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구피 사촌의 결혼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얼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의 결혼을 위해 토요일인데 늦잠도 자지 못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그 복잡하다는 종로 거리 한가운데 위치한 제일은행 본점 건물까지 가야 했습니다.
겉으로 표현은 할 수 없지만 조금은 짜증이 났던 상황.
하지만 저는 결혼식의 축가를 들으며 그 짜증을 확 날려버렸답니다.
그날 결혼식의 신부는 고등학교 선생님.
그래서인지 교복을 입은 남녀 학생들이 축가 준비를 하더군요.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한 두명도 아니고 수십명이 우르르 나와 노래를 부르는데 그 노래가 바로 [그리스]의 'Summer Nights'였습니다.
물론 노래 버전은 1978년 영화의 OST버전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절찬리에 공연중인 뮤지컬 [그리스] 버전의 노래였습니다.
남녀 두 명의 학생을 메인으로 하고 수십명의 학생들의 학생들이 화음을 넣은 그날의 축가는 솔직히 그다지 잘 불렀다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여성 메인 보컬 목소리는 꽤 매력적이었지만 그에 반에 남성 메인 보컬은 고음 부분에서 악을 쓰기도 했고, 화음과 동작을 맞춘지 며칠되지 않았는지 몇몇 학생들은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서툴렀기에 저는 더욱 좋았습니다.
선생님의 결혼을 축하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순수함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978년이면 제가 영화를 좋아하기 이전이었기에 저는 아직 전설적인 청춘 뮤지컬 영화 [그리스]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청바지 CF와 다른 매체를 통해서 'Summer Nights'는 여러번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어제 들은 고등학생들의 서투른 노래들이 최고였고, 제가 지금까지 다녔던 결혼식 축가 중에서도 최고의 노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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