가수를 토마스의 육신을 통해 이루고, 페니는 고아가 되어 생사를 알 수 없었던 막내아들을 찾아 포옹을 한다.
이제 줄리아만 남는다. 그녀는 자신을 진실로 사랑했던 애인의 농장을 찾아가 자신도 그를 진실로 사랑했었다고 고백하려 하지만 그는 이미 7년 전 죽었다. 실의에 빠진 줄리아는 자신의 마지막 일은 토마스와 앤을 연결시켜 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제서야 토마스는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고 앤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 감상평
[사랑과 영혼] 식의 따뜻한 로맨스와 특수효과 그리고 웃음이 있는 영화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연기는 역시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았고 엘리자베스 슈의 매력과 4명의 유령의 우스꽝스러움이 스크린에 잘 담겨져 있다.
특히 [사랑과 영혼]에서 이미 보여주었던 유령들의 특수효과는 이 영화에서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버스가 사고를 내고 다리 위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미니어쳐라는 것이 느껴질 만큼 약간의 허술함도 보인다.
1996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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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오늘의 이야기
혹시 이 글을 읽으며 '이거 어디에선가 많이 본 듯한 영화의 내용인데?'라고 생각하신 분, 안 계신가요? 사실 전 이 글을 블로그에 옮기면서 '이거 [헬로우 고스트]잖아?'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물론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4명의 유령이 한 남자의 몸을 빌어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룬다는 내용은 영락없이 [헬로우 고스트]와 비슷합니다. 모르긴 몰라도 김영탁 감독이 [헬로우 고스트]를 만들며 [사랑의 동반자]를 많이 참조했을 듯...
암튼 [찰리 채플린]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영화를 본 셈입니다. 그만큼 그의 연기가 제게 인상적이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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