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어윈 윙클러
주연 : 산드라 블록, 제레미 노덤
* 해설
제작자 출신 감독이라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 어윈 윙클러. 그는 [록키], [뮤직박스] 등 흥행과 비평면에서 성공을 거둔 작품들을 제작했으며 첫 연출작은 로버트 드니로, 아네트 베닝 주연의 [비공개]이다. 이 영화는 1950년대 할리우드에 몰아쳤던 매카시 선풍에 희생되는 한 유능한 영화 감독의 이야기로 비평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흥행엔 실패하고 말았다.
그의 두번째 연출작은 역시 로버트 드니로와 제시카 랭 주연의 [밤 그리고 도시]. 뉴욕의 어두운 인생들을 진솔하게 그린 이 영화 역시 비평만 좋은 평가를 받았을 뿐 흥행엔 실패하였다. '성공은 곧 돈'이라는 할리우드의 공식 때문인지 그가 세번째 연출작으로 선택한 작품은 미스터리 스릴러 [네트]이다.
[네트]의 스타는 역시 산드라 블록. [러브 포션 #9], [배니싱] 등 주로 조연을 맡았던 그녀가 국내에 알려진 것은 실베스타 스탤론과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SF 액션영화 [데몰리션 맨]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 주진 않았다. 그녀가 스타로 발돋음한 것은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스피드]. 그녀는 의외로 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이어서 로맨틱 코미디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연속 흥행에 성공하며 대스타의 대열에 끼어 들었다.
코미디, 액션, 스릴러 등 여러 장르의 영화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한 그녀는 신작 [스피드 2]에서는 개런티 1천 5백만 달러(1백 20억원)를 받을 예정이어서 할리우드 여배우 최고 몸값에 도전 중이라고...
* 줄거리
안젤라 베넷(산드라 블록)은 천재적인 컴퓨터 그래머. 직업은 새로 나온 소프트웨어의 바이러스나 에러를 분석하는 것이다. 집안에 앉아 컴퓨터 키만 두들기면 무엇이든 할 수 있기에 외부와의 접촉은 거의 없다. 심지어 이웃 사람도, 그녀가 일하는 직장에서조차 그녀의 얼굴을 알지 못할 정도.
그러던 어느날 동료 데일이 새 인터넷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분석을 의뢰한다. 겉으로는 평범한 음악용 소프트웨어에 불과한 '모짜르트의 유령'.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는 연방 Reserve Board, IRS, 원자력 위원회와 같은 극비 데이터 베이스 시스템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다.
이 일을 의논하자며 안젤라를 만나러 오던 데일은 비행기 사고로 죽고 안젤라는 휴가를 위해 멕시코로 떠난다.
그곳에서 그녀는 잭 데블린(제레미 노덤)이라는 매력적인 남자와 만나게 되고 그와 하룻밤을 보낸다. 그러나 그는 안젤라의 '모짜르트의 유령' 디스켓을 노리고 그녀에게 접근한 것이고 이것을 눈치챈 안젤라는 구사일생으로 탈출하지만 부상당하여 의식을 잃고 3일 후에 깨어난다.
그러나 그땐 이미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컴퓨터 상으로 그녀의 이름은 루디로 변해 있었고 매춘, 사기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는다. 그녀의 집은 이미 팔린 후였고, 가짜 안젤라까지 나타나 회사에서 자신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녀의 존재를 아는 이는 그녀의 정신과 주치의이며 첫사랑이었던 챔피온과 그녀의 어머니. 그러나 어머니는 치매에 걸려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챔피온은 잭의 음모로 죽는다. 이제 믿을 것은 자신 뿐.
안젤라는 가짜 안젤라를 찾아내 그녀의 컴퓨터를 통해 지금까지의범죄를 알아낸다. '모짜르트의 유령'은 신종 컴퓨터 범죄 집단의 특급 비밀로 그들은 '게이트 키퍼' 컴퓨터 보안 프로그램을 더 많이 공급하여 정보망을 장악하기 위해 공공전산망을 침입하던 중이었다. 안젤라는 그들의 비밀 디스켓을 복사하여 연방 수사국에 보내고 잭과 가짜 안젤라도 처치한다. 그리고 다시 자신을 되찾고 용양소에 있는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온다.
* 감상평
이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의 스릴러 영화의 패턴을 가지고 있지만 소재가 현대의 필수품이라는 컴퓨터로 정하여 매우 특이하다. 앉아서 컴퓨터 키만 두들기면 외부와 접촉이 필요없는 현대인들. 그리고 이미 우리 사회 중요한 곳을 관리하는 컴퓨터가 잘못 이용하면 어떠한 혼란이 올지. 어윈 윙클러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전작들이 흥행에 실패해서인지 윙클러 감독이 흥해엥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엿보인다. 특히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스토리 전개가 이 영화의 장점. '당신도 나와 같은 사건을 당할 수 있다.'라는 산드라 블록의 대사가 섬찟하게 느껴진다.
1996년 3월 5일
VIDEO
2011년 오늘의 이야기
[스피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산드라 블록이 차기작으로 선택한 영화가 바로 [네트]입니다. 그런 만큼 [네트]에서는 산드라 블록에 모든 초점에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네트]는 북미흥행 5천만 달러에 그쳤고, 더욱이 기대를 모았던 [스피드 2]는 1억6천만 달러가 투입된 제작비의 1/3 수준인 북미 흥행 수입 4천8백만 달러라는 참사를 맞이했습니다.([스피드 2]의 전세계 흥행 수입 역시 1억6천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네트]는 흥행 수입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스릴러이지만 기본적인 설정만큼은 선구안적인 영화입니다.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기 보다는 집에서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는 아이들, 외부와의 접촉없이도 얼마든지 생활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모든 것이 전자화되어 자신의 모든 것이 한번에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 [네트]는 이미 15년 전에 그러한 것들을 예상한 것이죠. 그래서 제 기억 속의 [네트]는 꽤 재미있었던 스릴러 영화로 기억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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