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롤랑 조페
주연 : 데미 무어, 게리 올드만, 로버트 듀발
95년도 한 해동안 할리우드 참새들의 입방아에 가장 많이 오른 영화는 단연 [주홍글씨]이다. [킬링 필드], [미션], [시티 오브 조이] 등을 연출한 거장 롤랑 조페 감독과 할리우드의 흥행 메이커 데미 무어, 그리고 연기파 배우인 게리 올드만과 로버트 듀발의 만남. 그들은 나다니엘 호돈의 고전 '주홍글씨'를 스케일이 큰 영상으로 옮겼고 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이제 아주머니가 되어버린 데미 무어가 목욕씬을 찍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느라 몇달간 촬영이 지연되는 등 숱한 어려움(?) 속에서 촬영을 마치더니 '원작 소설의 모독'이라는 처참한 비판아래 95년 최악의 졸작 1위를 차지하는 수모를 당했다.
롤랑 조페 감독은 나다니엘 호든의 고전 소설 '주홍글씨'를 대담하게 새롭게 각색했다. 그는 새롭게 각색된 영화 [주홍글씨]를 통해 미국의 건립정신인 청교도 정신의 허상을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주인공인 헤스터 프린이라는 인물을 통해 새로운 여인상을 제시했다. 이것이 할리우드의 비평가들을 분노케한 이유이다.
보수적인 할리우드 비평가들은 감히 청교도 정신을 비판하는 롤랑 조페 감독을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롤랑 조페 감독의 용감성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주홍글씨]는 아름다운 대자연에서 시작된다. 가난한 아버지 때문에 어쩔수 없이 늙은 의사인 로저 프린과 결혼한 아름다운 여인 헤스터 프린. 그녀는 인디언들을 기독교인으로 개종시키는데 앞장선 아서 목사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아서 목사의 아기를 갖게 된다.
보수적인 청교도 지배층은 헤스터를 마녀라는 죄목으로 처형하려 하고 이를 지켜보는 아서 목사는 절망에 빠진다. 사랑 앞에 용감한 여성 헤스터 프린의 청교도 지배층에 대한 승리. 이것이 영화의 결말이다. 청교도 지배층의 위선적인 모습, 이것은 미국에서 숨기고 싶어하는 그들의 어쩔수없는 본 모습이다.
청교도 정신이라는 미명아래 인디언들을 탄압하고 그들의 땅을 빼앗은 미국인들. 이제 인정하고 반성할 때가 오지 않았는가?
1996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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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오늘의 이야기
[주홍글씨]에 대한 15년 전의 제 리뷰는 조금 과격하네요. 이 영화의 별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별 다섯을 줬다는 것은 제겐 이 영화가 굉장히 재미있었다는 것을 뜻하고 리뷰에서 밝혔듯이 미국의 평론가들이 영화를 비난하는 것에 조금화가 난 상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저는 이 영화와 같은 종교의 집단 광기에 관심이 많았는데, [크루서블], [주홍글씨]를 재미있게 본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홍글씨]라는 제목을 보면 롤랑 조페의 [주홍글씨]보다는 이은주의 유작인 변혁 감독의 [주홍글씨]가 먼저 떠오르는... 갑자기 기분이 우울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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