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6년 영화노트

닥터 봉 ★★★★

쭈니-1 2011. 4. 14. 12:46

 

 

감독 : 이광훈

주연 : 한석규, 김혜수

 

 

95년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김혜수) 수상

신인 감독이 관객에게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접근하는데 가장 좋은 영화 장르는 코미디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좋아하는 영화 장르이기도 하고 시나리오와 배우만 잘 선택한다면 제작비도 별로 안들고 만들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95년도는 유난히 한국영화계에 신인 감독들이 득세한 해이기도 한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개 같은 날의 오후]의 이민용 감독과 [닥터 봉]의 이광훈 감독이다. 이 두 사람은 모두 코미디로 데뷔작을 만들었고, 관객 동원에도 성공했다.

이민용 감독이 여성문제를 특유의 풍자로 관객을 웃겼다면 이광훈 감독은 사랑을 소재로한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관객에게 선보였다.

두 남녀의 티격태격 사랑과 해피엔딩이라는 너무나도 흔한 소재를 택했지만 이광훈 감독은 신인 감독 특유의 신선함과 두 주연 배우의 연기력으로 승부를 냈고,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 영화의 장점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두 주연배우의 매력이다. 김혜수는 그녀 특유의 건강미를 이 영화에서 최대한 발휘했으며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영화 첫 출연작에서 좋은 호평을 받은 한석규는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바람끼있으면서 포근한 이미지를 이 영화에서 그대로 보여줘 관객의 거부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효과를 보았다.

그러나 이 영화의 단점은 엉뚱한데에서 생겨난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아역의 너무 어른스러움이다. 한석규와 김혜수가 결혼하는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 꼬마는 극중 아빠인 한석규를 골탕먹이며 어른스럽게 충고까지 한다. 아무리 영화지만 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1996년 1월 21일

VIDEO

 

 

 


 

 

2011년 오늘의 이야기

 

TV 드라마 '아들과 딸', '서울의 달'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였던 한석규는 1995년 영화계 진출을 선언합니다. 그가 처음 골랐던 영화가 부담없는 로맨틱 코미디 [닥터 봉]이었고, 이 영화는 당시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었습니다.

이후 그는 [은행나무 침대], [초록 물고기], [넘버 3],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쉬리] 등에 출연하며 흥행불패 배우의 신화를 이어 나갔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영화 모두 신인급 감독의 영화라는 점이죠. 

한석규의 흥행불패 신화가 깨진 것은 [접속]에서 함께 했었던 장윤현 감독의 영화 [텔미썸딩]이었는데 당시 파격적인 하드보일드 스릴러에 대한 도전과 한석규, 심은하라는 스타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불만족스러운 흥행 기록을 내서 오히려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암튼 김혜수와 한석규의 풋풋한 연기를 볼 수 있는 [닥터 봉]은 지금 생각해도 참 유쾌했던 로맨틱 코미디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연출했던 이광훈 감독은 장동건, 김희선을 캐스팅했던 [패자부활전]과 당시엔 파격적인 특수효과를 자랑하던 [자귀모], 그리고 정준호, 김효진 주연의 사극 판타지 [천년호]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감독으로 롱런하지는 못했습니다.