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크리스 콜럼버스
주연 : 휴 그랜트, 줄리안 무어, 톰 나올드, 조안 쿠잭, 로빈 윌리암스, 제프 골드블럼
* 해설
할리우드에서 코미디 영화의 귀재로 알려진 크리스 콜럼버스. 스필버그 영화의 각본을 쓰며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제작자 존 휴즈와 손잡고 영화 사상 네번째 흥행 실적을 올린 화제의 코미디 [나홀로 집에]의 연출을 맡아 감독으로 데뷔한다. 맥컬리 컬킨을 단숨에 스타로 만든 [나홀로 집에]는 콜럼버스 감독에게 코미디의 귀재라는 닉네임을 달아 주었고 이어서 [나홀로 집에 2], [미세스 다웃 파이어] 등의 영화가 연속 히트함으로서 할리우드 영화 사상 가장 성공한 코미디 영화 감독중 한사람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나인먼쓰]는 그의 특기인 할리우드 정통 코미디 영화이다. 프랑스의 [네뜨므와]를 리메이크한 [나인먼쓰]는 아이 가지기를 두려워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우화이다.
[나인먼쓰]로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휴 그랜트는 영국 출신 배우이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비터문]으로 국내에 알려진 그는 마이크 뉴엘 감독의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으로 앤디 맥도웰과 공연하며 핸섬한 외모로 국내 팬들을 사로 잡았다. [나인먼쓰]는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에서 보여주었던 그의 상큼한 연기를 다시한번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요람을 흔드는 손], [육체의 증거], [도망자] 등의 영화에서 연기력을 쌓은 줄리안 무어. 그녀가 할리우드에 알려진 영화는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숏컷]에서이다. 그녀는 [숏컷]에서의 열연으로 Independent Spirit Award 후보에 오르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나인먼쓰]에서는 휴 그랜트의 상대역을 맡았는데 조연으로 등장하는 조안 쿠잭과 함께 이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코미디 연기의 달인 로빈 윌리암스. [굿모닝 베트남],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보여 주었던 그의 연기는 단순히 관객을 웃기는 연기가 아닌 진짜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게 했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과는 [미세스 다웃 파이어] 이후 두번째 만남. 그는 특유의 코믹 연기로 조연이면서도 이 영화의 재미를 담당한다.
[플라이], [쥬라기 공원]으로 알려진 제프 골드블럼은 휴 그랜트의 친구 역을 맡아 호연하였다.
* 줄거리
사뮤엘 포그너(휴 그랜트)는 33살의 핸섬한 여피족이자 아동 정신과 의사이다. 그는 부모들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가 삐뚤어지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본 탓에 자신은 절대로 아이를 갖지 않고 자유롭게 살겠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사뮤엘과 5년째 살고 있는 애인 레베카(줄리안 무어)는 사뮤엘의 아이를 낳고 싶어한다.
그러던중 임신을 했다는 레베카의 말에 사뮤엘은 걱정이 앞선다. 사무엘의 절친한 친구인 숀(제프 골드블럼)은 사뮤엘에게 아이는 골칫거리이며 아이를 갖는 순간 젊음은 사라진다고 역설한다. 이에 반에 숀의 누나인 게일(조안 쿠잭)과 남편 마티(톰 아놀드)는 여자는 임신한 순간이 가장 아름다우며 아이를 갖는 것은 기적과 같다고 사뮤엘을 설득한다. 게일과 마티는 세 딸을 가졌으며 게일은 네번째 임신중이다.
레베카는 사뮤엘에게 아이를 낳고 싶다며 출산 준비를 하고 사뮤엘은 16년간 정든 고양이를 버려라, 자신이 가장 아끼는 스포츠카를 가족용차로 바꿔라, 이것저것 간섭하는 레베카에 의해 스트레스만 쌓인다. 게다가 태아를 위해 금욕이라니...
며칠 후 사뮤엘과 레베카는 건강진단을 위해 산부인과를 찾아가는데 그들을 맞이한 의사는 러시아 출신의 코세비치 박사(로빈 윌리암스). 전직이 수의사로 산부인과 면허를 딴지 불과 한달 밖에 안된 코세비치는 레베카를 진찰하던 중 연이은 실수를 저지르고 불안한 두 사람은 진찰실을 도망쳐 나온다.
레베카와 두번째 정기검진을 받기로 약속한 날, 사뮤엘은 숀과 테니스를 치느라 그 약속을 깜빡 잊고 이에 실망한 레베카는 짐을 싸들고 게일의 집으로 가버린다. 혼자가 된 사뮤엘. 그는 병원에서 가져온 뱃속 태아의 모습을 찍은 초음파 비디오 테잎을 보며 비로서 레베카와 그녀의 뱃속에 든 아이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자신이 아끼던 스포츠카를 가족용차로 교환하고 태아 책을 보고 공부한다.
결국 레베카에게 용서를 빌고 청혼하는 사뮤엘. 두 사람은 결혼하지만 레베카는 예정일보다 2주나 빠르게 진통을 느끼고 사뮤엘과 레베카는 우여곡절 끝에 병원에 도착한다. 그러나 남은 의사라고는 코세비치 박사 밖에 없다니... 게다가 병실이 부족하여 게일과 같은 병실에서 소동 끝에 아이를 낳고 비로서 사무엘은 아빠가 된다.
* 감상평
국내에 같은 시기에 개봉된 프랑스 코미디 [네프므와]와 할리우드 코미디 [나인먼쓰]. 이 두 영화는 똑같은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니 오히려 [네프므와]가 [나인먼쓰]보다 탄탄한 스토리 전개를 보인다. 그러나 흥행 실적에서 [나인먼쓰]가 압도적으로 앞선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출연 배우에 관한 문제이다. [네프므와]는 외모보다 연기력을 앞세운 캐스팅을 하여 국내에 알려진 배우도 없고 주연 배우의 외모도 별로이지만 [나인먼쓰]는 핸섬한 휴 그랜트와 국내에 잘 알려진 로빈 윌리암스를 기용하여 일단 관객의 눈길을 끈다. 이렇듯 할리우드는 철저히 스타 시스템을 이용, 관객에게 비싼 영화 관람비를 내게 한다.
[네프므와]가 아이를 갖기 싫어하는 히피족 남성의 심리적 변화를 코믹하면서도 진솔하게 그린 반면 [나인먼쓰]는 아이를 싫어하는 남성과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여성의 에피소드를 통해 웃음을 자아내지만 진솔한 맛은 없다.
그러나 이 영화는 재미있다. 휴 그랜트는 너무나도 귀엽고 로빈 윌리암스는 너무나 웃긴다. 이것이 어쩔수 없이 우리가 인정해야 하는 할리우드의 위력이다. 진솔한 [네프므와]보다도 재미있는 [나인먼쓰]를 찾는 우리 관객을 누가 탓하랴...
1996년 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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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오늘의 이야기
일단 제 글에서 틀린 부분 지적을...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데뷔작은 [나홀로 집에]가 아닙니다. 1987년 [야행]로 데뷔했고, 1988년 [사랑의 록큰롤]을 연출했습니다. [나홀로 집에]는 그의 세번째 연출작인 셈입니다. 1996년 당시에는 인터넷 사용이 그리 원활하지 않아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이렇게 잘못된 정보를 올리는 경우가 많네요.
이 글에서는 [나인먼쓰]와 [네프므와]를 서로 비교하며 [네프므와]가 더 진솔하다고 했는데... 재미있는 것은 15년이 지난 지금 [네프므와]라는 영화가 잘 기억이 안나지만(이 글을 쓰며 '아! 그런 영화가 있었지.'라고 기억해 냈습니다.) [나인먼쓰]는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는...
특히 어리버리한 산부인과 의사 로빈 윌리암스의 코믹 연기가 이 영화의 백미였는데, 마지막에 레베카와 게일이 함께 출산을 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이었습니다. 출산 도중에 게일이 남편에게 욕을 하며 때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로 구피가 웅이를 낳으며 거의 하룻동안 진통을 겪을 때 제게 제왕절개 시켜달라며 욕했던 기억이 나네요.(그런데 그 병원 의사 선생님은 절대 제왕절개는 안해준다고 버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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